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의 health policy insight

[Health Policy Insight 188회]

유럽 헬스케어시스템, 투자 의사결정에 가치 반영의 필요성

▲이 상 수
메드트로닉코리아
대외협력부 상무

다른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유럽은 고령화와 '과도한 비용 증가(excess cost growth)'로 인한 의료비 지출 증가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수요 증가는 헬스케어 개선에 대한 시민의 높은 기대와 관련이 있다 - 의사결정에서의 더 많은 참여, 혁신적 의료제품에 대한 접근성, 그리고 좀 더 빠르게 반응하는 사람 중심의 의료서비스(responsive person-centered health services). 그러나, 유럽의 헬스케어시스템은 이러한 도전과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떠오르는 도전과제에 대한 유럽의 대응(European response to emerging challenges)
유럽에서는 헬스케어시스템에 대한 투자가 크게 자금투입(funding inputs)에 중점을 두었다: 급성기 문제와 과거의 문제점을 관리하기 위해 고안된 일회성이고 단편적인 케어의 오래된 패턴 강화. 다른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의료, 재정적 보호 및 사용자 경험에서 보다 우수하고 일관된 결과를 얻기 위해 효율성(efficiency), 효과성(effectiveness), 형평성(equity) 및 대응성(responsiveness)을 개선하기 위한 헬스케어 서비스 제공에 혁신이 거의 없다. 현재까지 시민, 의료인, 보험자 및 정책입안자의 의료시스템 정책, 규정 및 교육은 결과를 강조하지 않았다. 역설적으로 과학의 르네상스가 보다 정밀한 진단, 모니터링 및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의료기기, 의약품 및 의료기술에서 '혁신 제공(delivery of innovations)'을 가능하게 한 시점에서 '전달 혁신(innovation in delivery)'의 정체가 일어나고 있다.

결과적으로 지난 40년간 대부분의 기간 동안 유럽국가들의 실제 의료비 지출 증가는 국민소득의 실질 성장을 능가했지만 유럽 헬스케어시스템에서 비효율과 낭비가 발생하면서 이에 상응한 의료 결과 개선이 되지 않았다. 효율성, 효과성, 형평성 및 대응성이 눈에 띄게 개선되지 않을 경우 유럽의 헬스케어시스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위험은 현실이 된다. 가치를 창출하고,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며, 유럽 시민이 누리는 보편적 의료보장을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재정 및 투자모델을 갖춘 헬스케어시스템의 변혁적 혁신(transformative innovation)이 필요하다.

가치에 대한 이해(Understanding Value)
가치는 다양한 관점을 통해 다양하게 정의되고 개념화되어 왔다. 주어진 혹은 줄어든 의료비에 대한 더 나은 임상결과(clinical outcomes)를 달성함으로써 환자, 의료공급자 또는 보험자 관점의 가치가 달성된다. 비용은 일반적으로 헬스케어(또는 보험자에 의한 지불) 제공의 직접비(의료비와 이동과 관련된 비의료비 포함)와 관련된다. 임상결과는 일반적으로 사망, 이환 및 장애 감소 뿐만 아니라 환자 삶의 질 향상과 같은 환자에게 중요한 다른 결과와 관련이 있다.

의료서비스를 능가하는 가치에 대한 보다 광범위한 시각은 사회적 관점을 취하며 모든 편익(benefits)과 비용을 누가 발생시켰는지 상관없이 고려되고 계량화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비용에는 생산성 손실로 인해 환자가 발생시키는 간접비(업무 부재, 직무 장애 또는 사망), 간병인 또는 가족이 발생시키는 간접비(예를 들어, 아프거나 지속적인 케어를 제공할 때 돌보는 사람들), 그리고 전체적으로 사회가 발생시키는 간접비를 포함한다.

의료결과의 향상은 환자와 보호자가 경제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하고 고용주와 경제를 위한 생산성 손실을 줄이는데 편익을 제공한다. 유럽과 전세계적으로 간병인의 기회비용은 의료비의 직접비 만큼 높다. 환자 케어에 직접 관여하는 의료인이 업무를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추가적인 가치가 창출된다. 더 넓은 관점은 통계적 삶의 가치를 추정하여, 즉 손실된 생산성 또는 소득의 가치 뿐만 아니라 사람(또는 사회)이 더 길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고 사망위험을 감소시키는 가치에 더하여 더 큰 거시경제 관점을 취한다.

'완전소득(Full Income)' 접근법은 생산성 향상으로 인한 국민소득의 이익을 넘어서 얻은 추가적인 수명에 경제적 가치를 부여한다. 사람들이 경제적 배당을 달성함으로써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자녀와 연금에 투자하여 더 오래 살기를 기대함에 따라 추가적인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유럽의 헬스케어서비스에서 현재 사용되는 접근법은 점진적 비용과 결과에 대한 좁은 관점을 제시하고, 상당히 크고 가치 해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편익이나 간접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사회적 및 거시경제적 관점을 보완하기 위해 건강에 대한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가치 고려사항에 반영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다. 예를 들어, 시민의 니즈에 대한 대응성, 형평성, 개선된 웰빙 및 안전성(security)을 포함한다 – 특히, 연대성(solidarity)와 보편적 헬스케어(Universal Health Care, UHC)가 가치 고려사항에 중요하며 인권으로 간주되는 유럽의 경우. 건강에 대한 투자 가치를 추정하는 현재의 접근법은 매우 좁은 시각을 취하고 적절한 기간(time horizon)에 걸쳐 비용과 편익을 산정하기 위해 더 넓은 사회적 또는 거시 경제적 관점을 취할 때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중요한 결과에서 일관된 조치가 결여되어 있다. 따라서 유럽 헬스케어시스템에서 가치창출을 인식하고 보상하는데 이용되는 도구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과 발전이 반드시 필요하다.

가치있는 것을 추구하는 가치(Values drive what is valued)
개별 국가의 의사결정자가 가치를 인식하는 방식은 다양하며 사회의 '가치'에 따라 결정된다. 예를 들어, '실용가치(utilitarian values)'를 가진 사회는 효율성과 효과성을 현저하게 향상시키는 투자를 우선시한다; '자유주의 가치(liberal values)'를 가진 사회는 대응성과 개인적 선택에 우선순위를 두고, '공동체적 가치(communitarian values)'를 가진 사회는 연대성과 형평성을 강조하는 투자를 우선시한다. 실제로 이러한 가치들의 혼합이 대부분 관찰되며, 이러한 가치들은 비공식적으로 가치 고려사항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자원을 할당하고, 건강에 투자할 때, 다양한 기준을 가치 고려사항에 통합하는 일관된 접근법이 필요하다. 유럽에서는 포괄적이고 균형 잡힌 방식으로 모든 이해관계자의 견해가 고려되도록 비용효과성과 환자 중심 결과의 핵심 측정이 광범위한 경제 조치 및 사회적 원칙(가령, 연대성 및 보편적 헬스케어)에 의해 강화될 필요가 있다. 

가치기반 의사결정 모델로 전환(Transitioning to value based decision-making models)
지속가능한 헬스케어시스템을 보장하기 위해 가치기반 의사결정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케어연속체(care continuum) 전반에 걸친 비용과 결과의 보다 우수하고 일관된 측정, 가치측정에 대한 광범위한 사회 또는 거시경제적 관점의 적용, 우선순위 설정, 자원 배분 및 조달 결정에서 가치 원칙의 일관적 적용을 요구한다. 그러나, 유럽 헬스케어 시스템에서 자금지원(funding) 결정은 투입주도 모델(input-driven models)을 영속화한다 – 더 많은 투입이 상응하는 결과 개선을 보이지 못하고 더 큰 가치를 창출하지 못함.

혁신의 조달을 위한 모델은 여전히 양(volume)과 가격(price)에 맞춰 설계되어 있는데 이는 일용품(commodity)에는 적합하지만 가치 창출에 필요한 솔루션 기반 혁신과는 무관하다. 의료인과 의료기관에 지불하는 모델은 가치와 더 나은 결과를 달성하는데 충분히 중점을 두고 있지 않다. 유럽이 필요로 하는 가치 초점과 역사적인 투입기반 예산, 투자 접근방식 및 지불보상 모델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정책 환경과의 불일치가 있으며, 더 이상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

정책 및 투자 의사결정의 가치 반영(Embedding value in policy and investment decisions)
지배적인 논리, 정책 환경 및 제도적 역량을 정책 및 투자 의사결정에서 가치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전략적 변화가 필요하다. 중복된 헬스케어시스템 모델에서 더 많은 투입이 더 많은 결과를 도출할 것이라는 지배적인 논리는 낭비와 비효율을 줄이고 결과를 개선하여 헬스케어시스템에서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논리로 대체되어야 한다.

새로운 논리는 포괄적인 이해관계자 교육과 참여를 강조해야 한다: 정책입안자, 기금제공자, 산업계, 의료인, 시민, 환자, 간병인 및 기타 수혜자를 유치하여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을 예방하며 케어제공 모델을 변혁시키는 기술 기반 혁신을 촉진해야 한다. 이 모델은 환자, 사회 및 경제 전체에 더 큰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주요 이해당사자가 공동으로 확인한 문제를 해결하고 헬스케어시스템의 효율성, 효과성, 형평성 및 대응 성을 향상시켜야 한다.

투입에서 가치 창출로의 논리 전환은 포괄적인 혁신, 보험자와 서비스 및 솔루션 공급자 간의 위험분담, 그리고 학습을 촉진하는 생태계를 창출하기 위해 정책 환경의 변화를 동반해야 한다. 정책은 현재 지배적인 협소한 고려사항을 넘어 폭 넓은 사회 경제적 가치 혁신 및 투자가 창출되어야 함을 인식해야 한다. 혁신 조달에 위한 의사결정과 관련한 정책은 개선된 결과와 효율성을 목표를 둔 현명한 위험분담과 보상기전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솔루션 조달을 위한 프레임워크를 확립해야 한다. 

가치기반 보건의료를 위한 시스템 역량 구축(Building system capabilities for value based health care)
새로운 정책 환경은 정책을 행동으로 옮기기 위한 제도적 역량을 시스템 차원에서 향상시켜야 한다. 특히, 일관성과 비교가능성을 갖춘 비용과 결과를 정의, 측정 및 분석하기 위한 상호운용 가능한 디지털 데이터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유럽 전역의 제도적 역량이 필요하다. 디지털 데이터시스템은 '빅데이터'의 잠재력을 활용하고 고품질의 일관된 개인화된 케어(personalized care)를 제공하기 위한 위험 층화(risk-stratification)와 통합 케어경로(integrated care pathways)를 위한 도구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올바른 구성과 사양을 갖추어야 한다. 상호운용이 가능한 디지털 데이터시스템은 가치기반 보건의료 솔루션을 개발하고 유사성 비교를 위해 중요하다.

헬스케어시스템의 가치 창출 과정에서 기계학습 및 인공지능 적용과 건강 증진, 질병 예방 및 건강 보호를 강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정보 및 디지털 데이터시스템과 마찬가지로, 제도적 역량은 조달과 케어 제공을 강화하여 위험분담을 가능하게 하고 가치 창출의 성과를 적절하게 보상할 수 있는 가치 기반 구매 및 지불보상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표준화된 투입에 대한 지불에서 가치기반 솔루션으로의 전환은 필연적으로 상황에 특화된 혁신의 개발으로 이어지고 필요성과 역량이 변함에 따라 진화한다.

교차학습(cross-learning)과 지속적인 혁신을 위한 교훈을 포착하고 공유하기 위한 제도적 역량을 개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유럽에서는 가치 창출을 촉진하는 새로운 투자 모델로의 전환이 지연되었다. 더 이상 목적에 부합하지 않은 헬스케어시스템을 강화하는 기존 투자모델은 시민들이 누리는 지속가능성과 보편적 건강보험에 주요 위험을 제기한다. 가치기반 접근방식은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현재 및 미래의 도전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을 제공함으로써 헬스케어시스템을 변혁할 수 있는 많은 가능성을 제공한다. 이것은 유럽이 헬스케어시스템의 더 큰 가치 창출에 있어 움켜잡고 선도해야 하는 기회이다.

시사점

· 과거 40년간 유럽국가들의 실제 의료비 지출 증가는 국민소득의 실질 성장을 능가했지만 유럽 헬스케어시스템에서 비효율과 낭비가 발생하면서 이에 상응한 의료 결과 개선이 되지 않았음

· 현재 지배적인 협소한 고려사항을 넘어 폭 넓은 사회 경제적 가치 혁신 및 투자가 창출되어야 함을 인식해야 함. 혁신 조달에 위한 의사결정과 관련한 정책은 개선된 결과와 효율성을 목표를 둔 현명한 위험분담과 보상기전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솔루션 조달을 위한 프레임워크를 확립해야 함

출처 : Reflection paper: Incorporating value in investment decisions in health across Europe
Rifat Atun R, Åkerman C, Lieven Annemans L, Martens H. Working group on "Creating Value in European Healthcare". MedTech Europe. June 4, 2019
https://www.medtecheurope.org/resource-library/incorporating-value-in-investment-decisions-in-health-across-europe/

* 본 컬럼은 의료기기를 비롯한 헬스케어 분야의 국내외 학회지에 발표된 논문 및 연구보고서 등을 살펴봄으로써 우리나라 의료기기 관련 보건의료정책 마련에 통찰력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매주 발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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