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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_함께하는 FTA]

거대 단일 시장, 아프리카가 뭉친다

아프리카 대륙은 유럽 열강의 식민지 쟁탈 과정에서 50개 이상의 작은 국가 단위로 파편화되었다. 이로 인해 무수한 국경분쟁이 발생하였으며 '잃어버린 연결고리'라고 불릴 정도로 역내 국가 간 교류가 활발하지 못했다. 아프리카 지역통합은 1960년대 유럽으로부터의 독립 이후 아프리카 단결과 식민유산 청산이라는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바탕으로 출발하여 1970년대와 1980년대에는 지역주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지역통합 시도는 잦은 쿠데타에 따른 정정불안과 같은 여러 난관에 부딪히면서 슬로건으로 끝났다. 그런데 최근 들어 정치적 안정과 연 5%를 상회하는 괄목할만한 경제성장, 투자환경 개선, 도시화의 빠른 진전, 소득수준 향상(중산층 형성),국경을 연결하는 인프라 개발사업 확대, 산업화 정책 추진 등 새로운 변화가 형성되면서 역내 경제통합 움직임이 탄력을 받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의 산업화와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역내 무역자유화를 통한 시장규모 및 투자유치 확대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또한, 시장통합은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역내 분쟁 방지 등과 같은 비경제적인 효과도 가져다주기 때문에 정치안정을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탄력 받는 아프리카 경제통합
현재 아프리카에서 실제로 운영되고 있는 경제통합체는 8개이며 이중 SADC(남부지역), ECOWAS(서부지역), EAC(동부지역), COMESA(동남부 지역), SACU(남부지역) 등이 각 지역을 대표하는 통합체다(표 참조). 이들 통합체는 회원국 수, 경제규모, 산업발전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만, 자유 무역지대(Free Trade Area), 관세동맹(Custom Union)의 단계를 거쳐 공동시장(Common Market)의 통합목표를 추구하고 있다.

2017년에는 동남부 3개 경제블록(COMESA, EAC, SADC)을 하나의 자유무역지대로 묶는 TFTA(Tripartite Free Trade Agreement)라는 대규모 무역블록이 탄생했는데, 26개국이 회원국으로 아프리카 전체 국가 수의 절반을 넘었으며 인구 역시 아프리카 인구 절반 규모인 6억 3000만 명에 달했다. 이 무역블럭의 GDP 규모는 1조2000억 달러(멕시코 GDP 규모)로 아프리카 GDP의 절반을 차지하며, 면적은 1730만㎢로 러시아와 비슷하고 EU의 4배 이상이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아프리카 대륙을 하나의 단일시장으로 묶는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협정(AfCFTA: African Continental Free Trade Agreement)의 탄생도 눈앞에 두고 있다. AfCFTA 출범 논의는 2015년부터 시작되었는데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의 리더십에 힘입어 현재(2018년 7월) 아프리카 54개국 중 49개국이 서명을 마친 상태이다. AfCFTA는 WTO 이후 가장 많은 국가가 참여하는 경제블록으로 인구 규모가 12억 명, GDP는 2조2000달러에 이르게 된다.

빠른 도시화, 역동적 소비시장으로 부상
아프리카 대륙을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하는 노력이 탄력을 받으면서 이 지역 소비시장에 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아프리카 시장은 작은 단위로 쪼개져 있어 시장의 역동성을 찾아보기 어려웠으나, 시장통합으로 인프라 기반이 마련된다면 대규모 소비시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아프리카는 높은 경제성장과 함께 도시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데 현재 아프리카의 도시인구 비중은 40%이며 2030년에는 50%, 2050년에는 6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025년까지는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도시가 80개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구 1000만 이상의 메가시티 탄생도 예상되는데, 카이로(이집트)와 킨샤사(콩고)는 나이지리아의 상업도시인 라고스와 함께 거대도시로 변모할 예정이다. 도시화는 가전제품, 휴대전화, 의료서비스, 교육 등에 대한 수요증대로 이어지는데, 휴대폰의 경우 판매량이 2015년 170만대에서 2021년에는 39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아프리카 도시에서는 세탁기와 냉장고, 에어컨 등 가전제품에서부터 단백질이 풍부한 가공식품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비제품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또한, 소득증대와 도시화 등으로 최근 10년간 아프리카의 자동차 소유 대수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났으며, 주택 개발 붐으로 시멘트와 철강 등 건축 기자재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프리카 시장의 이러한 변화를 '조용한 혁명'이라 평가한다. 그러나 남아공을 제외한 아프리카의 거의 모든 국가가 제조업 기반이 열악하여 공산품 수요의 대부분을 역내 또는 역외국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 들어 아프리카 대도시에는 서구 스타일의 백화점과 쇼핑몰이 늘어나고 있는데, 젊은 층과 중산층이 즐겨 찾고 있다. 식료품으로 가득 찬 쇼핑카트를 끌며, 스마트 폰으로 통화를 하거나 사진을 찍는 아프리카 소비자의 모습이 더는 낯선 풍경이 아니다. 여러 신도시가 새로 생겨나면 서 '쇼핑몰 문화'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세탁기와 냉장고, 에어컨 등 백색가전 제품에 대한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 나이지리아 대도시에 사는 1000여 명의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절반 이상이 5년 이내에 세탁기, 냉장고, 마이크로오븐, 식기세척기를 우선 구매할 예정이라고 응답했다.

산업단지 활용을 통한 소비시장 진출
작은 단위 시장으로 파편화되어 있던 아프리카 시장이 하나로 묶이면서 세계가 이 시장의 잠재적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과 아프리카는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고, 게다가 아프리카 대부분 국가가 교역 및 물류 관련 제반 물적·제도적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지 못해 전통적 방식의 수출로 아프리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 또한, 아프리카 진출 경험이 부족한 한국 기업이 개별적으로 아프리카에 진출한다는 것은 쉽지 않으므로, 산업공단 조성을 통해 집단적 진출 기회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

산업단지 활용이 지니는 가장 큰 의의는 현지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맞춤형 제품을 생산하여 판매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프리카 소비시장은 구매력, 소비성향, 소비자 기호, 소비문화 등 여러면에서 일반 개도국과는 큰 차이를 보이는데, 이러한 점을 제품특성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지 생산이 중요한 수단일 수밖에 없다. 도시 중산층 인구증가, 비누·플라스틱 제품 등 생필품 수요증가, 냉장고 등 가전제품 수요확대, 식품 선호의 변화(포장된 농가공품 수요), 제품 크기의 소형화, 소량 단위의 포장, 박리다매 판매 등은 현재 아프리카의 소비시장 특성을 대변하는 설명이다.

이러한 사실은 아프리카 도시지역의 유통시장을 방문해 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으며, 이와 동시에 한국으로부터 제품을 단순 수입하여 판매할 여지는 거의 없다는 사실도 쉽게 깨닫게 된다. 이는 아프리카 소비시장에서 한국 수출 상품의 부조화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산업단지를 통한 아프리카 시장진출로 기대할 수 있는 또 다른 효과는 선진국이 부여하는 무역 특혜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프리카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으로부터 일반특혜관세제도(GSP)는 물론 아프리카성장기회법(AGOA), EBA(Everything But Arms) 등 무역 특혜를 받고 있다. 이는 선진국이 아프리카로부터 수입되는 상품에 대해 일방적으로 특혜관세를 부여하는 것으로, 무역을 통해 개발을 지원한다는 게 기본 취지이다.

예로, 아프리카 의류산업에는 여러 외국기업이 진출해 있는데, 이들 기업 역시아프리카 역내 경제통합체 활용과 함께 선진국이 부여하는 무역 특혜를 활용하고 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논의가 중단되면서 아프리카 상품의 선진국에 대한 수출 위축 우려도 크게 줄어들었다. 만일 TPP 체결이 이루어진다면 아프리카의 경쟁국이라고 할 수 있는 베트남, 멕시코, 페루, 칠레 등의 미국 시장접근이 쉬워져 아프리카는 그만큼 불리한 처지에 놓일 수밖에 없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기술사다리' 중 최하단에 위치해 낮은 기술 수준의 노동집약적 분야에서 상대적인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다. 중국,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등 여러 아시아 국가는 노동집약적 분야에서 기술집약적 분야로 산업의 발전과 다각화가 진행 중이다. 말레이시아와 태국의 경우 현재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중급 또는 고급 기술' 제품의 비중이 이미 70%를 넘어섰는데, 이러한 경로는 과거 일본, 한국, 싱가포르, 대만 등 이 경험한 경로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사다리' 변화는 빠른 속도의 임금상승과 무관하지 않은데,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국가는 낮은 임금수준의 노동력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어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상대적인 비교우위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가파른 임금상승과 더불어 각종 노동 및 환경규제가 엄격해지고 있고 향후 위안화의 평가절상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그동안 중국 제조업이 누려왔던 비교우위들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중국의 노동집약적 제조업을 대체할 수 있는 16개 신흥국가(Post-China 16)가 거론되고 있는데 여기에는 우간다, 에티오피아, 탄자니아, 케냐 등 동아프리카 4개국이 포함되어 있다.

산업단지 진출은 투자국 측에서 보면 중요한 진입수단이고, 아프리카 측에서 보면 투자유치와 이를 통한 산업화의 핵심적인 정책수단이라는 점에서 상호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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