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CA, 복막투석 받는 환자 늘어날 땐 건강보험 재정 절감 효과 기대

53세 A씨는 만성신부전을 8년째 앓다가 최근 주치의로부터 투석치료를 권유받았다. 하지만 A씨는 투석법 선택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주 3회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혈액투석과 본인이 직접 투석 관리를 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직업을 유지할 수 있는 복막투석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대다수의 환자들이 혈액투석을 선택한다는 것은 혈액투석의 효과가 더 좋다는 뜻일까? 하지만 아직 일할 나이이기에 복막투석을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A씨는 실제로 투석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치료 성적과 삶의 질은 어떠한지 궁금해졌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원장 이영성)은 2016년 '말기 신부전 환자의 투석방법에 따른 성과연구'를 수행해, 당뇨병이 없는 65세 미만 환자에서는 혈액투석과 복막투석 간 사망 및 뇌혈관질환 위험의 차이가 없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구 고령화에 따라 신장질환의 주요 원인인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가 증가하면서 만성 신장병 환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만성 신장병이 진행됨에 따라 신장이 기능을 할 수 없게 돼 신대체요법을 필요로 하는 말기 신부전 환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말기 신부전 환자 증가율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로, 국내에서 신대체요법을 받는 말기 신부전 환자는 2006년 46,730명에서 2016년 93,884명으로 10년 사이 약 2배가량 급증했다.

투석치료를 받는 환자는 의학적 상태, 생활양식, 개인의 선호에 따라 혈액투석과 복막투석 중 한 가지 방법을 선택할 수 있으나, 국내에서는 대다수의 환자들이 혈액투석을 선택하고 있어, 복막투석과의 이용률 격차가 커지고 있다.

대한신장학회 등록자료에 의하면 혈액투석 환자 수는 매년 5-8%가량 증가해왔으나, 복막투석 환자 수는 지난 10년 간 지속적 감소추세이다.

한편 국내에서 급증하고 있는 혈액투석이 복막투석에 비해 임상적인 효과가 우월하다고 판단할 근거는 부족한 상황이다.

2014년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혈액투석의 생존율이 복막투석에 비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해외에서는 복막투석의 초기 2~4년간의 치료성과 향상을 보고하고 있고, 2012년 코크란 연합에서는 체계적 문헌고찰을 통해 두 투석법 간 생존율에 차이가 없다는 결과를 보고했다.

이러한 논란에 따라 국내 환자 자료를 활용해 투석방법에 따른 임상적 효과를 평가할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건강보험 청구자료 분석 및 환자 설문조사를 수행해, 혈액투석과 복막투석의 임상적 효과 및 삶의 질을 비교하고, 투석법 이용 비율 변화에 따른 재정영향을 분석했다.

이번 연구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연구책임자 류동열 이화여대 신장내과 교수는 “임상현장에서 당뇨병이 없는 65세 미만 환자에게 두 투석법 간 임상적 효과의 차이가 없다면, 생활습관이나 선호도에 따라 복막투석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조기에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번 연구가 투석방법을 선택할 때 의료인과 환자에게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향후 더 많은 환자들이 가정에서 스스로 복막투석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NECA는 국민건강임상연구 사업의 일환으로 2016년부터 말기 신부전 환자의 투석 방식에 따른 비용효과성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전향적 임상연구를 추진하고 있으며, 연구 결과는 2018년에 발표될 예정이다.

연구보고서 원문은 ‘NECA 웹사이트(www.neca.re.kr) → 연구원 지식정보 → 연구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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