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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윤리·준법 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가?”■ 의료기기 기업의 윤리·준법 교육의 필요성
의료기기뉴스라인 | 승인 2019.03.12 09:39

■ 의료기기 기업의 윤리·준법 교육의 필요성

“왜 윤리·준법 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가?”

▲ 채 주 엽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윤리위원회 부위원장,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변호사

들어가며
최근 모 언론에서는 의료기기업계를 주제로 3일 연속 특집 방송을 내보냈다. 무면허자인 의료기기 대리점 직원이 의료인을 대신해서 대리수술을 한다거나, 유명 다국적 의료기기 회사가 의료인의 해외 학회 참가 지원을 빌미로 골프 접대, 가족 동반 여행 지원 등을 해 왔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며칠 지나지도 않아서 또 다른 의료기기회사가 수년간 병원에 인력을 부당지원해 왔다는 이유로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받았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2010년 11월 소위 "쌍벌제"가 도입되고, 그에 따라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의 공정경쟁규약이 2011년 10월 제정되어 의료기기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위와 같은 행위가 법 위반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인데도,아직도 부적절한 관행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위와 같은 관행의 근절을 위해서는 쌍벌제나 지출보고서와 같은 제도의 마련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당국의 일관되고 확고한 법 집행, 공정경쟁규약의 규범력 제고, 기업의 컴플라이언스 준수 의지 확립 및 이를 위한 시스템적 뒷받침 등 여러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기고에서는 그중에서 의료기기회사에서의 윤리 및 준법교육 확립의 중요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국내 대기업의 윤리 및 준법교육 도입 현황
우리나라에서의 컴플라이언스는 주로 기업의 윤리경영이라는 주제 하에 발전해 온 것으로 보인다. 1990년대 이후 기업환경의 변화라는 외적인 요건에 따라서 기업윤리적인 요구를 수용하거나 법적 제도적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비롯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가 1993년 국내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윤리규범"을 제정, 선포한 바 있고, LG그룹이 1994년 기업윤리규범을 선포하고 이후 여러 기업이 유사한 규범을 만들어 오고 있다. 특히, 1997년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도입된 준법감시인 제도, 2012년 일정 규모 이상의 상장기업에 대하여 도입된 준법지원인 제도를 계기로 각 기업은 윤리경영에 대한 규범 제정뿐만 아니라 관련 부서 신설, 시스템 도입 등의 방안을 확충해오고 있다.

윤리 및 준법교육은 이런 윤리경영의 일환으로 각 기업에서 활발하게 진행해 오고 있다. 하지만, 윤리 및 준법 교육은 단지 교육을 위한 교육에 그쳐왔고, 실제로 기업 경영에 있어서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2018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한국 27위를 기록한 데 반해 기업의 윤리경영 순위는 42위에 머무르고 있는 점도 이런 비판을 뒷받침한다. 다만, 2017년 윤리경영 순위가 52위에서 10계단 상승했다는 점은 그래도 변화의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헬스케어 업계에서의 윤리 및 준법 교육현황
헬스케어 업계의 경우 쌍벌제, 공정경쟁규약의 존재 등으로 인해서 일반 제조업이나 유통업에 비해서는 훨씬 높은 정도의 컴플라이언스를 요구한다. 국내 기업에서 일반적으로 허용되는 판매·구매자 간의 접대에 대해서 쌍벌제나 공정경쟁규약이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입장을 취하는 것이 단적인 예이다.

이런 강력한 규제의 근거는 의료기기 및 의약품은 국민의 생명·건강과 직결되는 공공재의 성격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민건강보험을 통해서 의료기기 및 의약품 대가의 상당 부분이 지급되어 국가재정 및 국민들의 의료보험료 부담과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제약업계와 의료기기업계에서 컴플라이언스 및 윤리·준법교육 현황에 대한 공식적인 비교 자료는 없지만, 최근 보건복지부가 필자가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지출보고서 모니터링 자문단을 통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제약업계와 의료기기업계 사이에 컴플라이언스에 대한 인식이나 윤리 및 준법교육의 실시 현황에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즉, 영업대행사(CSO)나 총판 및 대리점에 영업을 위탁한 경우, 제약사의 경우 서면계약을 체결한 업체가 95.2%에 달한 데 반해 의료기기사의 경우 20.5%에 불과했고, 서면계약을 체결한 업체 중에서 계약서에 불법 리베이트 예방 교육 실시를 명시한 업체는 제약사가 81%에 달한데 반해 의료기기사는 4.7%에 불과했다. 제약업계에 공정경쟁규약이 도입된 것이 1994년으로 이미 20년을 넘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쌍벌제 도입 및 지출보고서 작성의무 부과는 양 업계에서 동시에 이뤄졌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의료기기업체들이 얼마나 컴플라이언스 및 윤리·준법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의료기기 업체의 윤리 및 준법교육 강화 필요성
윤리 및 준법교육의 필요성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아래에서는 이런 교육이 의료기기 업체에 어떤 이익을 주는지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보고자 한다.

첫 번째, 기업의 법적 위험(risk) 예방 및 감소이다. 윤리 및 준법교육은 임직원의 준법 의식을 높여서 불법적인 행태의 해소 및 방지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일부 임직원의 일탈 행위가 있을 경우에도 법인(또는 고용주)에 대한 형사 책임 면제나 사용자 책임 경감 등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물론 교육 외에도 컴플라이언스 시스템 구축, 위반행위에 대한 단호한 처벌 기타 시정 노력 등 많은 요소들이 필요하지만 교육이 가장 기초를 이루는 것임에는 틀림없다.

두 번째, 고객 보호 및 적절한 관계 유지에도 기여할 수 있다. 리베이트나 불법적인 수술 관여 시에는 의료기기업체나 임직원뿐만 아니라 의료인도 처벌받게 된다. 준법교육은 의료기기업체 임직원들이 의료인들에게 컴플라이언스를 지키는 것이 궁극적으로 의료인을 보호한다는 점을 설명할 수 있는 지식을 제공하고, 그에 따라 고객과의 관계 유지에도 기여할 수 있다.

세 번째, 기업 가치 제고에 대한 기여이다. 이제 컴플라이언스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고 필수이다.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 시에도 적절한 컴플라이언스 시스템과 윤리 및 준법교육을 갖추지 않은 기업은 아예 협상 대상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 많은 기업이 비용을 투자하면서 시스템을 도입하고 ISO 인증 등을 받는 것도 이런 점을 고려한 조치이다. 따라서, 적절한 윤리 및 준법교육 시스템은 단순히 비용을 지출하는 행위에 그치지 않고 기업 가치의 제고에도 기여하게 된다.

마치며
이상 의료기기업계에서 윤리 및 준법 교육이 지니는 의미에 대해서 살펴봤다. 필자가 의료기기업계에 처음 들어왔을 때 업계에서 저명한 한 고위 임원이 회사에서 실적을 달성하지 못해서 바로 해고되는 경우는 못 봤지만, 컴플라이언스를 위반할 경우 Zerotolerance로 해고되는 경우는 많이 보아 왔다고 고백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최근의 Me-too 운동과 사회적 분위기의 급격한 변화는 이제 더이상 불투명하고 은밀하게 비즈니스를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무쪼록, 우리 의료기기업계도 이제 윤리 및 준법 교육이 기업의 장기적인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조건임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이를 도입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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