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 KERI 칼럼] 유환익 정책본부장

[한국경제연구원]

경제 살리는 정기국회 되기를 기대한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정책본부장

최근 경제 전망을 종합하면 ‘우리 경제가 좋아지고 있지만,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에 놓여있어 안심할 수 없다’라고 요약된다. 지난 7월 정부는 ‘새정부 경제정책방향’ 발표에서 세계경제가 회복되는 추세와 함께 11조원 규모의 추경 효과로 올해 3%대 경제성장률을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10일 후 기재부의 ‘최근 경제동향’ 분석에서는 주력업종 생산 부진, 60% 이상 중국인 관광객 감소, 대북 및 한미FTA 문제 등으로 경기 회복세가 견고하지 않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와 같은 여건에서 곧 9월 정기국회가 열린다. 이번 정기국회는 우리 경제가 회복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불안 요소를 해소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환경을 만드는 국회라는데 의미가 있다. 이러한 의미를 살리기 위해 국회가 해야 할 일들이 있다. 우선 경제활성화 법안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는 장을 만들어 입법화하고 현재의 규제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업에 부담을 주는 법안 입법에 대하여 신중을 기하고, 우리 기업인들이 경영에 매진할 수 있도록 배려할 수 있어야 한다.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국회의 최우선 과제는 오랫동안 계류돼 온 경제활성화법을 공론화하고 입법화하는 것이다. 과거 기획재정부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크라우드펀딩법 등 9개의 경제활성화법안이 시행될 경우 66만개의 일자리가 생긴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규제프리존특별법, U턴기업지원법 등과 같은 법안이 통과된다면 더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 질 것으로 기대된다. 새정부가 역점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81만개 일자리 창출 목표를 달성하려면 국회의 경제활성화법 추진이 꼭 필요해 보인다.

더불어 경제활성화법과 함께 규제개혁 관련 법안도 조속히 통과되어야 한다. 대한민국 10대 산업의 평균 나이가 올해로 약 47세로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이 때문에 기존 산업에서 획기적으로 일자리를 만들기란 매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 새로운 산업 없이 새로운 일자리도 기대할 수 없다. 더욱이 새로운 산업이 나타나려면 새로운 법과 제도가 필요한데 지금과 같이 과학과 기술이 급변하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이를 일일이 만들고 개정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이제 우리 규제시스템을 법률상 원칙적으로 모두 허용하고 예외적으로만 금지하는 네거티브 방식을 도입할 때이다.

둘째로, 우리 경제의 회복세를 견고하게 유지하려면 기업에 부담을 주는 입법에 대해 신중하여야 한다. 현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따르면 제•개정이 필요한 법령이 무려 465건에 달한다고 한다. 대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입법을 추진했다가 자칫 기업의 투자 의욕을 떨어뜨려 일자리 창출이 저해될 수 있음을 명심하여야 한다. 따라서 국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 글로벌 조세경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심도 있게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업인들이 경영에 매진할 수 있도록 배려하여야 한다. 국회 국정감사 기간 지나치게 포괄적인 사안에 대해 기업인을 증인으로 부르는 것은 분명 과도한 측면이 있다. 때로는 특정 기업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대외 신인도에 타격을 받아 입지 않아도 될 불필요한 손실을 입기도 한다. 이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기업가정신을 위축시킬 우려마저 있다. 다가오는 정기국회는 우리 기업인들의 자긍심을 고양시킬 수 있는 국회가 되길 바란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의료기기뉴스라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