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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학의 도전저자 김도현, 출판사 오월의 봄
의료기기뉴스라인 | 승인 2020.02.06 12:42

장애학의 도전

장애는 차이일까? 차별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알고자 한다면 이 책이 도움을 줄 것이다.

어느 날 우리는 길을 걷고 있다 외국인을 만난다. 그가 나에게 다가와 알지 못하는 언어로 무엇인가를 물어보고 처음 들어 보는 언어에 당황한 나는 답을 하지 못한다. 이 만남에서 차별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다른 상황이다. 한방에 시력을 잃은 분과 말을 할 수 없는 분 그리고 내가 있다. 수화를 통하여 먼저 자리에 온 농아와 대화를 나누던 중 옆의 계셨던 맹인 분에게 서로 이야기를 나누라고 권한다. 그리고 순간 양옆의 두 분 사이에서 나는 알지 못하는 불편을 겪는다. 보이지 않는 분은 수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분은 말을 알아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앞의 두 가지 상황을 비교하면 언어권이 다른 외국에 나와 있는 분에게 어떠한 차별도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 우리 사회에서 신체적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겪어야 하는 불편은 수도 없이 존재하며 심지어 가까운 과거를 봐도 우생학이라는 명분으로 세계 여러 곳에서 장애인에 대한 생식 기능을 제거하는 단종수술이 당연시되었다.

정상인에게 장애가 있는 존재는 불편으로 인식되고 나의 삶도 어려운데 누군가를 위하여 내 가 가져야 할 자원을 뺏긴다고 생각하면 차라리 장애인들이 없는 것이 최선의 사회적 배려라는 생각이 우리를 지배하던 시절이 있었다.

우리나라의 소록도에서 시작하여 나찌 독일 치하 그리고 심지어 복지국가의 모델이라는 스웨덴 조차 역사상 독일 다음으로 장애인들에 대한 단종수술이 많은 나라였다.

그렇다면 이제 질문에 대한 답을 할 차례이다. 장애는 차별일까 차이일까 하는 점으로 돌아가자. 우리는 역사적으로 많은 차이를 차별로 대상화시켰으며 이를 통하여 나와 다른 이들에 대한 사회적 격리도 서슴지 않았다.

남자와 여자의 차별이 대표적이며, 인종 간의 차별은 아직도 치열하다. 젠더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으며 종교 간의 지역 간의 차별은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사회적 현상 중 하나다.

나와 다른 것에 대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는 것은 제한된 사회자원의 배분이라는 측면을 넘어 사회적 가치의 문제로 그 영역을 넘어서고 있다. 차별의 정당성을 실천하는 부류들 사이에도 사회적 정의가 존재하며 어떤 이들에게 장애는 적자생존의 원칙에서 다뤄져야 할 생존의 문제일 수 있다.

조금은 낫다는 종교에서조차 보수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분들은 장애란 시혜의 대상이며 불쌍함에 대한 내가 할 수도 있는 선행의 대상으로만 인식되곤 한다.

하지만 정의론적 관점에서 장애란 어떻게 다뤄져야 할 것인가에 대하여 살펴본다면 우리의 시각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자유주의 철학자 존 롤스의 “무지의 장막”을 가정한 최소수혜자의 개념이 아니라도 장애가 가지는 우리의 생각이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은 조금만 관점을 변경해 본다면 충분히 찾아낼 수 있다.

세계 장애인의 복지수준을 조사하고 발표하는 조사에 북유럽 국가는 빠졌다고 한다. 현재 가장 복지국가의 선진국이며 진보적 정책을 가진 모범사례로 꼽히는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그 나라들은 조사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

의아한 생각이 들 수 있지만 그들의 생각을 들으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장애로 인한 차별이 존재하지 않는 사회적 체계와 인식이 그 답이다.

가까이 생각하자.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거리를 나간다고 한다. 집 앞에 계단, 거리의 둔 턱, 길과 길이 이어지는 곳의 높이 차이를 모두 극복하고 다른 지역으로 가기 위한 교통편을 이용한다. 버스에 휠체어가 올라갈 가능성은 절망에 가깝다.

여기에 다른 하나를 더하자. 둔 턱을 넘어서고 계단을 내려오는데, 주변인들의 도움을 받는다고 가정하자 가장 힘든 것은 버스를 타려고 할 때 버스 계단의 문제가 아니라 승객들의 시선이 더 문제일 것이다.

자신들의 불편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분노가 물리적 장애보다 더 어려운 차별의 현장이자 실상이다.

다른 가정을 해보자. 모든 건물과 집에 계단이 아닌 손잡이가 있는 진입로가 있으며 거리에 모든 교차로에는 바퀴가 갈 수 있도록 연석이 존재하지 않는다. 버스는 대부분 저상버스며 정차하는 순간 받침대가 나와 어린아이와 휠체어가 그냥 들어갈 수 있도록 자동화되어 있다.

만약 이런 사회적 체계가 있다면 우리는 주변의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불편을 생각 할까? 어느 날 버스의 받침대는 내가 데리고 타는 아이와 혹은 나이가 들어 관절이 불편한 나의 부모님이 이용할 수 있다면 쫒기는 생활로 뛰어 타고 뛰어내리는 신속함이라고 하는 가치만을 최선으로 생각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북유럽은 장애라는 단어 자체가 필요하지 않은 사회를 만들고자 하며 그로 인한 차별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사회는 이들이 겪을 수 있는 불편에 대한 대안을 현실화하여 장애를 가지 사람에 대한 약간의 배려만으로 충분한 생활이 보장될 수 있게 만들어졌다.

얼마 전 우리는 장애인의 통행권을 보장하기 위한 그들의 헌신적 투쟁을 경험하였고 이제 지하철과 버스에서 간간이 관련 시설들을 보고 있다. 더는 장애가 차별이 대상이 되지 않게 하려는 우리의 노력이 시작되고 있다.

저자는 장애의 차별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변화를 주장한다. 장애는 그저 다름으로 그로 인한 차별이 존재하지 않기 위하여 우리가 갖고 있는 차이 중 하나일 뿐이라는 사고의 전환이다.

저자가 젊은 시절부터 노력해온 장애인 인권운동은 비마이너(http://www.beminor.com)라고 하는 언론을 만들어 지금까지 노력하고 있는 가치 실현의 장이다.

조금만 돌아보자. 그저 막연히 참으라는 이야기도, 돕거나 기부를 의미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사회를 변화시키고 제도를 조금만 손본다면 이제는 장애는 차별의 대상이 아니게 될 수 있고 우리의 후손이 장애라는 말을 차별이라는 단어를 잊고 살 수 있게 되는 날이 올 때 우리는 복지국가의 완성을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김도현은 특수교육학을 공부하고 에바다복지회에서 발생한 비리 사태를 접하며 장애인운동을 시작한다, 전국에바다대학생연대회의, 노들장애인야학, 장애인이동권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계간 《함께 웃는 날》 등에서 활동하며 현재는 장애인언론 ‘비마이너’ 발행인이자 노들장애인야학 부설 기관인 노들장애학궁리소 연구활동가이기도 하다. 쓴 책으로 《차별에 저항하라》(박종철출판사, 2007), 《당신은 장애를 아는가》(메이데이, 2007), 《장애학 함께 읽기》(그린비, 2009)가 있으며, 《우리가 아는 장애는 없다》(그린비, 2011), 《장애학의 오늘을 말하다》(그린비, 2017), 《철학, 장애를논하다》(그린비, 2019)를 우리말로 옮겼다. 2004년에 정태수열사추모사업회가 수여하는 제2회 정태수상을, 2009년에 김진균기념사업회가 수여하는 제4회 김진균상(사회운동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9년 11월 오월의 봄에서 책을 펴냈다.   

[기고자 소개]
이진휴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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