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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업체, 경쟁사 특허 공세에 대비해야"■ 인터뷰 - 특허청 의료기술심사팀
이영주 기자 | 승인 2019.07.09 13:13

■ 인터뷰 - 특허청 의료기술심사팀

"의료기기업체, 경쟁사 특허 공세에 대비해야"
특허청에서 가장 바쁜 의료기술심사팀, 의료기기 특허를 말하다

▲ 혁신 의료기기 제품을 가장 먼저 만나는 사람들이 있다. 다양한 이공학 전공자들이 모여 신개발 의료기기의 특허 및 실용신안 출원을 심사하는 '특허청 특허심사기획국 의료기술심사팀'이 그렇다. 지난 18일 대전 특허청에서 의료기술심사팀의 수장 양인수 과장과 의료기술심사팀에서 가장 오래 근무한 수석심사관 전창익 사무관을 만났다. 의료기기 개발 열풍으로 업무가 바쁜 와중에도 산업계와의 소통에 반색하며 시간을 내주었다. 이들과 의료기기 특허 동향, 특허권의 장점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편집자주>

인구 고령화, 4차 산업혁명, 정부 지원 등으로 의료산업이 주목을 받으면서 의료기기 개발이 날개를 달고 있다. 의료용 소모품부터 첨단 기술이 필요한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장치),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반 제품까지 의료기기 품목 전반에서 제품 개발이 활발하다.

이러한 개발 추세는 의료기기 특허출원 현황에도 뚜렷이 나타났다. 지난 5월 8일 특허청이 발표한 '2009~2018년 의료기기 유형별 특허출원 동향'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의료기기 분야의 특허출원은 총 76,649건으로 연평균 6.82% 증가했다. 전체 특허출원이 연평균 1.3%씩 늘어난 데 비해 의료기기 분야는 5배 이상 상회하며, 월등한 성장세를 보였다.

양인수 과장은 "의료기기 분야의 특허출원 증가는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 인구 고령화, 치료 중심에서 예방 중심의 맞춤형 건강관리의 트렌드 변화, 신기술과 결합한 새로운 의료기기의 출현 등 다양한 요인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허청은 이러한 변화를 일찍이 감지했다. 2013년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의료기기 심사를 전담하는 '의료기술심사팀'을 꾸린 것이다. 이후 심사 물량이 크게 늘고 융·복합 제품이 증가하면서 의료기술심사팀의 식구가 점차 늘어났다.

전창익 사무관은 "2013년 의료기술심사팀이 생길 당시 30명 미만이었던 인원이 현재 34명으로 늘었다"면서 "심사 물량에 비하면 인력이 충분치 않으나, 특허청 내에서도 인원이 많은 팀에 속한다"고 말했다.

의료기술심사팀에는 10년 이상 일한 베테랑 심사관들이 많고, 전공도 다양하다. 양 과장은 "융복합 제품이 많은 의료기술의 특성상 의료기술심사팀은 IT, 전기·전자, 기계장치, 생명공학, 재료 등 다양한 분야의 전공자가 협력하여 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레인보우 팀으로, 어떻게 시너지 효과를 내서 협력할 수 있게 할지 항상 고민한다"고 덧붙였다.

▲ 특허청 의료기술심사팀 양인수 과장

의료기기 특허출원의 이점과 최신 트렌드
특허출원 비중이 가장 많은 의료기기 기술 분야는 생체계측기기, 의료용품, 수술치료기기 순이었으며, 최근에는 의료정보기기와 생체계측기기 분야 출원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영상진단기기와 정형용품 분야의 출원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창익 사무관은 "의료정보기기는 의료정보가 빅데이터로 활용성이 증가하고, 헬스케어 기술의 개발, 인공지능(AI) 기반의 의료 서비스 출현 등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며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기반의 의료기기가 최근 들어 이슈화되고 있으나, 벌써 오래전부터 해당 분야 특허출원이 활발히 이루어져 왔고, 관련 제품까지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생체계측기기는 치료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의료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특히 정보통신기술(ICT)과 융합되면서 자동화·소형화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결과"라고 전했다.

의료기기 특허출원 건수가 많은 편임에도, 실제 제품 개발 수량에 비하면 특허출원 건수가 적다는 말도 나온다. 특허출원을 했던 기업은 계속해서 특허출원을 시도하지만, 의료기기업체 상당수는 특허권 획득에 무관심하거나 큰 이점이 없다는 부정적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전 사무관은 "특허출원이 활발한 기업은 제품을 잘 만들어도 특허권이 없으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거나, 경쟁사와의 특허분쟁 경험이 있는 경우 특허출원을 계속 시도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허권을 가지면 해당 기술에 대해 특허권 존속 기간 동안 독점배타적 권리를 갖는다"며 "기업 대표자의 특허에 대한 인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의료기기업체, 특허분쟁 대비 필요
일부 특허권자는 특허수수료 부담 등으로 특허출원 또는 특허권 유지를 포기한다. 그러나 특허권의 의미를 다시 한번 따질 필요가 있다. 특허권은 특허권자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전창익 사무관은 "특허권자 입장에서 실효성이 떨어지는 특허를 보유한 경우 부정적인 인식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특허를 받았더라도 너무 좁은 범위의 권리 설정이 되어 있어 권리 행사가 어렵다거나, 넓은 범위의 권리 설정은 되어 있었지만, 나중에 특허권이 무효가 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허는 공격뿐 아니라 방어를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며 "특허권을 잘 활용하면 사업 경영에 긍정적인 면이 많다"고 덧붙였다.

경쟁사와의 특허분쟁은 산업 전반에서 흔하게 일어난다. 전자, IT 기업 간 일어나는 초대형 특허분쟁을 포함해 크고 작은 특허분쟁이 시시각각 발생하고 있다. 의료기기업계도 예외일 수는 없다. 특히 향후 의료기기업계 내 특허 전쟁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 산업계 전반에 퍼져있다. 특허권 확보 또는 특허분쟁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이유다.

전 사무관은 "GE, 필립스, 지멘스 등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들의 특허장벽이 아주 높다고 할 수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자체 특허출원도 많이 하지만, 기술력이 있는 유망한 기업을 인수, 합병하면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고 지적하며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은 외국 기업들의 특허 공세를 대비한 특허권 확보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특허를 침해하면 손해배상책임 등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특허분쟁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개발 제품이 시장에 출시된 유사 제품의 특허를 침해하는지 아닌지를 특허심판원 등을 통해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 특허청 의료기술심사팀 전창익 사무관

의료분야 특허출원 시 유의 사항
발명가는 자신의 지적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특허를 출원한다. 하지만 의료기술 분야에서 '의료행위'는 발명으로 인정되지 않으므로, 특허출원 시 주의할 필요가 있다.

특허청이 발간한 '특허·실용신안 심사기준'에 따르면, '인간을 수술, 치료, 또는 진단하는 방법의 발명, 즉, 의료행위는 산업상 이용할 수 있는 발명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예를 들어, 백내장 제거 수술방법, 유전자 치료방법, 알레르겐을 피부에 직접 접촉시켜 알레르기 반응 여부를 검사하는 진단방법 등은 특허를 받을 수 없다.

청구범위에 의료행위를 적어도 하나의 단계 또는 불가분의 구성요소로 포함하고 있는 방법의 발명과 치료 효과와 미용 등 비치료 효과를 동시에 가지는 방법의 발명 역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는 의료행위가 인간의 존엄 및 생존에 깊이 관여돼 있고, 모든 사람은 의료방법을 선택하고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보호받아야 하며, 의사가 의료행위를 함에 있어 특허침해 여부를 신경 쓰지않고 자유롭게 의료행위를 해야 한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이다.

전창익 사무관은 "수술방법, 치료방법, 임상적 판단이 포함된 진단 방법은 특허가 안 된다"며 "이에 대해 홍보를 많이 하는데도 관련 출원이 상당히 많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양인수 과장은 "인간의 존엄성, 진료권 등을 고려해 의료행위에는 특허를 부여하지 않는다"면서 "예로 수술기구는 특허출원이 가능하나, 수술기구를 이용한 수술행위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협회 참여 IP협의체 등 산업계 소통 꾸준
급변하는 의료기기산업에 대처하기 위해, 의료기술심사팀은 산업계와의 스킨십에 적극적이다. 2015년부터 특허청, 3개 의료단지(오송첨복, 대구첨복, 원주테크노밸리),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등이 참여하는 '의료기기 IP(지식재산권) 협의체' 운영이 대표적이다.

전 사무관은 "산업계와의 소통 채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의료기기 IP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며 "IP 협의체를 통해 상호 간에 의견 교환과 자료 공유 등이 많아졌고, 이는 의료기기산업의 특허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양인수 과장은 "앞으로도 의료기기 특허출원동향을 조사 및 분석해 지속적으로 기업과 대학에 제공할 예정이며, 의료기기 종사자들의 IP 인식 제고를 위한 세미나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허청과 산업계의 교류는 외부의 기술전문가 추천, 신기술 교육 프로그램 구성 등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양 과장은 산업계와의 유대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협회에 등록된 회원사를 대상으로 특허 관련 애로사항이나 의견 등을 수렴해주면, 특허 정책 수립이나 심사기준 정비 시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협회에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영주 기자  webmaster@kmdi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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