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로 교수, 의료기기산업을 말하다⑥

윤영로 교수, 의료기기산업을 말하다

"국내 의료기기산업이 살길은 글로벌화(2)"
해외 진출 전 대사관·KOTRA 무역관 등 활용, 현지사정·정보 획득해야

▲ 윤 영 로
연세대 보건과학대학
의공학부교수

EU는 흰쥐의 해인 2020년 5월 26일부터 새로운 의료기기의 유럽 시장 진출 시 현행 의료기기 지침인 ‘Medical Device Directive(MDD)(93/42/EEC)’과 ‘능동 Active Implantable Medical Device(AIMDD)(90/385/EEC)’을 새로운 의료기기 규정인 ‘Medical Device Directive(MDR)’ 요구사항을 준수해야 한다.

EU는 MDR을 2017년 5월 5일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5월 25일 발효했다. 유럽 공인 인증기관으로부터 발급받은 MDD를 보유한 의료기기는 추가 유예 기간인 2024년 5월 26일까지 유럽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한편 이런 변화는 위험인 동시에 기회이다. 2020년 경자년 흰쥐의 해에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는 쥐의 특성과 우리나라에 ‘쥐구멍에 볕 든 날이 있다’는 속담처럼 쥐의 영악한 지혜를 통해 국내 의료기기산업이 한층 더 번창하시기를 기원하는 바이다.

앞으로 2~3회에 걸쳐 필자가 2016년 5월부터 기획 1년과 연구기간 3년 6개월, 총 2020년 2월 말이면 총 4년 6개월동안 스마트 보건선 사업을 수행하며 경험하고 느낀 점을 전하고, 브라질에 대해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과 정보를 공유하고자 한다.

우선 강원도 원주 의료기기산업이 시작 초기부터 국내 의료기기 시장보다는 수출에 주안점을 두었기에 현 위치까지 올 수 있었다고 전제한다. 브라질은 우리나라가 2017년 12월 1일 10번째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한 International Medical Device Regulators Forum(IMDRF) 회원국이며, IMDRF 회원국들간 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GMP) 전부 또는 일부를 인정하는 ‘의료기기단일심사프로그램(MDSAP)’을 운영하는 5개국 중 하나이다.

브라질 면적은 세계 5위이며, 남미 대륙의 47.7%를 차지하고 있다. 인구 역시 세계 5위로 2억 1,585만 명인 연방공화국이다. 1959년 10월 31일 우리나라와 수교한 브라질은 지난해가 수교 60주년이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2019년 10월 발간한 ‘한·브라질 수교 60주년: 경제협력 성과와 과제’에 의하면, 브라질은 중남미에서 멕시코 다음으로 한국과 교역이 많은 국가이다. 2012~16년 브라질 경제성장 악화와 2015~16년 역성장에 따른 구매력 감소로 한국에서 수입이 감소했다(그림 1). 2017년부터 브라질 경제 침체에서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되고 소비심리도 개선되면서 한국에서 수입도 소폭 회복되고 있으나 다시 브라질 경제가 침체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세계의 허파라고 불리는 아마존강 유역은 천연자원의 보고이다. 특히 ‘신이 내린 땅’ 혹은 ‘축복받은 약속의 땅’으로 지칭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와 2021년 FTA 협상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브라질의 총 GDP는 세계 9위로 1.847조억 달러(한국 12위), 1인당 GNI(국민총소득)는 세계 78위로 15,270달러(한국 30위)이다. 이런 통계를 보면 빈부의 격차가 심한 반면 소비 심리는 강하다. 브라질은 멀기도 한 나라이기도 하지만 국내 의료기기산업의 중남미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수도 있다.

▲ (그림1) 연도별 한국의 대브라질 수출입(단위: 백만 달러)
출처: 한국무역협회(https://www.kita.net/, 검색일: 2019.8.27)

1988년부터 브라질 정부가 주도하는 전국민 대상으로 하는 공중보건통합의료시스템(SUS)을 운영하고 있다. 필자가 2015년도 4월 당시 대통령 중남미 순방 기간에 (한)KIAT-(브)UNTAU대학이 체결한 ‘스마트 병원선 공동R&D’ MOU 후속조치를 위한 과제 기획위원장을 맡게 됐다. 당시 브라질과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기는 정말 힘들고 역부족이라 정부가 브라질 출장 경비를 마련해 주면 필자의 신조인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을 말하며 다녀오겠다고 말하니, 모든 위원들이 감탄한 바 있다. 연세대 원주의과대 황성오교수(응급의학), KIAT 강성룡단장(당시 팀장)가 함께 2015년 8월 19일부터 9박 13일간 브라질 상파울루, 마나우스를 다녀오면서 비로소 위원님들이 놀라워했던 이유를 알게 됐다. 현재 9차에 걸쳐 브라질을 다녀왔는데, 여덟 번은 상파울루를 거쳐 아마존강 유역 마나우스와 마나카푸르, 한 번은 매년 상파울루에서 열리는 국제 의료기기 전시회인 ‘Brazil Hospitalar’를 다녀왔다. 처음에는 LA를 거쳐 대한항공 직항이 있었으나, 직항이 없어진 후에는 파리를 거쳐 다녀왔다.


원주에서 현지 목적지까지 44시간을 비행기와 길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다(그림 2). 첫 방문 시, UNITAU대학과 마나우스에 있는 아마조나스대학, 아마조나스 주정부 방문,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와 같은 아마조나스 질병관리본부(FVS), 아마조나스 보건부(보건복지부), 아마조나스주 SUS, 브라질 기술개발연구소(IPT), 병원선 건조 현장인 조선소와 아마조나스주 의료정보통합관리센터, 아마조나스주 통신부 산하 ANATEL, 마나우스시 등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사람을 많이 만나려 했다. 같이 6차에 걸쳐 브라질에 동행하고, 이 프로젝트를 위해 헌신한 황성오 교수는‘윤 교수님, 아니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겁니다’라고 말한 적 있지만, 반대로 황교수와 연세대 연구원, (주)비트컴퓨터 임직원에게 감사할 뿐이다. 또한 삼성 마나우스 본부장을 비롯한 도움을 주신 KOTRA 상파울루 무역관, 주브라질 한국대사관과 상파울루 총영사관 관계자분께 감사드린다.

▲ (그림2) 브라질 아마존강 유역 마나카푸루까지 출장 경로

첫 출장 목적은 정보 수집이 우선이기에 브라질 아마조나스주의 병원 시설을 보기 위해서는 주 정부 허락이 있어야 했다. 당시 지금은 호형호제하고 있는 FVS 책임자인 Bernadinho(사진1)는 아마조나스 복지부 국장을 만나지 않겠냐는 제안을 했고 밤 12시라도 만나겠다며 늦은 시간 보건부에서 미팅을 가졌다.

▲ (사진1) 아마조나스 질병관리본부 미팅(Bernadinho 당시 원장)

당시 지카바이러스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던 브라질이라 출발 전에 만반의 준비를 하였다. 아마존 강 유역 상태를 살펴봐야 하기에 망원경을 가져갔고, 잘 활용해 좋은 결실을 볼 수 있었다. 아마존 강 유역을 시찰할 당시 주위에 원격 의료시스템을 하기에는 통신망 시설이 상당히 열악했다. 이점을 강조하니 당시 의사이면서 보건부 국장은 바로 그것을 자신이 질문하려 했다면서 무엇을 원하느냐고 물었고, 아마조나스 주의 지역 동네 병원부터 대학병원까지 가능한 많은 의료시스템을 보고싶다고 요청했다. 이후 다음날부터 보건부 부국장이 동행해 시골 병원부터 대학병원까지 살펴볼 수 있었다. 당시 지역 병원장이 보여준 분만실의 경우 태아 감시장치도 없는 열악한 상황이었다. 또한 총상 환자들이 많았다. 그런 상황을 살펴본 방문단은 의사로서, 의공학자로서 사명감이란 전율이 일었다. 이런 감정이 과제를 수행하면서 힘든 일이 있어도 감내할 수 있는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한다.

필자는 젊은 시절 12년간 미국에서 유학 생활과 의료기기산업 국제화를 위해 뛰어 다니면서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국내 의료기기업체에게 반드시 권하는 것이 있다. 우리나라 대사관, 총영사관과 지역에 나가 있는 KORA 등 정부 산하 공공기관의 도움 받기를 적극적으로 권유한다. 우리는 때로는 기대 이상의 정부 지원 혜택들이 많다 보니 만족보다는 조금만 불편해도 불만이 많고, 종종 현지인이나 컨설팅 기관의 감언이설로 정부와 산하 기관을 불신하는 경향이 있다.그해 출장에서 양국 정상 간의 약속과 또한 열악한 의료 현장을 개선하고 또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지역주민에게 제대로 된 의료 혜택을 줘야 한다는 사명감과 국내 의료기기 중남미 진출의 교두보 확보라는 목표가 있었지만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문화가 다르고 중간에 관여했던 교포 때문에 포기하고 싶은 심정도 있었다. 때때로 과제 책임자로서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있었다. 주지사 면담 시 같이 동행한 KOTRA 상파울루 이영선 관장은 KOTRA 김재홍 사장(강원도 원주의료기기 초창기 지역과장)과 긴밀하게 연락하면서 마나우스에서 상파울루로 늦은밤 도착해 ANVISA를 허가 받은 회사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도 도움이 됐다.

브라질을 이해하기 위해서 이정관 전 대사가 집필한 ‘한국의 눈으로 본 브라질’, KORTA 상파울루무역관에서 출판한 ‘알기 쉬운 브라질 의료장비, 의약품, 화장품 인증’, ‘알기 쉬운 브라질 전기·전자·통신장비 인증 가이드’, ‘알기 쉬운 브라질 세무 가이드’, ‘알기 쉬운 브라질 노동법’과 최근 식약처 의료기기정보포털(그림 4)을 참조하기 바란다.

▲ (그림3) 식약처 의료기기정보포털-브라질(https://udiportal.mfds.go.kr/ovsea/P04_02#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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