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조양하 과장'의 소통의 여적

법규위원회와 함께하는 '정책발전 워크숍'으로 한해를 마무리

▲ 조 양 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첨단의료기기과장

11월의 주요 여정
지난 21일 '변화의 시대, 교양교육의 재발견'을 주제로 국제교양교육포럼이 서울에서 열려 각국의 교양교육을 대표하는 세계의 지성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 포럼에 참석한 미국 세인트존스칼리지의 카넬로스 총장은 구글의 연구결과를 소개하는 인터뷰를 하였다. "구글은 지난 10년 동안 어떤 직원들이 높은 성과를 내는지 조사했다. 처음엔 공학적 지식을 가진 인재들이 많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협력적 마인드와 창의성, 소통능력을 갖춘 이들이 더 크게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금 소통과 협력의 중요성을 떠올리며 〈표 1〉의 일정에서도 그 시사점을 찾는다. 첫 일정으로 11월 7일에는 치과용의료기기 시험·심사기관 협의체를 개최하여 치과교정장치용레진의 안내서 최종(안)을 검토하였다.

치아모형(몰드 등)에 열성형하여 제작하는 시트타입의 치과교정장치용레진의 허가·인증·신고 신청서를 포함하여 첨부자료 및 절차안내, 허가(인증) 기술문서 작성안내, 성능 시험항목 및 방법, 생물학적안전성 시험기준 등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였다. 또한 표면특성, 투명도, 물흡수도, 물용해도, 열분석, 3점 굴곡강도, 인장시험, 표면경도 등의 성능항목을 논의하였다. 특히 최근에 치아를 교정해주거나 유지해주는 장치제작에 사용되는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1등급 제품(예: 부목 등)으로 신고된 제품에 대해 기술문서심사기관과 시험검사기관의 통일된 심사방향과 시험검사 기준을 위해 가이드라인 최종(안)을 설명하고 각 기관별 진행상황도 공유하였다. 아울러 허가(인증)·심사 민원인안내서는 최종 의견조회를 거쳐 11월 29일 발간하였다.

11월 8일에는 양극산화로 표면처리된 티타늄을 이용한 의료기기의 생물학적 안전성에 관한 가이드라인 최종(안)에 대해 각 위원별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는 세척공정 밸리데이션의 전체 제조공정에서 사용하는 용매나 화학물질 등의 '잔류물' 과 양극산화의 처리공정과 관련된 '전해액'을 별도로 구분하지 않으므로 '전해액' 용어를 '잔류물'로 변경하자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동 가이드라인의 제정 목적은 안전성이 확보된 원재료[ASTM F67(Ti) 및 F136(Ti alloy)]의 양극산화 처리공정에 사용되는 전해액에 대한 평가기준을 마련하는 것으로 모두가 공감하였다. 따라서 양극산화 처리에 사용된 전해액이 효과적으로 제거되었음을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전해액'이 아닌 '잔류물'로 평가기준 설정 시에는 양극산화 처리 공정만이 아닌 전 공정을 포함하는 평가기준이 설정되는 것이므로 이는 동 가이드라인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다고 보았다.

다만 '전해액 평가'라는 용어가 '전해액' 자체에 대한 평가의 의미로 해석 될 가능성이 있어 이를 '양극산화 처리 공정에 사용된 전해액 잔류물' 평가로 용어를 변경하기로 하였다. 양극산화 처리 시 사용 된 전해액의 평가방법으로 현장에서 실시하고 있는 시험 방법이 다양하므로 전기전도도, pH, 이온크로마토그래피 외에도 TOC와 HPLC 등을 추가하여 선택의 다양화도 검토하였다. 양극산화 처리 시 사용되는 전해액의 특성(무기물)을 고려하여 전기전도도와 이온크로마토그래피 검사방법을 선정하였으나 유기물 측정방법인 TOC, HPLC 검사법은 무기물인 양극산화 처리 전해액의 검출법으로 적절하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견이었다.

그러므로 동 가이드라인의 내용에 '전해액의 특성 등을 고려하여 전기전도도, 이온크로마토그래피 이외의 시험항목을 적용하고자 할 경우 타당함을 증명하는 자료를 제출하여 해당 검사항목을 설정할 수 있음'을 명시하였으며 최종(안) 에 대한 의견수렴을 통해 다음 달에 발간하기로 하였다.

기존의 체외진단 제품은 몇몇 유전자 변이만을 확인하나,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제품은 수백개의 유전자 변이를 동시에 분석하므로 기존과 동일한 방식으로 허가·심사하는 것이 어려워 이러한 기술적 특성을 고려한 허가·심사 방안의 마련이 필요하다.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를 이용한 동반진단 의료기기 허가·심사 방안(안)을 마련하는 전문가 회의를 11월 15일에 개최하였다. NGS를 이용한 최초 동반진단 의료기기의 임상적성능시험이 실험실적 방법(LDT)이나 단일기관승인(single laboratory approved) 형태일 경우 후속제품을 이와 비교하는 것은 타당하나, 최초의 방법에 대하여 국외 허가사항과 시험법의 타당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의 제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NGS를 이용하여 종양에서 유전자 변이를 확인하는 제품의 분석적 성능시험의 경우, 분석하는 유전자 모두를 평가할 수는 없으므로 카테고리별로 대표유전자를 선정하여 시험한 성적서의 인정도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도 검토하였다. 대표유전자에 대해서는 제조원이 선정하되 선정 근거자료의 요건만 제시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근거자료의 요건은 추가로 논의하기로 하였다.

11월 28일에 개최된 제6차 의료기기 소통포럼(MDCF)은 안전관리 패러다임 전환 모색을 아젠더로 열띤 토론이 진행되어 연차에 비례하는 성숙한 포럼으로 많은 호응을 받았다. 의료기기 안전관리 전반에 대한 제도개선과 2019년의 주요업무 추진방향을 공유하는 한편 의료기기 전주기(TPLC) 안전관리 제도((주)이루다, 설영수 이사), 국제조화된 전주기 안전관리 제도모색(한국뷰로베리타스(주), 지영훈 원장), 의료기기 안전관리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제언(한국존슨앤드존슨메디칼(주), 유병재 대표)의 주제발표가 있었다.

이어서 마련된 패널토의에서는 이진휴 위원(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헬스케어 특별위원회)이 좌장을 맡아 제외국의 제도뿐만 아니라 현장의 현황과 한계점들을 함께 도출하여 우리가 나아가야할 안전관리의 패러다임에 대하여 같이 토의하는 공감의 장이 되었다.  

12월에 이어지는 여정
매듭달 12월만이 남은 한해를 돌이키며 그동안 달려온 모두의 여정과 〈표 2〉의 일정을 살펴본다. 올해 일정의 대미(大尾)는 규제혁신과 의료기기 산업의 발전방향을 마련하기 위한 KMDIA 법규위원회와의 정책발전 워크숍(12.13.)으로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워크숍은 허가·심사 분야의 제도개선 사항을 적극 발굴하고 개선방안을 논의하는 정부와 산업계 간의 소통의 장으로 상호 이해와 협력을 도모하는 소통의 일정이 될 것이다. 

범람하는 소통의 용어는 역설적으로 그만큼 부족한 현실을 반영하듯 서로 통(通)하지 못하면 너무도 통(痛)한다는 것을 모두가 실감하고 있다. 그 통(痛)을 지워내고자 하는 산업계와 의료기기심사부의 노력으로 이제껏 소통의 여적(餘滴)을 이어왔다.

산업협회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심사부에서는 언제나 정부의 입장만 고집하는 일의고행(一意孤行)이 아닌 업계의 소리를 더욱 낮은 자세로 경청하기 위해 노력하고, 언제나 현장 중심의 소통강화를 위해 함께할 것이다. 서로의 간극에 존재하는 벽(壁)을 밀면 문이 되고 그 벽을 눕히면 서로를 연결하는 다리가 된다고 한다. 언제나 다리를 만들고자 서로의 벽을 눕히는 자세가 소통을 이어온 여적이지 않았을까 여기며, 이젠 그 여적이 모여 힘찬 글씨에 담아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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