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기고 : IMDRF와 의료기기산업(2) - 김주영 국제교류위원회 부위원장 GE헬스케어 이사

■ 특별기고 : IMDRF와 의료기기산업(2)

"IMDRF 가입, AHWP 의장국 지위 전략적 활용"

산업·정부·학계 합심해 국내 제조 능력과 과학적 규제 혁신 홍보

▲ 김주영
국제교류위원회 부위원장
GE헬스케어코리아 이사

의료기기 분야에서 가장 높은 영향력이 있는 국제기구를 꼽으라면 당연 IMDRF가 될 것이다. 가입국의 지위를 갖는 것만으로도 세계적 관심사가 되고 국제기구 가입의 의미가 곧 세계시장에서 영향력을 인정받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이에 이번 IMDRF 가입을 통해 과연 어떤 이유로 국제기구에 대한 조기 가입이 가능했는지와 각국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던 성공 요인에 대해 분석해 보고자 한다.

먼저 IMDRF에서 제시한 가입 조건에 대해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의료기기 규제를 위한 선진화된 체계나 노력 -IMDRF 목표에 대한 공유와 헌신적 자세 △제조업의 활성화 △의료기기 분야의 과학적 규제 혁신을 위한 지속적 기여 △지역적 영향력 △IMDRF의 회의나 참관인으로 실무단에 참여 하거나 문서개정 등의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역량을 조건으로 삼고 있다

이 같은 조건을 모두 갖춘 나라 중 가입을 원하는 나라가 공식 가입 의사 표시를 하면 심사를 거쳐 가입국 전체가 만장일치로 동의해야 가입이 이뤄진다.

가입을 위해 각 조건에 대한 설득도 어렵지만 가장 어려운 것이 가입국 전체에 대한 동의 여부였다. 다른 조건의 경우 다양한 대안이 있을 수 있고 또한 가입국 중 브라질이나 러시아가 있어 나름 가능성이 있으나 모든 나라의 동의를 얻는 것은 각국의 이해관계가 걸린 정치적 고려 대상이다.

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IMDRF 가입 추진을 맡은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의료기기 심사부는 내외부적 분석을 통한 전략을 수립했다. 특히 주무 부서로 국제 경험이 풍부한 이정림 심혈관기기과장을 전면에 세웠으며 각 부서가 힘을 합쳐 지원을 하기로 했다.

외적 환경의 기회 이용

가입을 위한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 중 하나가 아시아의료기기규제조화기구(AHWP)의 의장국이라 볼 수 있다. AHWP는 총회에서 3년 임기의 의장으로 한국을 선임했다. 당시 의장 선임과 함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의료기기심사부는 내부 회의를 거쳐 의장에 대한 임기 내 일상적 업무 수행과 더불어 국내 수출 진흥을 위한 다양한 파급 효과를 구상했다.

그중에 하나가 AHWP의 각종 운영위원회를 한국에서 개최하는 것이고 두 번째가 의장 자격으로 IMDRF 가입을 추진하는 것이다.

첫 번째 전략의 실행 방안은 AHWP의 각종 운영위원회를 의장 자격으로 국내에 유치한다. 이때 단지 회의를 개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규제과학의 수준을 알리는 시간을 별도로 갖고 우리나라 의료기기 현장을 보여주는 기회를 마련해 우리나라의 생산 및 제조업의 우수성을 알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실행에 옮겼다. 실제 AHWP 운영위에 참여하는 참석자 대부분이 각 나라의 고위 공직자이다 보니 간접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두 번째는 성공의 확률이 높지는 않지만 IMDRF의 가입을 추진하는 것이다. IMDRF 가입국 중 미국과 유럽연합이 중심이 돼 운영된다. 설립 취지 자체가 미래지향적 규제를 만들고자 하기 때문에 선진국의 규제과학에 대한 최신 동향을 얻을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 가입국간의 교류가 활발해진다면 수출업체에게는 막강한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가입과 동시에 국내 수출 중심의 제조업이 갖는 경제적 유발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는 계산도 밑바탕에 깔렸다.

국내 자원의 전략적 협동

가입을 위한 노력은 정부의 힘만으로는 부족한 면이 있다. 사실 의료기기 국제기구가 일반인들에게 인지도가 높지 못하다 보니 활용할 수 있는 자원에 한계가 있다. 결국 이를 보완하기 위해 산업계의 지원이 필요했고 이를 설득했다. 우선 산업계의 규제 담당자와 협의체를 구성해 취지를 설명하고 지원을 요청했다. 또한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의 국제교류위원회나 법규위원회를 통한 대국민 홍보나 의장국으로서 각종 Working Group의 참여를 독려했다.

모두들 뜻을 같이 해주었고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각종 회의 지원이나 그룹 내 활동으로 참여 입지를 넓혀 나갔다.

또한 심사부 내부적으로 가입 조건 중의 하나인 과학적 규제 혁신을 위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다양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고 세계 최초의 3D프린터나 인공지능 허가 가이드라인 등을 만들어 규제 혁신의 틀과 더불어 가시적 성과를 통한 가입 조건을 하나하나 만들어 나갔다.

특히, 매년 IMDRF 개최 시 AHWP 의장국 자격으로 모두 참석해 우리의 가입 의지를 지속적으로 알리고 가입국의 국내 방문을 유도해 우리나라 의료기기의 규제과학 수준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 모든 전략은 정확하게 작동했다. IMDRF 가입국의 고위 공직자를 한국에 초대해 우리나라 규제를 설명하고 제조 현장을 방문해 설명하는 기회를 가졌다. 그들의 허가 제도 등을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 국내 업체들의 환영을 받았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가입국의 전체 동의를 거쳐 마침내 승인이 이뤄진 것 이다. 정부가 목표한 4년도 쉽지 않다고 여겼었는데 2년도 되기 전에 가입이 승인됐다. 정부, 산업계, 학계 등이 힘을 모아 이룬 성과라 여긴다.

이번 가입을 통해 정부와 유관단체 산업계의 협력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 알려주는 계기가 됐으며 노력한 모든 분들의 땀의 결과가 가까운 미래 우리 의료기기산업을 발전시키는 듬직한 발판이 됨을 느끼고 큰 보람이 됐다.

끝으로, 이번 가입을 위해 애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의료기기심사부 관계자에게 산업계를 대신해 심심한 감사를 표한다.

※ 자료제공 : 식품의약품안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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