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의 health policy insight

[Health Policy Insight 183회]

심혈관질환의 무작위 임상시험의 지형 변화

▲이 상 수
메드트로닉코리아
대외협력부 상무

ISIS-1 및 -2 (First and Second International Study of Infarct Survival) 임상연구를 시작으로 1980년대부터 심혈관질환의 대규모 임상결과연구(clinical outcomes trials)가 확산되었고 다양한 이해당사자(임상의, 연구기관, 의학회, 환자, 제약/의료기기산업) 참여가 심화되었다. 많은 임상시험과 심혈관계 의학에 대한 심도있는 근거에도 불구하고 미국심장학회/미국심장재단(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ACC)/American Heart Association(AHA))의 임상진료지침(clinical practice guideline)의 권고사항(recommendation) 중 놀랄 만큼 많은 부분이 낮은 질의 근거(lower-quality evidence)를 기반으로 한다.

심혈관질환의 부담이 전세계적으로 계속 증가하고 치료 옵션이 증가함에 따라, 심혈관질환 환자를 위한 신약 또는 기존 의약품, 생물학적 제제, 의료기기 및 치료전략의 비교효과 및 안전성을 이해해야 할 필요성은 높은 우선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치료법을 연구하기 위한 고품질 관찰연구를 포함하여 다양한 형태의 근거가 있지만, 무작위비교임상(randomized controlled trials, RCTs)은 치료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립하기 위한 표준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RCTs의 복잡성 증가로 인해 임상시험 수행에 있어 전통적인 접근방법은 근거의 필요성을 충족시키기에는 부적절하다. 환자 등록 및 데이터 수집의 기초로 기존 레지스트리(registries)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임상설계 및 수행의 혁신과 '실용적 임상시험(pragmatic trials)' 설계는 고품질 임상근거에 대한 증가하는 필요성을 해결하는데 기여할 패러다임 전환을 제시한다(표1).

현재 전통적 임상시험의 도전과제(Current challenges with traditional clinical trials)

전통적인 임상시험의 많은 특성은 비효율(inefficiencies)과 지연(delays)을 초래한다. 이러한 특성에는 국내외 모두에서 임상시험기관/환자 참여 감소, 과학/운영의 복잡성과 비용 증가, 규제 이슈를 포함한다. 이러한 도전 중 많은 부분이 미국의 임상시험 시스템의 점검이 필수적이라는 경고와 함께 발표된 전망과 리뷰에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그 결과, 미국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NIH)이 지원한 경우에서도 많은 임상시험이 비용 상승, 낮은 스크리닝-등록 비율(screening to enrollment ratios), 환자, 임상의 및 연구자 참여 부족으로 인해 미국외 지역의 환자등록에 의존해 왔다. 게다가 임상시험 프로토콜의 복잡성 증가, 예산 협상, 계약 및 연구윤리심의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 승인의 긴 일정, 그리고 기타 병참학적 어려움(logistical difficulties)으로 인해 미국에서 임상연구가 원활하지 않고 방해 받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이러한 도전과제를 감안할 때, 의학회, 학술 연구기관, 산업계, 규제기관 및 자금 지원기관을 포함한 많은 이해당사자는 보다 실용적인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개선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지난 수십 년간 전통적 임상시험 수행을 통해 임상설계 및 수행의 전환이 가능하다는 것을 많이 배웠지만, 실용적 임상시험을 수행하려면 다른 기술과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실용적 임상시험이 수행됨에 따라 해결해야 할 장애요인과 논쟁이 있을 것이며, 그 중 가장 적은 것이 임상시험기관 연구자, 임상시험기관 기반 연구 및 임상연구 조직을 지원하는 전통적 임상시험 수행에 대한 재정적 인센티브의 손실일 것이다.

혁신적 심혈관 임상시험의 미래(The Future of Innovative Cardiovascular Clinical Trials)

혁신적이고 실용적인 RCTs에 대한 추진은 일상적인 임상진료 환경에서 발생하는 질문에 대한 덜 비싸고 보다 일반적인 대답에 대한 필요성에서 출발하여 임상진료를 가이드한다. 실용적 RCTs 특징은 다음과 같다:

· 간단한 포함기준(inclusion criteria)과 몇 가지 제외기준(exclusion criteria)으로 조성된 대표 인구집단을 가진 대규모 표본 크기
· 단순화된 운영 접근방법: 제한된 의료기관 모니터링, 안전성 보고, 임상시험별 방문 /평가, 그리고 규제/준수 문서
· 통상적 임상케어 과정에 임상시험 절차 포함
· 임상시험 제품에 대한 복잡한 의약품 저장 및 책무성 절차의 배제
· 병용요법 사용에 대한 적은 제한(즉, 환자가 무작위 비교 이외의 "표준요법(standard of care)"에 따라 치료될 수 있음)
· 일상적인 임상진료 또는 진행중인 관찰 레지스트리(observational registries)에서 이미 수집된 전자건강기록(electronic health record, EHR) 및 관찰데이터를 이용하여 중복 데이터 수집의 제거

미국 보건성(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은 2015년에 연구에 참여하는 환자를 보호하는 일련의 공통규칙(Common Rule)에 대한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러한 변경사항은 NIH를 포함하는 미국 정부의 지원기관이 후원하는 연구를 수행하는 모든 임상시험기관에 적용된다. 이 공통규칙의 주요 목적은 "현행 감시시스템을 근대화, 단순화 및 향상"하는 것이다.

제안된 변경사항에는 단순화된 사전동의(informed consent) 조항, 대부분의 임상시험에서 하나의 중앙 IRB를 사용하는 요건, 새로운 데이터 보안 및 건강정보 보호기준을 포함한다. 이러한 변화 중 일부는 임상시험 절차를 촉진하고 다른 요소는 장애를 유발할 수 있지만, 이러한 규정은 미국에서 RCTs가 수행되는 방식에 변화의 토대를 제공한다. 이와 더불어 더 많은 환자, 임상의 및 의료기관을 참여시키고 고품질 헬스케어를 강화하는 학습하는 의료기관을 만들기 위해 임상연구를 위한 데이터 수집은 일상적인 임상진료에 보다 많이 포함시켜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환자 등록 및 데이터 수집/입력이 일상적인 임상진료(세심하게 설계된 레지스트리, EHRs, 및/혹은 보험청구 데이터세트를 통해 심장진료에서 좀 더 흔하게 되는 진료)로 간소화될 수 있다면 비용과 복잡성이 줄어들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따라서 레지스트리 기반 RCTs는 스칸디나비아, 뉴질랜드 및 미국에서 설계되고 처음 수행되었으며 대규모의 실용적 RCTs가 설계되어 전세계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이러한 혁신적인 임상시험은 향후 심혈관질환 임상시험 시행을 엿볼 수 있다(Central Illustration).

레지스트리 기반 임상시험(Registry-based Clinical Trials)

레지스트리 데이터를 사용하면 참여 의료기관 확인을 간소화하고, 환자 식별을 용이하게하며, 데이터 수집을 단순화한다. 그러나 시술 기반 레지스트리(procedural-based registries) 내부 및 외부의 레지스트리 기반 RCTs에 잠재적 임상시험 참가자가 전자적 확인(electronic identification) 및 케어시점 등록(point-of-care enrollment)을 향상시킬 수있는 기회가 있다. 또한 병원 퇴원 후 임상결과는 입원환자와 외래환자 케어를 모두 포괄하는 통합된 전국민의료시스템이 있는 국가에서 시행되는 레지스트리에 기록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일부 심혈관 레지스트리에서 장기 추적관찰이 진행되고 있지만 레지스트리 기반 임상 시험이 진정으로 더 크고 덜 비싼 규모에 적합하기 전에 좀 더 널리 보급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혈관질환에 대한 레지스트리 기반 임상시험은 현재 여러 유럽국가와 뉴질랜드에서 진행 중이며 실용적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옵션은 계속 발전할 것이다.

실용적 임상시험 수행에 필요한 요소(What Is Needed To Conduct Pragmatic Trials)

레지스트리 기반 RCTs와 실용적 RCTs를 혁신하고 개발하려는 노력은 계속해서 다음과 같은 공통된 도전과제에 창의적인 접근방법을 요구할 것이다.

· EHR 기반 등록/모집 촉진
· 참가자 보호를 유지하면서 간소화된 사전동의 절차 개발
· RCT에 필요한 데이터와 일치하지 않는 레지스트리의 기존 데이터수집 양식 활용 (특히, 종단 추적관찰(longitudinal follow-up))
· 임상시험을 위한 상대적으로 고정된 데이터 인프라 도구 창출
· 개인 건강정보 보호를 보장하는 강건한 데이터 보안 절차 보장
· 최소 위험을 보다 명확하게 정의(특히, 포함/제외기준 및 IRB 승인에 적용)
· 실용적 임상시험에 무작위 추출이 위험을 야기하는지 여부와 IRB가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결정
· 보험 청구, 참가자가 보고한 결과(participant-reported outcomes) 및 EHRs을 이용하여 결과변수(endpoint) 확인을 완성하고 타당성을 점검

네트워크의 네트워크를 설립한 PCORI(PCORI Established A Network Of Networks)

2013년 12월, 'Patient-Centered Outcomes Research Institute (PCORI)'는 20개의 환자중심 연구 네트워크와 13개의 임상데이터 연구 네트워크(clinical data research networks, CDRN)로 구성된 국가 임상연구 네트워크(Patient-Centered Outcomes Research Institute’s National Patient-Centered Clinical Research Network, PCORnet)를 창안했으며, 미국 전역의 의료기관, 병원 및 외래기관을 참여시켰다.

PCORnet 목표는 환자, 임상의 및 의료기관을 참여시키는 국가 연구 인프라를 구축하여, EHRs, 보험청구 데이터 및 환자 데이터를 직접 활용하여 고품질 임상연구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PCORnet의 비전은 광범위하게 일반화할 수 있는 관찰연구를 수행하고 비교적 저비용으로 임상시험을 지원하는 것이다. 일상적 진료 중에 생성된 이용가능한 임상데이터를 구현하고 보험 청구데이터, 환자보고 및 EHRs을 통해 임상 결과변수를 확인함으로써, 대규모 환자그룹을 의료기관 및 네트워크 전반에 걸쳐 빠르게 모집하고 추적할 수 있다. 

향후 미래(The Path Forward)

레지스트리 기반 임상시험 및 국가 연구네트워크의 개발과 같은 혁신은 학습되고 절차가 개발됨에 따라 실용적 임상시험을 위한 점진적인 건실한 토대를 마련하고 정제(refinement) 및 적용가능성(adaptability)을 가능케한다. 그러나 임상연구 실행에 공통규칙 변경사항을 시행하고 (예를 들어, 사전동의에 대한 환자 이해도를 개선시키고, 다중의 독립적 IRBs 대신에 단일의 중앙 IRB를 이용하는 것) 기타 중요한 목표를 달성하는 것(예를 들어, 환자와 임상연구자를 참여시키고, 높은 수준의 환자 추적관찰을 유지하고, 비용을 감소시키는 것)은 중요한 도전과제이다. 이러한 도전과제 외에도, FDA와 같은 규제기관은 임상시험 시행에서 더 많은 데이터와 절대적인 정밀도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으며 대규모 실용적 임상시험이 의약품 및 의료기기 승인을 위해 인허가 신청에 수용되는지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EHR 데이터를 이용하는 대규모 실용적 임상시험에 대해 추정되는 우려사항은: 1) 추적관찰에서 손실되는 높은 환자 비율 및/또는 불완전한 결과변수 확인, 2) 환자 포털로부터의 부정확한 및/또는 불완전한 데이터 수집, 3) 잠재적으로 더 높은 프로토콜 위반 발생(예를 들어, 계산가능한 표현형(phenotype)에 의해 잘못 식별되어 연구에 포함된 환자).

시사점

· 대규모의 효율적인 실용적 임상시험 수행 역량을 개발하려면 모든 이해 당사자가 변화의 중요성과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일상적인 진료에 잠재적인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함

출처: The Changing Landscape of Randomized Clinical Trials in Cardiovascular Disease
Jones WS, et al. J Am Coll Cardiol 2016;68:1898–907
http://www.onlinejacc.org/content/68/17/1898

* 본 컬럼은 의료기기를 비롯한 헬스케어 분야의 국내외 학회지에 발표된 논문 및 연구보고서 등을 살펴봄으로써 우리나라 의료기기 관련 보건의료정책 마련에 통찰력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매주 발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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