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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료기기산업이 살길은 글로벌화(3)"■윤영로 교수, 의료기기산업을 말하다⑦
의료기기뉴스라인 | 승인 2020.02.12 15:53

■윤영로 교수, 의료기기산업을 말하다⑦

"국내 의료기기산업 발전이 살길은 글로벌화(3)"

▲ 윤 영 로
연세대학교 보건과학대학
의공학부교수

브라질 스마트 보건선 진수식을 위해 브라질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원고를 작성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 

우선 지난호 니호고덴과 저와 인연 기사를 읽은 니혼고덴 한국지사장이 원주 연구실까지 찾아왔다. 원주까지 찾아오는 것을 쉽지 않은 일이다. 최근에는 우리 의공학부 출신이 운영하는 의료기기 회사인 ㈜메쥬를 방문했다. 사장을 비롯한 직원 세 명이 학위 과정 중에 한달간 니혼고덴 연구소에서 인턴을 한 적이 있음을 알았다. 쉽지 않았던 해외기업연구소에서의 현장 경험이 미약하게나마 이들의 현재 모습에 도움이 됐을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뿌듯하다(그림 1). 

▲ 그림1

개인적으로는 미국 FDA의 의료기기 인허가와 유럽이 의료기기 인허가인 CE가 지침(MDD)에서 규정(MDR)으로 변화하는 중요성을 인식해, 지난 6년간 연구실 제자들을 데리고 매년 미국 Oriel STAT A MATRIX사에서 진행하는 인허가 관련 강의에 참여한 바 있다. 2017년 10월 Oriel STAT A MATRIX 사장인 Alan S. Marash는 새롭게 개설한 강의 진행사항을 살피고 필자를 만나기 위해 강의가 있는 시카고를 방문했다. 필자는 글로벌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글로벌 네트워크라고 생각한다. 글로벌 네트워크 형성은 이런 두 CEO의 작은 배려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Marash 사장과 해외 인허가 제도가 어떻게 바뀔지 의견을 나눴고 이 역시 필자에게는 앞으로 글로벌 의료기기산업에서 국내 의료기기산업이 갈 길을 고민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그림 2). 이런 경험들이 해외 기관과의 협약서(MOU) 한 장보다도 귀중하고, 진정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기초가 아닐까 싶다. 

▲ 그림2

여기에 브라질 스마트 보건선 과제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네 가지 측면에서 큰 문제점을 찾을 수 있었고, 정부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항과 더불어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 번째 해외 인허가 및 의료기기시장과 관련해서 정확한 정보력의 부재이다. 이번 과제 초기에는 스마트 보건선에 탑재할 의료장비 목록을 정하면서, 국내 제품 중에 ANVISA(브라질 허가)를 받은 제품, 주어진 기간 내에 ANVISA를 받을 수 있는 제품을 찾아야 했고, 이 두 가지가 불가능하면 브라질에서 구매할 수 있는 다른 나라의 의료기기 제품은 어떤 것이 있고, System Integrate(SI)가 가능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느냐가 문제가 됐다. 역시 ANVISA를 받은 제품과 회사를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런 선별 과정을 거쳐 스마트 보건선에 탑재한 의료기기 제품 중 70%가 국내 의료기기 제품으로 이뤄졌다. 우리나라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이런 정보는 국가나 기업들 또는 단체들이 정확한 데이터를 갖고 후발주자에게 경험을 전수할 필요가 있다. 요즘은 그나마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식의약품안전평가원,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 홈페이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에서 일부 해외 인허가와 해외 시장 정보가 있지만 실제 필요에 의해 알아보면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브라질 상황을 정확히 모르고서 과제를 실행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국내에서 브라질 상황을 알기가 어려워 2015년 8월, 현장인 브라질 마나우스를 방문하고서야 아마존 강 유역의 인터넷 상황을 알게 됐다. 또 국민임을 식별하는 주민등록번호나 건강보험증 번호를 사용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원주민들이 각각 개인 식별 번호를 갖는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원주민이 자신들의 고유문화로 인해 사진 찍는 것을 타부시하고 노동으로 지문 채취가 힘들어 개인 식별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현장 방문을 통해 알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해결 방안은 지정맥을 이용해 신분 확인이 가능한 A사의 지정맥인식기 도입이었고 6개월 후 방문에서 현지 테스트 진행했다.

특히 브라질에는 우리나라의 한국산업기술시험원과 같은 전기 안정성 테스트를 담당하는 INMETRO라는 기관이 있다. 통신 관련 내용이 들어가면 ANATEL로부터 인허가를 별도로 받아야 한다. 그 후에 의료기기 허가를 받는 것이 ANVISA이다. 제품에 따라 세 기관을 다 거치든지, 일부만 거쳐야 하는지가 정해진다. 예를들어 정맥류를 이용한 기계는 INMETRO 시험성적서 만을 요구하고 ANVISA 인허가는 필요 없다는 것도 우문현답의 결과이다. 또한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이 INMETRO 시험검사를 대행하고 있는 것을 당시 KOTRA 김재홍 전 사장의 도움으로 관계관들과 미팅을 하면서 알게 됐다. 플라즈마멸균기의 경우는 전기 파워가 필요하지만 INMETRO 대상이 아니고 단지 ANVISA 허가 대상이어서 이런 경우는 INMETRO에 유권 해석을 요청했다. 그에 따른 소견서과 함께 ANVISA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고 허가를 받았다. 현장에서 알아낸 정확한 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브라질의 경우 물류 체계를 경험한 것도 중요한 사항 중에 하나다. 

두 번째 최근 점점 강화되고 있는 세계 의료기기 규격에 대한 정보를 알고, 이에 상응하는 의료기기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새롭게 개발된 의료기기나 일부 기능이 변경된 경우는 IEC60601-1 3.1판과 전자파 4판에 따라 시험 검사를 한다. 해외의 경우 유예 기간을 주고 전면 재심사를 받는다. 우리는 기존 제품은 별도 강화된 시험 검사를 받지 않는다. 우리도 전면 개편을 시도했으나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의 불만으로 이를 실행하지 못했다. 2018년 말 통계로 우리나라 의료기기업체는 제조업체 3,425개와 수입업체 2,413개 총 5,838개 기업이 있다. 5,838개 기업의 의견을 소화하려니 전면 시행하지 못했던 것이 이번 과제 수행에서는 어려움으로 다가왔다.

기존 IEC6060-1 2판을 통해 CE인증을 받았던 제품이 3.1판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전자파 역시 시험검사에 문제가 발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소비해야 했다. 직접 이런 문제에 봉착할 때 우리나라 규제가 강하다든지, 국가 지원 부족과 시험검사 기관의 수수료 과다의 요인으로 돌리는 것은 국내 의료기기산업을 더 발전하지 못하게 하는 스스로 채우는 족쇄가 아닐 까 생각한다. 

세 번째, 우리나라 의료기기 회사들의 문서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실감했다. 실제로 해외로 보내는 매뉴얼 그림에 한글이 있다든지, 그림 표시가 투명도가 떨어지는 것을 삽입하는 등 현지에서 도움 받던 분이 하나하나 지적하는 것을 동료인 임상의와 같이 지켜봤을 때 정말 민망함과 심각함을 느꼈다. 즉 기업은 위험관리 등 꼭 갖춰야할 서류 생성에 대해 정확한 문서화 능력이 필요하다. 식약처는 이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의료기기 규제과학(RA)전문가 민간자격증을 2018년 10월 12일부터 국가공인자격증으로 승격시키고 14개 교육기관을 선정했다. 그리고 제1차 시험을 2019년 11월 16일 실시했다. 필자는 자격증 승격에 관여하고, 연세대 의공학부에 규제과학(RA)전문가 과정을 위한 ‘국내 의료기기 인허가’와 ‘국외 의료기기 인허가 및 품질관리’ 과목을 개설했다.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에서 제작한 5권의 책은 약 2,000페이지에 달하고 의료기기법과 관련 고시가 6,000여 페이지이다. 이를 숙지해야 비로소 문서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된다. 항간에 왜 이렇게 많은 고시가 왜 필요한가라고 의문이 들 수 있겠다. 그런데 미국 FDA나 유럽의 CE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비용뿐만 아니라 제출해야 할 서류가 많다는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네 번째, 스마트 보건선에 의료장비를 연결시키는 SI(System Integrate) 작업을 먼 타지에서 누가, 어떻게 작업을 하느냐였다. 한편 아무리 좋은 국내 의료기기 제품을 스마트 보건선에 탑재한 다해도 환자들이 바로 접할 수 있는 컴퓨터의 모니터가 국내 제품이 아니면 이 또한 극대 효과를 나타내기는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기에 주브라질한국대사관에 산업부에서 파견 나온 윤진영 상무관이 삼성마나우스 법인 방문 계획을 갖고 있어서 동행을 요청했다. 그 계기로 당시 법인장으로 있던 김종근 법인장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별도 미팅을 했고, 상파울루 소재의 한인업체(S Tech)를 소개 받았다. 그리고 법인장 제안으로 MANAUS에 있는 전자 제품상에서 모니터와 컴퓨터가 함께 붙어 있는 삼성 all-in-one PC를 발견하고 스마트 보건선 내 진료실마다 설치했다. 이 또한 현장에서 찾은 우문현답의 한 예이다. 

필자가 가끔 관계부처 공무원들과 현장에서 기업 간담회에 참석할 때가 많다. 때로는 개선할 문제가 있지만 CEO들이 변화되는 인허가, 보험 사항 등 외부 요건의 변화에 대한 정보 습득, 그리고 자세한 이해를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RA담당자나 관련분 등의 한정된 말만 듣고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구나라는 느낌이 들어 그때마다 답답했다. 필자는 이번 과제 수행을 위해 브라질을 10차례 방문하면서 직접 경험하면서 확신하게 된 것은 우리 기업들이 우문현답을 통해 시스템 개발과 문서작성 능력을 크게 개선해야 한다고 본다.

식약처는 2017년 4월에 업체의 애로사항을 좀더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식의약정책자문관제도를 도입했다. 필자가 맡은 식의약정책자문관은 민원 소지가 있는 사항에 대해 업체 방문 및 면담으로 민원을 청취하고 식약처 담당자와 해결책을 찾는 제도이다. 또 보건복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서울역 부근에 원스톱(One-stop) 민원 해결을 위해 의료기기산업종합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일부 기업의 경우 민원 내용을 국회나 중앙부처등을 통해 Top-down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물론 업체 입장에서 시급하고 어려움이 있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는 부분이 있지만, 정부가 마련한 제도와 기구를 통해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을 진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제 의료기기 업체들이 국내 의료기기 인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불만을 언급하기 보다는 철저하게 자기 자신들의 문제가 무엇이 있는지 평가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필자가 그간 어느 누구보다도 많이 의료기기 현장 방문을 통해 느낀 것은 기존 RA에 종사하는 많은 분들이 의공학 전공이 아닌 영문학이나 경제학등 타분야 전공자로서 회사에서 실전을 통해 그리고 회사 선배나 동료로부터 배워가면서 능력을 키웠고, 그분들의 노고에 의해 그나마 지금의 의료기기산업을 만들고 발전했다고 평가한다. 앞으로는 RA가 개발 시작단계에서 개발 과정을 이해하고 필요한 서류를 작성하지 않으면 시간과 비용을 낭비할 수밖에 없다. 최근 경향은 임상 데이터도 중요하기에 임상의들과 협력이 중요하다. RA가 임상과 관련한 지식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현실이다. 

국가는 최근 몇년 사이에 의료기기와 바이오 관련한 많은 정책을 발표했다. 실례로 복지부는 2017년 의료기기산업발전기획단을 한시적 운영하고, 필자가 당시 보건산업육성국장인 양성일국장과 민간공동단장을 맡은바 있다. 당시 양국장과 함께 현장을 방문하면서 의견을 청취하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필자는 지난 26년 간 의료기기 관련 일을 하면서 물론 앞으로도 미비점은 보완 수정해 나가야겠지만, 2008년도 식약처가 식약규제합리화위원회를 만들고, 의료기기분과위원장을 맡은 기점으로 많은 불합리한 사항들을 개선했다. 2020년부터는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연구개발 사업이 시작된다. 이런 시기에 모두가 합심해 의료기기 개발이 연구에 머무르지 않고 산업화와 상품화되고, 세계 어느 나라의 의료기기 규정이든 감당하는 의료기기를 만드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견고할 때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 의료기기산업의 전망은 암담할 수 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나라 전체 의료기기산업은 물론이거니와 의료기기 관련 학부나 학과의 체질도 변화해 소비자 중심이 아닌 수요자 중심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필자는 몇년 전에 모 기관이 주관하는 성과 전시회를 다녀온 적이 있다, 신기술이란 단어를 봤을 때, 의공학을 아는 사람이라면 의문을 가질 것이다. 그리고 의료기기는 인체에 사용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생물학적 안정성에 대해서 질문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앞서 신기술 성과는 임상이나 의공학 전공자가 아니 사람이 바라볼 때 감탄할만 결과이다. 그러나 과연 저 연구 결과가 얼마의 연구비가 투자가 되고 향후 제품다운 제품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비용과 시행착오가 있을지는 우려반 기대반이다. 그렇기에 신기술 개발을 성공 사례라고 전시한다는 자체가 조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 의료기기는 공산품이 아니기에 연구 개발 초기에 짚어야 할 내용이 많고, 개발이 끝난 후에는 상품화에 도전할 회사가 있는지도 중요하다. 또한 임상이 중요한 인허가 관건이기에, 회사가 제품에 대한 임상을 진행하고자 하는 의지도 중요하다. 그 모든 걸 통과할 때 글로벌 경쟁력을 갖는 품질 좋은 제품이 탄생한다. 

필자는 2월 13일 브라질 아마존 강가에서 주브라질한국대사, 아마조나스 주지사와관계자가 참여하는 진수식을 참여한다. 연재기고 총12회 중에서 몇 차례 썼던 ‘국내 의료기기산업이 살길은 글로벌화’라는 주제는 브라질 스마트 보건선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끝을 맺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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