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해리 G. 프랭크퍼트, 출판사 씨아이알

사랑의 이유

삶 속에서 철학이 주는 가치는 다양하다. 우리가 흔히 도덕성이 왜 필요한지에 대하여 고민해 보면 대답은 선택의 우선권이라고 한다. 선택의 연속인 삶속에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한 우선순위를 제시한다고 한다.

길을 걷다 도움을 원하는 아이를 만났을 때 혹은 지하철에서 무거운 짐을 들고 계신 연로한 분을 봤을 때 자신의 목적에 우선하여 어떤 행동을 취해야 되는가에 대한 선택은 윤리적 가치가 도움을 준다.

역시 조직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결정해야 할 때 윤리적 기준은 우리에게 도움을 준다. 특히 고도의 윤리적 가치가 수반되어야 하는 인사위원회나 전략적 판단의 경우 윤리적 가치는 실용적으로 작용 한다.

실제 생활에서 흔히 갖는 질문 중에 삶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어떤 삶을 살 이유가 있는가? (How one has reason to live)라는 의미를 답하기는 쉽지 않다. 저자는 이 답이 쉽지 않은 이유를 이 답이 내재하고 있는 선행 조건인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How one should live)가 해결돼야 하는데 이는 도덕의 정의만큼이나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답은 무엇일까?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가? 삶의 동기이자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다. 윤리학이 전공인 저자는 사랑이라고 하는 가치에 대하여 분석하고 사랑의 본성에 대하여 설명하여 그 답을 제시했다. 사랑이라고 하는 것은 칸트가 언급한 이기적 사랑보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전통의 자기 사랑을 설명하였다.

저자는 사랑에 내재하는 하는 4가지 특성에 대하여

1. 사심이 없는 관심 즉 사랑은 받는 사람이 본질이며 그 자체가 목적이 된다. 어떤 다른 목적도 결부되지 않는다.
2. 개인에 대한 사랑은 무엇과도 대체될 수 없다. 그 자신 때문에 사랑받는 것이지 어떤 유형이라 사랑받지 않는다는 배타적 개념이 포함되어 있다.
3. 주체와 대상에 대한 동일시로서 사랑받는 사람의 이익을 자신과 동일시 한다. 즉 대상에 대한 판단이 나와 완전 결부되어 이익과 고통이 나와 동일화되어 있다.
4. 의지에 대한 억압이다. 사랑은 나의 의지의 결과가 아니다. 우리가 무엇을 사랑하는가. 사랑하지 않는가라는 점이 우리 의지가 아닐뿐더러 선택도 아니다. 저자는 오히려 사랑은 우리의 직접적 의지적 지배를 벗어나는 조건에 의하여 규정된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을 가장 잘 충족시키는 것이 자기에 대한 사랑이라고 한다. 자기에 대한 사랑이 없는 사람들이 겪는 불안과 정신적 혼돈은 자기 사랑에 대한 가치를 반증하는 결과이다.

그 다음으로 비슷한 사랑이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이다. 부모는 자식에 대하여 어떤 대가나 보상을 바라지 않고 아이의 존재 자체에 가치를 두며 자신의 의지를 억압하고 아이를 위한 양육에 자기를 희생한다.

그렇다면 사랑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자기 보존의 욕구 때문이라고 한다. 특이하게도 저자는 이 개념을 설명하면서 목적과 수단의 전도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즉 나를 사랑하는 또 다른 방식이 자식에 대한 사랑이지만 나는 자식을 위하여 나를 희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자기 부정이 사랑의 완성이 되는 궁극적 희생을 설명한 것이며 이런 특성이 우리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기본적 토대가 된다는 것이다.

물론 사랑이 항상 바른 가치를 가지고 있지 않을 수 있다. 이는 인간이 갖는 환경의 다양성만큼이나 여러 원인이 결부되어 사랑의 가치에 대한 무지나 가치의 고민없이 무조건적으로 실행되는 경우다.

즉 사랑하는 대상이 나쁨에도 그리고 이를 인지하고 있음에도 사랑을 하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 당연히 사람은 불행할 수밖에 없지만 최악의 선택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사랑은 그 자체로서 목적이자 이유로서 관심의 행위, 헌신의 행위를 창조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저자는 사랑이 갖는 성실함은 도덕적 가치와는 무관하다고 한다. 성실함이 도덕적 불완전성과 양립가능하며 심지어 사악함과도 연관되어 있다고 한다. 사랑이 잔인해질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한다. 성실한 사랑이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사랑이 갖는 가치는 도덕이나 유용함이 아닌 그 존재 자체로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대상을 위하여 모든 가치를 져버리는 행위가 설명되는 이유이기도 하며 그렇기에 우리는 사랑에 대한 위험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저자는 사랑의 이유(The Reason of Love)라는 주제로 시작했지만 사랑의 속성에 대한 교훈을 설명하였으며 이를 통하여 사랑의 실체에 보다 근접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였다.

저자 해리 G. 프랑크퍼트(Harry G. Frankfurt)는 존스홉킨스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예일 대학교 록펠러 대학교, 오하이오주립대에서 도덕철학 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프린스턴 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로 있다고 한다.

주요 저작으로는 “우리가 마음쓰는 것의 중요함”, “필연성 의지 그리고 사랑”, “진실에 대하여” 등이 있다.

2017년 3월 도서출판 씨아이알에서 초판을 발행했고 역자는 공주대학교 윤리학 교수로 계신 박찬영 교수님이 수고하여 주셨다. 

[기고자 소개]
이태윤
자유와 방임을 동경하고 꾸준한 독서가 아니면 지능이 떨어진다고 믿는 소시민이며 소설과 시에 난독증을 보이는 결벽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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