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MDIA 대담인터뷰-대한진단검사의학회 송정한 이사장

■ KMDIA 대담인터뷰-대한진단검사의학회 송정한 이사장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는 ‘KMDIA, 의료계 명사 대담인터뷰’를 기획, 대한민국 의학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의료계 명사와 대담을 통해 보건의료 현안을 공유하고, 의료와 산업과의 연계 및 협력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 호에는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송정한 이사장과 KMDIA 리처드 유 이사(한국로슈진단 대표)가 만나 의학연구 및 의료기기산업 발전에 대해 의미 있는 대담을 나눴다. <편집자 주>

“치료 위한 의사결정의 70%, 진단검사 결과에 의존”
신포괄수가제도 시행시 의료기기업계와 협력·대응 필요

▲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송정한 이사장과 KMDIA 리처드 유 이사(한국로슈진단 대표)

대한진단검사의학회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우리 학회는 1980년 대한병리학회에서 독립해 창립했다. 1981년 대한의학회의 공식학회로 승인받았고, 2002년에 개정된 의료법에 따라, 전문과목 명칭이 임상병리과에서 진단검사의학과로 바뀌게 됐다. 후속 조치로 학회명도 대한임상병리학회에서 대한진단검사의학회로 개칭하게 된 후 새로운 시대에 부응하며 활기찬 발전을 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진단검사의학전문의가 임상검사실을 주도하고 있는 예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검체검사 관련 보험 규모의 지속적인 증가, 학회의 국제화와 영문학술지의 영향지수상승 등 검사실의 외형이나 학술적인 면에서도 발전하고 있다. 세부 분야로는 진단혈액, 임상화학, 임상미생물, 진단면역, 수혈의학, 분자유전 등으로 나뉘어 있고, 현재 1,000여명의 전문의가 대학병원, 중소병원, 전문수탁검사기관, 벤처회사 등에서 근무하고 있다.

진단검사의학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옛날 이야기이지만, 소위 슈바이처와 같이 환자를 보기 위해 의대에 들어온 게 아니라, 리서치를 하고 싶어 했다. 의대에서 보니 진단검사의학과가 리서치를 할 수 있으면서도 연구결과를 환자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학문이었다. 리서치와 임상을 연결할 수 있는 브릿지 역할을 하는 전문과라서, 주저함 없이 선택했다. 환자를 안 본다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다른 방면에서 환자의 진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이 있다. 그리고, 진단검사의학과 검사결과가 전체 의료비로 보면 5%에서 많게는 7%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임상 의사들이 의학적 의사결정을 할 때 70%를 검사결과에 의존한다. 그래서 진단검사의학이 굉장히 중요한 학문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의 비전은? 그리고 지난 10월에 ‘Laboratory Medicine in the Era of Disruptive Technology’라는 슬로건으로 큰 학회를 개최했다. 설명을 바란다.

▲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송정한 이사장

이사장이 되고 나서 학회를 좀 더 국제화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기존에 우리 학술대회가 1년에 봄, 가을에 하고 있는데 두 번 다 국내 학회였다. 이제 포맷을 바꿔 봄에 하는 학회는 회장님이 주관을 하는 국내 학회로 바꿨고, 가을에는 이사장이 주관하는 국제학술대회로 바꿨다. 지난해 첫 번째 국제학술대회를 열었고 외국에서 150여명 정도 참석을 했다. 성공적인 개최였으며, 의료기기업계에서 많은 후원이 있었다.

올해에도 지난달 18일 그랜드워커힐서울호텔에서 LMCE(Laboratory Medicine Congress & Exhibition) 2017을 제58차 대한진단검사의학회 학술대회와 동시에 개최했다.

LMCE 2017은 작년에 이어서 2년째 국제학회로 개최되는 학술대회로, 3개의 기조연설(Plenary Lecture), 4개의 핵심연설(Keynote Speech), 17개의 심포지엄, 13개의 교육워크숍으로 구성됐으며, 모든 기조연설, 핵심연설, 교육 워크숍, 그리고 13개의 심포지엄이 영어로 진행됐다.

‘Laboratory Medicine in the Era of Disruptive Technology’를 슬로건으로 해 4차 산업혁명 및 IT기술 발달과 함께 “업계를 새롭게 재편성하고 시장을 점유하게 될 신기술이나 서비스”가 진단검사의학 분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다뤘다.

올해의 테마는 ‘파괴적 기술이 진단검사의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와 관련된 내용인데, 전 세계적으로 파괴적 기술이 꽤 많이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핸드폰이 대표적인 파괴적 기술인데, 이런 것들 외 진단검사의학과 관련된 여러 기술들이 속속 들어오고 있고, 이런 것들이 진단검사의학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고자 했다.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진단검사의학에 들어오면서 어떻게 의료와 의사를 바꿔 갈지 예측해보고 토론하는 장이 됐다.

진단검사는 환자치료와 예방에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로 혁신적인 기술과 식견이 높은 전문의가 필요하다. 진단검사의 혁신을 이끌 핵심 기술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그리고 진단검사를 수행하는 의사에 대한 바람직한 의사상(像)은 어떻게 보는가?

최근 들어 진단검사의학에 혁신적인 기술들이 도입되고 있다. 향후 분석 장비는 새로운 기술의 발달로 점점 더 첨단화되면서, 동시에 소형화(miniaturization) 및 다중분석화(multiplexing)될 것으로 본다.

질량분석기의 도입은 기존 면역측정법 위주의 검사에서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미 적은 분자량 물질의 측정에서는 면역측정법과 경쟁하고, 이미 세균 동정에는 프로티오믹스 기반 질량분석법이 기존 화학적 방법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또한 mass imaging 기술을 통해 기존 현미경 판독에 변화가 올 것으로 본다.

최근 의료계의 화두는 정밀의료이다. 정밀의료의 중요한 부분이 유전체의학이고, 유전체의학의 중심에는 진단검사의학이 있다. 올해 초 NGS를 이용한 검사가 선택급여로 인정되면서 많은 검사실에서 NGS를 도입해 검사를 하고자 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특히 진단검사의학과를 굉장히 빠르게 바뀌고 있고, 몇 년만 방심하면 금방 뒤처지기 때문에 진단검사 전문의는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를 빠르게 캐치해서 받아들이고, 이런 기술들이 환자에게 접목될 수 있도록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 진단검사의학 전문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굉장히 다이나믹한 분야라고 볼 수 있겠다.

현재 학회에서는 ‘우수 검사실 인증평가’를 수행하는 있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최근 의료기관에서 중요시하는 것이 환자안전과 의료의 질 향상이다. 국민들은 안전한 병원,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을 찾아가고 있고, 이런 정보들은 공개돼 있다. 진단의학검사실도 마찬가지다. 신속하면서도 정확하고 정밀한 검사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진단검사의학재단에서는 우수검사실 인증평가를 해, 임상검사실이 얼마나 검사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평가함으로 우리나라 임상검사실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이런 인증 시스템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세계질향상학회(ISQua)로부터 현재 인증 심사 중이고, 올해 안에 좋은 소식이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 KMDIA 리처드 유 이사(한국로슈진단 대표)

의료기기산업은 손에 꼽는 미래주도산업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국내외적으로 체외진단기업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의료기기개발에 있어서 의료인의 지식과 아이디어, 경험은 그래서 매우 귀중한데 국내 의료기기산업 발전을 위해 의견을 준다면?

미래주도산업으로 전 세계가 바이오산업에 집중하고 있고, 바이오산업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의료기기산업이다. 국내외적으로 체외진단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의료기기 개발에 있어서 end user의 의견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 기업들은 단순히 공학적인 지식만을 가지고 제품을 개발한 후, 최종 평가단계에서 전문가에게 의뢰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이 경우 제품의 공학적인 성능은 좋으나 실제 사용하는 입장에서는 큰 문제점을 가지고 있어 제품이 시장에 나오지 못하고 사장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따라서 제품을 개발 전, 중, 후 단계에서 전문가들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자문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전국의 큰 병원은 의료기기중개임상시험센터라던지 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혹시 진단검사실에 그런 의료기기 개발에 있어 컨설팅을 의뢰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지?

지금 우리 학회에는 산·학·관 협의체가 있어 담당하는 의사가 있다. 그 의사를 통해 회사와 같이 문제점에 대한 이야기를 학회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평가는 각 의료기관 단위로 이뤄지고 있어서 몇 개의 의료기기평가 관련 센터들이 지정돼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을 기준으로 보면 성남시의 의료기기 창업을 지원해주는 사업체가 있다. 거기서 병원으로 요청이 오고, 과별로 지원체계가 갖춰 있다. 즉 진단검사실과 관련된 제안이 오면 참여해서 평가해주는 과정이 진행된다.

현행 보험수가와 범위에 대한 시각차가 크고 첨예한 상황은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대안이 있나?

현 복지부와 타과 의료계는 검체검사의 원가 보존율이 높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검체검사의 수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검사의 질을 보장할 수 있는 대책 없이 수가를 인하할 경우, 일선 병원에서는 값싼 시약/장비를 사용하거나, 질 관리에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함으로써 원가보존을 하려 할 것이고, 이는 검사의 질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환자 개인적으로는 부정확한 검사 결과로 인해 잘못된 진단이나 치료를 받게 될 수 있고, 국가적 또는 사회적으로는 조기에 치료를 하지 못하거나 부적절한 치료를 함으로써 불필요한 의료비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 검사실의 질 관리는 검사실의 자율적인 노력에만 의존해서는 충분히 이뤄질 수 없다. 제도적 강제성을 부여함과 더불어 검사실 질 관리에 소요되는 비용을 수가 등을 통해 적절하게 보상을 해야만 무리 없이 정착시킬 수 있다.

다행히 올해 7월부터 검사의 질 평가 성적과 적정 전문인력 수에 따라 검체검사수가를 차등 지급하는 검체검사 전문질 가산제도가 도입됐다. 도입 초기라서 약간의 문제점을 가지고는 있지만 이를 통해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의 질관리 노력이 제도적으로 인정받게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신포괄수가제가 전면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 신포괄수가제가 과잉진료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오히려 검사를 포함한 꼭 필요한 의료행위를 하지 않아서 생기는 의료의 질 저하가 우려된다. 우리 검체검사의 경우에는 포괄 수가에 묶여있기 때문에 검사 건수가 줄어들 것이고, 또한 과도한 검사 의뢰, 부적절한 검사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면서 검사 이용관리(Laboratory Utilization Management)에 대한 관심도도 점점 높아질 것이다.

학회에서는 신포괄수가제가 우리 진단의학검사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기 위한 정책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포괄수가제는 의료기기업체에는 큰 영향을 칠 것으로 예상해 서로 협조해 적절히 대응해가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이사장 취임시 ‘화합 속의 재도약’을 제시하며 산적했던 현안을 풀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임기 중에 이뤄내고자 하는 사안과 그간 성과를 소개하신다면?

먼저, 2017년 하반기에 진행된 검체검사 수가 인하와 관련해, 수가 삭감으로 인한 검사의 질 저하를 막기 위한 대책으로 검체검사 전문질관리료의 신설을 위해 노력했고,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염원하던 가산료 수가가 신설됐다.

그리고 학술 활동의 지속적인 국제화와 질 향상을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작년부터 시작한 가을 학회의 국제화는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자부하고 있고, SCI(E) 잡지인 Annals of Laboratory Medicine가 올해 JCR impact factor가 2.174로 목표했던 2.0을 예상보다 빨리 넘어 이제는 세계유수한 학술지가 된 것 같다. 또한, 소통, 공감, 협력으로 균형 있게 발전하는 학회를 만들기 위해 나름 다양한 분들과 소통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전문수탁검사기관 대표들과는 여러 차례 만나 수탁기관의 어려움을 경청했고 또 같이 어려움을 해결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체외진단의료기기회사와도 LMCE 2016과 2017과 관련해 상호 협력을 위해 여러 차례 만남을 가졌고, 올해 3월에는 국내 체외진단제품 업체 간의 소통과 교류를 통해 상호 발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모색하기 위한 국내체외진단제품 회사와 워크숍을 가진 바 있다.

그리고 신규전문의를 위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검체검사전문질관리료 수가가 신설돼 조금 시간이 지나면 양질의 일자리 확보가 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끝으로, 진단검사의학재단 우수검사실인증의 ISQua 인증 획득 등은 현재 진행되고 있고, ISO 15189 및 질평가법 제정 등은 남은 임기에 노력할 예정이다.

학회(의사)와 의료기기업계는 국민보건증진을 위한 두 축이다. 대한진단검사학회와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가 상호 교류 및 발전하기 위해 의견을 주신다면?

학회와 의료기기업계는 우리나라 검체검사의 미래를 이끌어가는 동반자다. 진단검사의학이 발전하려면 어느 한쪽만 성장해서는 안 된다. 학회는 새로운 검사장비나 시약을 평가하고 빠르게 도입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학술대회를 통해 새로운 제품들을 회원분들에게 소개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LMCE에 참석하고 있는 외국인은 현재 150여 명이지만, 수년 내로 수백 명의 검사전문가뿐만 아니라 IVD 제품에 관심 있는 외국 회사 분들도 참석해 최신 장비와 제품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장이 돼, 미국 AACC, 유럽의 MEDICA, 아랍의 아랍헬스와 같은 아시아 최대의 전시장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 - 송정한 이사장

1988년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임상병리학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 1997년부터 현재까지 서울대 의과대학 검사의학교실 전임강사, 조교수, 부교수, 교수로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2003년부터 현재까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과장을 맡아 운영하고 있으며, 경영혁신실장, 인재개발실장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대한임상검사정도관리협회 사업국장, 임상화학분과위원장, 대한진단검사의학회 보험이사, 학술이사, 편집이사를 역임했으며, 2016년 1월부터 대한진단검사의학회 및 한국유전자검사평가원 이사장, 6월엔 진단검사의학재단 이사장에 취임해 학회·의학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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