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기기 세평 - 이경국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장

■ 의료기기 세평 - 이경국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장 

"의료기기 생명주기는 5년, 신속한 인허가로 공급 타이밍 맞춰야"

▲이 경 국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장

건강한 삶을 누리고 싶어하는 소비자의 요구와 4차산업혁명기술이 융합한 새로운 개념의 건강 시대가 열리고 있다. 주요 국가들이 의료비 절감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전통적인 의료기기 시장과 결합한 의료 융합 시장이 핵심 비즈니스로 부상하고 있고 '멈춤 없는 성장 산업'인 의료기기산업을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조사업체 피치 솔루션스에 의하면 지난해 세계 의료기기 시장규모는 3,899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상위 1 0 개 국 중 미국(5.9%), 프랑스(9.2%), 독일(9.8%)을 제외한 국가에서 전년 대비 10%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국내의료기기시장 규모는 약 6조 8,000억 원이었다. 생산액은 6조 5,000억 원, 수출은 4조 원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시장 규모는 연평균 8%, 생산액은 연평균 9%, 수출은 10% 성장했다.

이런 시장 성장세에 편승하기 위해 부처 간 협업이 활발해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뿐 아니라 외교부까지 나서 첨단 융복합 의료기기의 개발, 허가, 시판 승인 더 나아가 입찰정보, 해외시장 진출까지 통합적인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관련 예산도 증액됐다.

지난 4월에는 민·관·국회가 합심해 노력한 결실로 '의료기기산업육성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법', '체외진단의료기기법'이 제정됐다.

하지만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인력과 조직은 충분치 않다. 인공지능(AI), 로봇, 3차원(3D) 프린팅, 정보통신기술(ICT)이 출현하고 확산되는 시점에 핵심기술을 융합한 의료기기를 심사할 전담 조직이 부족하다. 의료기기의 제품 생명주기는 약 5년으로 의약품보다 매우 짧고 안전성은 더욱 강화됐다. 게다가 의료기기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제품력 못지않게 허가기관의 신속한 인허가 여부에 좌우된다. 제품을 제때 공급하는 타이밍이 중요해진 상황이다.

소프트웨어 기술이 주를 이루는 디지털헬스 제품이나 최근 바이오 분야의 성장과 함께 관련 기술의 수요가높아지는 유전자진단 제품 그리고 혁신 제품 등은 하루빨리 허가·사후관리 조직과 인원이 보강돼야 한다. 이런 의료기기 전문조직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수천억 원의 투자와 지원법이 제정돼도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의료기기, 시장을 선점하는 의료 의료기기의 출현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미국은 4차산업혁명기술제품에 대한 수요가 발생하자 식품의약국(FDA) 내부에 디지털헬스케어 독립 심사부서를 설치했다. 관련 규정과 실태조사를 하고 허가 심사를 위한 혁신적 규제의 틀을 마련했다. FDA는 환자, 소비자 등을 포함해 국민이 고품질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디지털 건강 제품을 적시에 쓸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찾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의료기기산업계 단체인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는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이했다. 양질의 의료기기 공급을 통해 국민보건 향상을 이루고 의료기기산업 발전에 헌신한 역사가 있다. 2003년 의료기기법 제정·공포에는 산파 역할을 했다. 당시 정부와 협력해 체계적인 허가 체계를 구축하고 국제 기준 등과 조화된 규정을 마련하면서 제조 및 제품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정부는 지난 20년 동안 세계 의료기기 강국 진입을 목표로 의료기기산업 육성에 힘썼고 시기적절하게 인력과 조직을 확충해왔다.

우리 기업들이 신기술과 우수한 신제품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비상하기를 희망한다. 의료기기산업의 백년대계를 산·학·연·관, 언론이 함께 만들어 가자.

기사제공: 한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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