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J. D. 밴스, 출판사 흐름출판

힐빌리의 노래

미국의 자본주의는 계층별 구분을 숨기지 않는다. 힐빌리나 레드넥 혹은 화이트 트레쉬 같은 단어가 주는 느낌은 좌절스러움을 넘어 잔혹하기까지 하다. 힐빌리는 산동네 레드넥이란 땡볕 아래서 일을 하는 육체노동자의 목이 햇볕에 그을린 것을 비하하는 것이고 화이트 트레쉬란 말 그대로 백인 쓰레기란 뜻이다.

미국 사회 계층의 가장 밑바닥 부류를 지칭 하는 말로 주로 육체 노동자나 일용 노동자 계층으로 최소생계비 정도만의 소득으로 가난하게 살아가는 이들을 지칭하는 단어이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아메리칸 드림의 최신판이다. 백인이지만 가난한 공업지구에서 성장했으며 가족 모두 일용직 노동자의 삶을 벗어나지 못한다. 설사 급여가 좋은 일자리가 있다고 해도 본인의 근면함의 부족으로 해고를 밥 먹듯 당하고 마약과 술에 의존하여 삶은 피폐하며 결혼과 동시에 이혼을 거듭하여 본인의 친부가 누구인지 조차 알지 못하고 살아가는 어느 청년의 자서전이다.

다행히 청년은 어린 시절의 환경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대학을 입학하고 해병대에 입대하여 이를 발판으로 예일대 법학대학원에 진학하여 변호사가 된다. 물론 예일대에 진학한 뒤 그가 겪는 사회적 배경에 대한 다름으로 인하여 사회적 차별을 겪게 된다.

그가 살았던 바닥의 환경에서 그들은 복지제도에 대하여 비난을 서슴지 않는다. 죽도록 일을 하지만 자신들이 낸 세금으로 푸드쿠폰을 받아 살아가는 제도와 사람에 대하 비하이다.

선별적 복지의 폐해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으로 미국이 지니고 있는 사회적 갈등을 여과 없이 나타내고 있다. 공립학교에 다니며 무료 점심을 제공받고 아프면 응급실로가서 응급 지원금으로 치료를 받는다. 하지만 본인들을 위한 사회 복지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있는 이율배반적 태도를 가지고 있다.

심지어 그들은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아닌 공화당을 선택했다.

마치 삶 자체가 정리되어 있지 못하고 윤리는 실종 되었으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가난한 환경을 비관하고 이로 인한 좌절이 자신의 학대로 전이되어 술과 마약으로 모든 걸 잊고자 하는 그의 어머니를 그리며 일관적이지 못한 삶의 시각을 표현한다.

저자는 이런 사회에 대한 구제의 방법이나 대안을 제시 하지는 않는다. 그저 관찰자적 시점에서 냉정히 바라보며 이 글의 썼다. 그렇다고 성공을 위한 자신의 노력에 대한 서술이 많지도 않다. 그런 환경을 벗어나기 위한 비판적 성찰 이후의 동기가 아닌 주어진 기회에 최선을 다하는 묘사가 전부이고 주립대학을 거처 명문 사립대에 입학하는 과정을 담담히 묘사하였다.

소위 러스트 벨리라고 하는 녹슬은 공업지구는 이번 미국 대통령의 선거에서 이변을 일으키며 트럼프의 당선을 도왔다. 경기의 침체와 공업지구의 도산으로 일자리를 잃고 소득이 줄어든 백인 노동자 층이 국수주의 기치를 든 트럼프에 열광했고 자신들의 구원자로 생각하여 공화당을 지지했다.

값싼 외국노동자가 자신들로 대치 될 것이라는 희망, 저가의 값싼 외국 제품이 자신들이 만든 비싼 Made in USA로 바뀔 것이라는 희망이 낳은 선택이다.

선별적 복지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국수주의를 통한 국내 경기 부양은 미국이 가지고 있는 현재의 어려움을 잘 대변해 주고 있다. 더불어 미국의 힘은 기회이며 아직 노력만 한다면 힐빌리에서도 예일의 법학생을 배출하여 6자라의 급여를 받을 수 있는 계층 이동의 방법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우리나라는 보편적 복지를 기치로 든 정부가 당선이 됐다. 얼마나 많은 변화를 가져올지는 몰라도 최소한 사회보장성이 확대 될 것이라는 기대는 할 수 있다. 문제는 선별적 복지에 대한 계층 간 갈등을 이겨내고 모두가 더불어 사는 나라다운 나라가 실현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기회의 균등을 이루기 위한 사회 안전망의 확충이 선행 되어야 한다. 변형적 파견직이나 비정규직의 양산이 결국 사회의 분열을 가져 올 수 있음을 경고한다.

저자는 미국이 갖는 소득의 양극화와 사회적 불평등을 세밀히 묘사했다. 그리고 희망에 대하여도 보여준다. 가난의 덫을 벗어난 이시대의 희망이 셈이다. 물론 지금의 미국은 이런 계층 간 이동이 더욱 어려운 사회로 가고 있음에도 이 책은 꺼지지 않는 희망을 보여주는 것이다.

저자 J. D. 밴스(J. D. VANCE)는 ‘러스트벨트’에 속하는 오하이오주 미들타운에서 태어나 가난한 애팔래치아 지역인 켄터키주 잭슨을 오가며 자랐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학비 감면을 위한 군입대를 선택하여 4년간 복무했고, 이후 오하이오주립대학교를 거쳐 예일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했다. 군에서의 홍보 업무가 나중에 그의 사회 생활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번역은 미네소타주립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을 공부하고 졸업 후 국내 비영리 민간단체에서 인턴으로 일했고 대기업 전략기획팀에서 직장생활을 했으며 글밥아카데미를 수료하고 현재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 중이신 김보람님이 해주셨다.

흐름출판에서 2017년 9월 발간하였다. 

[기고자 소개]
이태윤
자유와 방임을 동경하고 꾸준한 독서가 아니면 지능이 떨어진다고 믿는 소시민이며 소설과 시에 난독증을 보이는 결벽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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