저자 정혜승 외 8명, 출판사 메디치 미디어

힘의 역전

대학교수와 증권사 대표,  사사지 기자, 범죄 전문가, 현직 판사, 여성 전용 회원제 모임 대표, 전통신사 대표가 모였다. 이들이 나눌 공통 주제는 무엇일까? 전혀 다른 분야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세상을 보는 시각을  공유했다. 가깝게는 사법개혁의 중요성에서 멀게는 토론의 방법을 통한 사회의 진화를  구상한다.

최재천 토론을 숙의로

정부가 주관하는 간담회나 설명회를 참석하며 느끼는 것은 제한된 시간에  정해진 주제를 놓고 참석자의 의견을  각자  발표한 뒤  마지막 결론은 여러분의 의견을 국정에 잘 반영하겠다고 끝난다. 

회의록이 남겨지고 정책 결정의 근거가 되든 아니면 이해당사자들의  차이를 확인하든 정해진 시간에 할 수 있는 제일 나은 방법이라 자위하지만 왜 내가 이 자리에 있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들게 한다.

토론이란 결론을 목적으로  서로 간의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아니라고 한다. 이기고 지는 것은 논쟁이다.  Discussion은 숙의라는 말로 바꿔야 한다  결론은 필요 없다 서로에 관한 생각을 충분히 이해하고 상대의 입장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숙의의 과정에서  갈등이 사라지고 신뢰가 생기며 미래에 대한 발전적 진화를 기대할  수 있다.

넬슨 만델라가 사회를 치유하는 과정에서  끊임없는 숙의를 통하여 화합과 평화가 이루어졌으며  느리지만 결국 변화하는 모두의 화합을 통한 승리를 만들었다.

홍성국 수축사회

4차산업혁명의 시대가 왔다. 시장경제의 효율화로 생산은 과잉이다. 기술은 발전하여 우리가 누리는 사회는 더없이 호화롭다. 하지만 줄어드는 일자리와 비숙련공이 할 수 있는 일은 점차 로봇으로 대체된다.

세계 경제의 지표를 보자. 미국이 2%  유로존이 1.1% 영국과 일본은 1%도 안 되는 경제성장률을 기대하고 있으며 더욱 심각함을 더하는 것은 경제적 부가 지속해서 집중되어 미국 인구 중 1600명이 전체 자산의 90%를 소유하는 양극화 사회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성장은 둔화하고 부의 배분은 악화하며 기술의 혁명이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나의 욕심을 줄이는 것이며 감상적 만족이라는 작지만 행복한 대상을  꿈꾸고 최소주의라는 작위적 낙관으로 기존의 가치를 대체하게 된다

저자는 이런 현상을 수축사회라고 정의했으며 수축사회에서 구매력이 떨어진 사회는 관세를 통한 보호무역의 증가, 기술발전이 가지는 최종 생산물의 균일화, 국가 중심의 자본주의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개인이 쓰는 돈이 900조 정도 되는데 여기서 이율 3%만 잡고 이자로 나가는 돈이 50조라면 실재 의지를 갖고 사용할 수 있는 돈의 규모는 작고 개인은 선택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5G 시대를 맞이하여 중국의 화웨이에 대한 높은 가격 경쟁력은 시장독점을 용인 할 수 없는 미국의  선택이라고 한다. 자국 산업의 보호에 대한 절박함이 드러난 미국의 선택한 강제성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로봇이 만드는 생산품의 균일한 제품에서 생존하는 길은 로봇을 만들 수 있어야 하며 비슷한  제품의 품질에서  살아나는 길은 브랜드를 키워야 한다.

4차산업혁명의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이를 통한 사회적 기여가 병행되어야 한다.

양극화 해소를  위한 세제의 개편과 소득의 분배를 통한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한다.  미국의 민주당 대통령인 루즈벨트가 집권하고 소득세 개편만으로 46%에 달하던 상류층의 재산이 32%로 떨어진  실증적 자료가 있다.

천관율 리얼라인먼트

시사지의 기자로서 데이터에 기반한 분석과 예측에 능한 천관율기자는 촛불로 대표되는 정권의 변화를 설명하며 근본적 변화인가 일시적 혼란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광화문의 촛불 집회참가자의 연령대는 40대로 추정되고 같은 장소 태극기 부대의 나이는 60대로 볼 수 있다면 서로의 차이는 정확히 나이별 세대 차로 구분될 수 있다

하지만 이 둘을 뺀 나머지 40%의 성향은 무엇일까?  다수인 이들이 촛불의 성공과 정권의 교체를 이뤄내는 힘의 역동을 가지고 있지만 앞으로도 지속적인 진보의 가치를 지닐 것인가?

저자는 이런 변화를 리얼라인먼트라구 정의했으며 역사적으로 그리 많지 않은 예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미국이 1896년 동부 서부산업의 고학력층은 공화당을 찍었고 남부와 중부는 민주당을 지지했다.

하지만 대공항과 뉴딜정책을 통한 경험은 정치구도의 변화를 가져오고 전통의 지역적 지지기반의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이런 면에서 과거 김대중정부는 소수파 정부였고  노무현정부는 소수파 내의 소수파로 정의할 수 있다고 한다.  즉 사회 다수가 가지는 정치적 편향은 유지한 체 일시적 정권의 변화만이 있었다고 분석했고 노무현 정부는 소수파 속에 진보세력 내에서도 소수파였던 이중적 형태로 설명한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는 어떨까? 소수파라고 정의하기에는 흔들리지 않는 지지기반이 있다. 그렇다고 2020  총선의 승리를 자신할 수 있는 리얼라인먼트가 있을까?  저자는 설사 총선의 승리를 가정해도 확신하기 어렵다고 한다.  투표율이 낮으면 단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수정 가장 무서운범죄는

영국BBC가 선정한 2019년 100인의 여성에 이수정이 있다. 심리학을 전공했지만, 학교에 교정학과가 있는 것이 인연이 되어 범죄 심리학을 공부하게 된다.

대학 박사과정 설치를 위한 준비과정에서 민간인이라고는 교도관만 산다는 동네에서 연구하며 피해자학에 관심을 두게 되고 죄의 입증과 처벌만을 고민하던 시각을 범죄의 피해자에게 눈을 돌리게 된다.

피해자란 범죄의 증명을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사법체계에서 인권과 권리에 대한 필요성을 깨닫게 된다.

흔히 가장 위험한 범죄자가 누구일까 생각해 본다면 흉악한 살인범을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살인자의 재범율을 분석해본 결과 높지 않음을 발견한다 더불어 살인은 복역 기간도 길다.

반면 성폭행범은 대부분 재범을 저지르고 복역 기간 또한 짧으며 사회적  인식 또한 피해 사실에 대한 공개도 꺼린다.  피해자는 다수이며 평생 고통을 가슴에 안고 살아야 함에도  우리는 그들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한다.

류영재 사법 농단의 실상

그는 현직 판사다. 그리고 법원의 최고 수장인 양승태 대법원장의 사법 농단 사태에 대해 평가를 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담담히 서술해 낸다.

미술을 공부하다 판사가 된 그의 이력만큼이나 법원을 보는 시각은 이채롭다. 강의를 시작하며 말 못 하는 판사의 직업상 특성을 비판 없이 듣기만 하는 법정의 특수성과 연관 지을 때 고개가 끄덕여진다.

양승태 대법원장의 농단은 경직된 사법조직과 관료화된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이라는 정치적 목표를 가지고 접근하다 보니 생긴 사건이다.

정치권의 힘이 필요했고 정부의 지원이 있어야 했기에 이미 권력화되어 있던 행정처를 동원하여  비협조적인 양심적 판사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우리법연구회를 무력화시키며 이해관계가 얽힌 재판에  압력을 넣게 된다

결국, 한 엘리트 판사의 고백으로 세상에 드러난 이 사건은  사법조직의 민낯을 밝히고 재판독립을 외치던 사법부에 국민적 분노를 불러일으키게 된다.

류영재판사는 사법개혁이 검찰의 중심에서  사법체계 전반의 변화가 이어져야 한다며 개혁의 성공과 실패 어느 쪽이든 이 결과는 국민이 받을 것이라 한다.

이후  동남권 메가시티에 대한 김경수지사의 구상과 여성들만의 만남이라는 독창적 사업을 성공으로 이끈 헤어조이스 이나리대표 그리고 한국에서의 리더쉽은 설명한 전 kt 신수정사장의 날카로운 분석이 눈에 들어온다.

메리츠포럼이라고 하는 2019년1회 행사의 기획을 맡았던 정혜승은 기자에서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의 경험을 갖고 있다. 앞으로의 사회는 어떤 방향을 가질 것이며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 것에 대한 그의 고민이 뚝뚝 묻어난다.

주)메디치미디어에서 2020년1월 책을 펴냈고 포럼의 발표를 중심으로 원고가 아닌 주제별 대화를 통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힘의 변화는 숙의와 통섭을 통한 실천의 결과물일 것이다. 

[기고자 소개]

이태윤
자유와 방임을 동경하고 꾸준한 독서가 아니면 지능이 떨어진다고 믿는 소시민이며 소설과 시에 난독증을 보이는 결벽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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