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자오지에, 역자 송하진, 새론북스

칭찬하는 지혜 거절하는 기술

삶 속에 우리는 칭찬에 인색하고 거절에 주저하는 경우를 흔히 접하게 된다. 칭찬이 많을수록 좋다고 하지만 효과적인 방법에 대하여 고민해 보는 기회가 많지는 않을 것이다. 

옛날 어느 황제가 기이한 꿈을 꾸었다고 한다. 이빨이 모두 뽑히는 꿈이었는데 그 의미가 궁금하여 주변에 있는 신하에게 물었다고 한다. 이때 신하가 "폐하 그 꿈은 폐하의 모든 가족들이 폐하보다 먼저 죽을 꿈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이에 황제는 화가 나서 그 신하를 사형에 처했다. 

그리고 또다시 다른 유명한 해몽가를 불러 물었다. 이 해몽가는 그 꿈은 폐하께서 가족 중 가장 장수하신다는 꿈이라고 답했고 이에 황제는 큰 상을 내렸다. 

사실 두 답변의 의미는 다르지 않지만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듣는 사람의 기분이 완전히 다를 수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또 다른 흔한 예를 들어보자. 권한을 독점하고 있는 기관의 민원인과 담당자와 회의를 하던 중 담당자가 상대를 무시하는 발언을 들었다. 둘 사이의 관계는 소위 말하는 갑과 을의 관계였고 을 입장에서 억울하겠지만 달리 항의 할 수 없어 분을 이기지 못하는 상황이다. 

당장 화를 내며 사과를 요구하거나 싸울 수도 있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장기적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의 분풀이가 결국 나중에 더 큰 어려움을 겪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기는 이야기가 있다. 덴마크의 동화작가 안데르센은 차림새가 무척 검소해서 가끔 주변인들의 놀림을 받았다고 한다. 어느 날 그가 낡고 초라한 모자를 쓰고 거리를 걷던 중 지나가던 사람이 그 모습을 보고 초라한 모자를 가리키며 그걸 모자라고 쓰고 다니냐며 비웃었다고 한다. 이에 안데르센은 바로 맞받아서 "당신 모자 밑에 있는 것은 뭐요? 그걸 머리라고 달고 다니냐며" 응대 했다고 한다. 

다른 이야기가 있다. 버나드 쇼는 체형이 마르고 긴 편이었다고 한다. 어느 날 모임에 어느 뚱뚱한 부자가 그를 놀리듯 "안녕하셔요? 버나드 선생, 당신을 보니 세상의 빈곤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겠군요" 라고 말을 건냈다. 이에 버나드 쇼는 "나도 선생을 보니 이세상의 빈곤과 기아가 왜 심각 한지를 알겠다"고 답했다.

이 세 가지를 보면 모두 상대가 가지고 있는 그릇된 생각을 적절히 꼬집으며 응대를 하여 오히려 상대를 부끄럽게 만들 수 있었다. 물론 이 방법을 사용하기 위하여 서로의 위치가 동등 할 때 가능하다. 양측사이에 힘의 균형이 너무 크다면 오히려 상대의 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할 것이다.  

모욕을 받았다고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중국에서 오래도록 칭송을 받던 안자가 초나라 사신으로 갔을 때 뜻밖을 모욕을 받고 상대를 부끄럽게 만든 예가 있다. 

안자가 제나라의 사신으로 초나라에 갔을 때 초나라는 제나라 보다 세력이 강했다고 한다, 이에 초나라가 도착 했을 때 초나라 왕은 카가 작은 안자를 모욕하고자 정문 대신 개가 들어 노는 작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경비병에게 지시를 했다. 

이에 안자가 성문에 도착하여 경비병의 개문으로 들어가라는 말을 듣고는 문을 들어가기 전 "개나라로 파견된 사람만이 개구멍으로 드나드는 법이요. 나는 초나라 사절로 왔으니 이런 문으로 들어가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에 경비병의 고민이 시작 되었다. 왕의 지시를 따라야 하지만 자칫 안자를 개구멍으로 들여보내면 자신들의 나라가 개로 비하되므로 추후 추궁을 당하여 처벌을 받을 것을 두려워했다. 이에 경비병은 한참을 고민하다 할 수 없이 문을 열어 들여보냈다고 한다.   

모욕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사신을 위한 연회를 열던 중 초나라 왕은 또 시험을 했다. 갑자기 한 죄인을 포박한 채 데리고 들어 와서는 이 도적은 본디 제나라 사람인데 이에 대한 처분을 물었다. 자신의 나라 백성이 외국에 붙잡혀 있는 모양새 이기는 하지만 실상 확인하기조차도 힘들었고 필시 본인을 시험하거나 모욕을 주기 위한 술책이었다. 

이에 안자가 이야기 했다. "같은 귤이라도 회남에서 남면 귤이 되지만 회북에서 나면 탱자가 된다고 합니다. 이 둘이 차이가 나는 것은 토질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이는 곧 제나라 사람이 초나라에 가면 도적이 된다는 비유를 한 것이다. 이에 초나라 왕은 제대로 대응도 못하고 이 일을 마무리해 버리고 만다.

흔히 우리는 상대의 호칭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예로 아주머니나 아저씨는 이전에는 상당히 높여진 존칭이었으나 현대에 와서 그 의미가 변하여 그저 나이 들고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을 지칭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왕왕 호칭에 대한 오해로 인하여 마음을 상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주머니가 비하의 의미로 불릴 경우 상대를 향해서 오히려 높여 주는 것이 안자의 예와 같을 것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 아줌마가 싫다는 말을 들었다면 멋진 아저씨께서 그럴 만 하다고 저도 같은 기분일거라고 답해주는 것이다. 결국 본인의 편견으로 인한 자각을 통하여 뭐 눈에는 뭐밖에 안 보인다는 점을 인식시켜 주는 것이다.

만약 최악의 경우 상대에 대한 공격을 원할 때에는 완병계(緩乓計)를 써야 한다고 한다, 적의 공격을 늦추어 대책을 마련한 시간을 갖는 것이다. 

역시 지연술이란 상대방에게 긴장된 상태에서 이완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서로간의 소통은 이해가 되기 위함인데 감정의 폭발은 결국 양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사태를 악 화시키기 때문이다. 

주요한 점은 지연을 통하여 상대의 감정을 환화시키고 침착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가 소방서나 경찰서에 전화를 하면 대부분 진정을 하게하고 천천히 응대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그리고 내 입장에서는 기회를 다시 엿보고 나에게 맞는 적기를 기다리는 편이 좋다.

우리는 보통 내가 원하는 바를 실현하기 위하여 나를 먼저 생각하는데 소통이란 혼자가 아닌 나 이외의 다른 사람의 설득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항상 마음에 두고 있어야 한다.  

설사 공격을 하더라도 서로에게 이득이 될 수 있는 최선을 방법을 구사하고 만약 상대가 단죄의 대상이더라고 내가 적이 되지 않는 방법이 있다면 시간이 걸리더라고 그런 방법을 찾아야 최상의 선택이 되는 것이다.  

본서는 칭찬하는 지혜와 거절하는 기술에 대하여 36가지 방법을 나열 하였다. 더불어 각 방법에는 관련된 우화를 곁들여 이해와 적용을 쉽게 만들어 누구나 보더라도 상황을 이해 할 수 있게 구성돼 있다. 칭찬하는 지혜와 거절 하는 기술에 대하여 알기 보다는 서로에게 득이 되는 최상의 선택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지혜가 담겨져 있다. 

지은이 자오지에는 베이징 대학 중문학을 전공하고 "신시기 정신문명 건설 독본". "새로 엮은 10만개의 물음", "꼭 깨달아야 하는 100가지 경전 교훈" 등을 엮었다. 옮긴이는 송하진으로 이화여대 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중국어 교욱학과에 몸담고 있다. 새론북스에서 2006년 초판을 발간했다.

[기고자 소개]
이태윤
자유와 방임을 동경하고 꾸준한 독서가 아니면 지능이 떨어진다고 믿는 소시민이며 소설과 시에 난독증을 보이는 결벽주의자

키워드

#N
저작권자 © 의료기기뉴스라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