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FTA, 커버스토리(2)

[산업통상자원부_함께하는 FTA]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시장 다각화가 긴요한 시점에서 대표적인 신흥시장인 메르코수르가 가진 의미는 크다. 그러나 메르코수르를 협상 무대로 불러오는 데 많은 시간을 소비한 만큼 향후 양자 간의 TA 협상도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먼저, TA 협상의 속도는 브라질 대통령 선거 결과, 현재 막바지 단계에 있는 메르코수르·EU FTA 협상의 조속 타결 여부, 아르헨티나 경제 위기 등 메르코수르 회원국의 경제 및 정치 상황에 따라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메르코수르의 대외협상 창구 일원화 부재에 따른 TA 협상의 복잡성도 협상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이에 따라 TA 협상은 2가지 트랙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첫 번째는 한국과 메르코수르의 블록 차원 협상이다. 한국과의 협상을 위해 메르코수르 각 회원국이 협상 의제를 취합해 최소 공분모를 선정하고 이를 토대로 공동시장 그룹을 내세워 한국과의 협상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로는 대외공동관세의 예외가 많고 메르코수르 차원에서 합의된 무역 규범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이들 이슈에 대해서는 개별 회원국과의 별도의 협상이 필요할 수 있다.

메르코수르, 아세안을 능가하는 소비시장
메르코수르가 까다로운 협상 파트너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메르코수르를 주목하는 이유는 막대한 규모의 소비시장 때문이다. 메르코수르는 우리의 주력시장인 아세안(ASEAN)을 능가하는 대표적인 신흥 소비시장이다. 메르코수르는 1조 6000억 달러에 이르는 방대한 소비시장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경제통합체 중 가장 폐쇄적인 시장으로 평가된다. GDP 대비 수입 비중을 기준으로 시장의 폐쇄성을 측정했을 때 브라질은 전 세계에서 가장 폐쇄성이 높은 국가다. 아르헨티나가 세 번째로 그 뒤를 바싹 쫓고 있다. 폐쇄성이 높은 국가와 무역협정을 체결할 경우 선점 효과는 더욱 크다. 특히 메르코수르가 중남미 이외의 국가와 FTA를 체결한 사례가 거의 없어 그 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기대된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한국이 첫 TA 대상국이라는 점에서도 기대감이 크다. 중국과 일본을 제치고 메르코수르 시장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동연구 결과도 이러한 기대감에 힘을 보탠다. TA가 체결될 경우 전자제품, 기계류 등 공산품의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소비시장 이외 정부조달시장에서도 우리 기업의 진출이 확대될 것이다. 현재 메르코수르의 정부조달시장 규모는 연간 800억 달러에 달한다. 메르코수르 회원국들이 WTO 정부조달 협정 비회원국이어서 그간 우리 기업의 시장 참여가 불가능했다. 그러나 이번 TA를 통해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정부 및 공기업까지 정부조달시장을 상호 개방할 경우 비즈니스 기회는 풍성해질 전망이다.

시장 다각화를 위한 공격적 시도
한·메르코수르 TA 협상은 몇 가지 새로운 시도와 긍정적 기대에 따라 중요한 의미가 있다. 첫째, 한·메르코수르 TA 협상은 시장 다각화 모색을 위한 우리의 공격적인 시도다. 현재 한국은 양대 주력 수출시장인 미국의 노골적인 보호무역주의 정책, 중국의 사드 여파, 미·중 무역전쟁의 격화 등으로 시장 다변화가 절박한 상황이다.

둘째, 한·메르코수르 TA는 그간 높은 관세 및 비관세 장벽과 열악한 비즈니스 환경 때문에진출을 피해왔던 우리 기업의 수출 및 투자를 촉발시키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TA가 한국 기업에 더 우호적이며 예측 가능한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그간 우리 기업의 메르코수르 시장 진출은 수적인 측면에서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브라질 투자 진출 기업 수는 멕시코의 1/3, 브릭스 국가인 인도의 1/5에 불과하다. 아르헨티나 진출 업체는 고작 6개다. 수출 기업 수도 크게 미흡하며 특히 중소·중견기업의 수출은 전 세계 평균에도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셋째, 한·메르코수르 TA 협상은 그간 지나치게 북반구에 쏠려 있던 우리의 관심을 남반구로 전환해 우리 경제외교의 균형을 찾는 계기가 될 것이다. 사실 그간 우리의 경제외교는 지나치게 북반구에 치우쳐 21세기 남반구가 가진 중요성을 간과해온 측면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메르코수르 TA는 우리가 소홀히 해왔던 남반구의 중요성을 환기하고 경제외교의 지평을 확대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마지막으로, 한·메르코수르 TA 협상은 아시아와 중남미의 가교로서 한국의 위상을 확실하게 굳히는 계기가 된다는 점도 중요하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에서 중남미 국가와 가장 많은 FTA를 체결했으며 관련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한국은 칠레, 페루, 콜롬비아와 FTA를 가동하고 있으며 2018년 2월에는 중미 5개국(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니카라과, 코스타리카)과도 FTA에 서명했다. 또한, 태평양동맹(PA)을 포함한 멕시코와 FTA 협상 개시를 선언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메르코수르와의 TA는 중남미 국가들의 아시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서 한국의 전략적 중요성을 확고히 인식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한·메르코수르 TA의 가장 큰 수혜 부문은 수출
메르코수르 시장은 폐쇄성이 높아 양자 간 TA의 가장 큰 수혜는 수출 부문이 될 전망이다. 이러한 사실은 TA 협상에 대한 우리 기업의 관심에서도 목격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실시한 설문조사로는 메르코수르와의 TA 협상에서 우리 기업의 관심이 가장 높은 2개 분야는 관세인하 및 철폐, 통관절차 간소화였다.

한·메르코수르 TA를 계기로 관세가 철폐되고 통관이 간소화되면 우리 기업의 수출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의 주력 상품인 자동차, 전기전자제품 이외 관세 수준이 높은 화학품, 의약품 등의 분야에서도 수출 확대가 예상된다. 이러한 수출 확대에 힘입어 그간 우리 주력 수출시장으로서 실추된 메르코수르의 위상도 회복될 전망이다. 메르코수르 수출은 2011년을 기점으로 큰 폭으로 하락했
다. 2011~2017년 대메르코수르 수출은 연평균 11%나 감소했다. 이는 같은 기간 대중남미 수출 감소 폭(-5.8%)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그 결과, 수출시장으로서의 위상(총수출대비 비중)도 급락(2011년 2.4%→2017년 1.2%)했다.

한·메르코수르 TA는 대메르코수르 수출 구조의 질적인 변화도 예고한다. 그간 대메르코수르 수출은 높은 관세장벽 때문에 소비재보다는 중간재에 편중됐다. 2015~2016년 기준으로 대메르코수르 전체 수출에서 소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11.5%에 불과하다. TA를 계기로 소비재의 관세가 인하되고 비관세 장벽이 개선되면서 소비재 수출시장으로서 메르코수르의 중요성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TA 체결로 메르코수르로부터의 수입 확대도 예상된다. 메르코수르 기업들도 대한국 수출 확대에 높은 기대를 하고 있다. 지난해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메르코수르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TA 협상 시 관심을 두고 있는 상위 3개 분야는 관세인하 및 철폐, 비관세 장벽 완화, 위생 및 검역절차 간소화였다. TA가 체결되면 현재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이 높은 옥수수, 쇠고기, 돼지고기, 담배 등의 분야에서 수입 확대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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