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왜 느리게 자랄까?-데이비드 F. 비요크런드 지음

아이들은 왜 느리게 자랄까?

▲ 데이비드 F. 비요크런드 지음
/최원석 옮김/알마

조기교육의 열풍이 상식화되고 이에 뒤처질까 조바심에 급급한 부모들이 광풍에 편입되어 아이들을 사교육 시장으로 내몬다. 물론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며 전세계적인 현상이었고, 한때 이에 대한 긍정적 효과가 일부 교육론자에 의하여 주장되기도 하였다.

‘인간은 왜 다른 종보다 더 오랜 기간에 걸쳐 성장하는가’ 그리고 ‘아이들의 느리고 긴 성장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에 대한 이론적 설명을 통하여 각 단계별 미성숙의 특징들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알려주는 저서이다.

우리는 많은 진화된 교육과정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한다. 아이들은 태아 때부터 엄마의 목소리를 통하여 동화를 듣게 되고 모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습득시키기 위한 노력에 따라야 하며 태어나서는 두뇌자극이나 개발 같은 놀이기구를 통한 학습을 시작한다. 글자는 학교 가기 1-2년 전에 이미 읽기 쓰기가 가능하며 더불어 제2외국어와 수학에 공을 들이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조기교육의 홍수 속에 아이들의 지능은 높아 졌을까?

지능을 확인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다. 물론 개념도 매우 다양하다. IQ테스트는 1920년대 개발된 이후 문화의 변화에 따라 수정이 되어 왔으며 가장 중요한 개념은 ‘평균의 개념’으로 여러 복잡한 과정을 통하여 변화해 왔다.

호주의 심리학자 제임스 플린은 평균 지능에 대한 시대적 변이를 연구하여 매 10년마다 평균 3~5까지 증가하는 현상을 발견하였으며 이를 ‘플린 효과’라 칭하였다. 하지만 이 플린 효과는 지능이 낮은 집단에서 뚜렷한 성과를 가져왔고 더욱이 최근 50년에는 그 성장세가 더 이상 높아지지 않는 사실을 밝혀냈다.

높아진 지능은 교육으로 인한 결정적 지능이 높아진 것일까? 대답은 ‘아니다’이다. 결정적 지능은 경험과 교육에 따라 바뀌며 문화적 지식과 어휘구사능력을 통한 언어의 유창함을 측정한다.

다른 하나인 유동적 지능은 생물학적 영향을 적게 받으며 기억력과 공간적 사고 능력을 측정하게 한다. 유동적 지능은 시각 및 공간 경험에 의하여 노출된 정도에 따라 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금의 아이들은 이전 보다 많은 양의 시각적 노출로 인하여 유동적 지능이 높아진 것에 주목한다. 즉 교육의 효과라기 보다는 변화된 환경에 원인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저자는 아이의 지능이 발달했다는 의미 보다는 지능의 속성에 주목한다. 즉 아이의 지능은 변화 무쌍하며 환경에 적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들의 특징은 미성숙함이다. 자기중심적인 관점에서 세상을 보며 어른에 비하여 외국어를 빨리 배운다. 하지만 이런 지적 미성숙함과 무모함에는 숨은 뜻이 있다.

우리는 흔히 사춘기 아이 들에 대하여 많은 불만을 토로한다, 우리 모두가 겪었지만 까마득히 잊고 그들의 무모함에 비난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터프츠대학은 발달심리학자 데이비드 엘킨스에 의하면 사춘기 아이들의 특징을 두 가지로 설명했다. 첫째는 자신들이 무대 위에 있으며 상상 속의 관중이 항상 자기를 바라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둘째는 ‘자기우화’인데 자신은 특별한 존재이기 때문에 뭐든 할 수 있고 누구도 자기를 이길 수 없다고 하는 점이다. 이 두 가지가 절묘한 조화를 거처 많은 예기치 못한 문제들을 만들어 낸다.

이런 문제의 이면에는 어른이 되었을 때를 대비하기 위한 많은 시행착오와 현실에 대한 자각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아이들은 끊임없이 학습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적 미성숙함은 어른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많은 시도와 경험을 하고 이를 통하여 인류는 진화할 수 있었다고 하는 것이다.

저자는 성장단계를 벗어난 과도한 교육에 위험을 경고한다. 많은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결국 “더 늦은 성장단계에서 배워야 할 것을 너무 빨리 가르치면 정작 때가 되어 배워야 할 때가 되면 제대로 배우지 못한다는” 발달심리학자 제리 루디의 실험 결과를 인용했다.

또한 영장류학자 해리 할로우의 실험을 인용하여 훈련과 학습이 유익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해로울 수 도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하며 부작용을 최소화 하기 위하여 성장 단계에 따른 학습을 주장하였다.

유아도 학습능력이 있다. 이는 적절한 자극과 관심으로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를 벗어난 학습의 경우 오히려 앞선 동물의 실험에서와 같은 오류를 도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기에 맞는 적절한 자극이야 말로 아이의 발달에 도움을 주며 이에 따른 여유시간의 증가와 놀이야 말로 느리게 자라는 아이들에 대한 교육의 하나라는 점을 강조한다.

지은이 데이비드 F. 비요크런드는 플로리다애틀란틱 대학교 심리학 교수이며 대학에서 아동심리학을 공부하고 인지발달과 진화심리를 공부하였다. 번역은 최원석이 하였으며 ㈜ 알마에서 책을 펴냈다.

[기고자 소개]
이태윤
자유와 방임을 동경하고 꾸준한 독서가 아니면 지능이 떨어진다고 믿는 소시민이며 소설과 시에 난독증을 보이는 결벽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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