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EU 디지털 단일시장 전략의 평가와 시사점’ 분석 보고서 발간

EU가 역내 디지털시장의 경계를 허물며 전 EU 차원의 4차 산업혁명 추진을 가속화함으로써 우리 기업은 유럽의 전자상거래시장, 스마트 제조·홈·헬스, 스타트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회요인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제조업 기반이 우수한 유럽의 디지털화가 본격화되면 경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어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KOTRA(사장 김재홍)는 지난 6일 발간한 ‘EU 디지털 단일시장 전략의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미국·중국과의 새로운 경쟁 구도를 구축하고 있는 EU의 디지털 단일시장 전략의 추진현황을 중간 평가하고 정책 및 기업측면의 시사점을 제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유럽의 정체된 생산성 제고를 위해 디지털화를 통한 신성장전략 추진
EU 집행위원회는 역내 전역, 全산업의 디지털화를 촉진함으로써 저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 회복을 도모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유럽의 생산성이 미국에 추월당한 중요한 원인으로 ICT를 활용한 혁신의 부진이 꼽혔기 때문이다. 특히 2015년부터 추진 중인 디지털 단일시장 전략(Digital Single Market Strategy for Europe)은 EU라는 거대시장을 토대로 4차 산업혁명을 가속화한다는 야심찬 기획이다.

디지털 경제활동·혁신의 장벽 완화·철폐,
회원국간 일관성 있는 디지털 혁신전략 추진

유럽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경간 장벽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EU는 회원국 소비자 계약법 조화, 국경간 전자상거래를 제약하는 불합리한 가격차별 철폐, B2C 전자상거래에 대한 부가세 시스템 간소화 등 역내 전자상거래시장 통합을 위한 제도 개선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또한 국경의 제약 없이 시청각 콘텐츠를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하는(content portability) 작업을 진행하고, 2017년 6월부터는 역내 로밍요금을 철폐해 온라인 소비여건을 개선했다,

EU는 강한 제조업 기반을 중심으로 산업 디지털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EU는 회원국별로 30개 이상 추진되고 있는 인더스트리 4.0 정책을 연계해 역내 제조업 디지털 혁신의 효율성을 꾀하는 한편,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사물인터넷·빅데이터·5G 등 핵심 분야의 기술표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제도적·물적 인프라 개선 노력도 주목할 만하다. ‘일반 데이터 보호법률(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의 도입은 EU 차원의 디지털 혁신의 제도적 기반을 구축한다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또한 무선인터넷 확산, 사물인터넷의 근간이 되는 700MHz 주파수 배포 등 물적 인프라 개선도 산업 디지털화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EU는 미국·중국과의 경쟁을 위해서는 디지털시장 통합에 의한 규모의 경제 달성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며, 이는 현재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한중일 디지털 싱글마켓 이니셔티브에도 시사점을 제공한다. 또한 EU는 경제적 비중이 크고 비교우위가 있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어 우리에게 중요한 전략적 함의를 준다.

전자상거래시장 확대와 산업 디지털화에 따른 기회요인에 주목,
경쟁 심화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EU의 디지털 단일시장 전략 추진과 더불어 우리 기업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첫째, 역내 ICT 인프라 개선 및 규제 조화로 EU 전체 전자상거래 시장을 염두에 둔 패션, 화장품, 가전제품 등의 진출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둘째, 스마트 제조·홈·헬스 관련 시장이 높은 성장성을 보이고 있어 우리 기업은 생산 공정이나 제품에 사물인터넷을 적용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셋째, 디지털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뒤떨어진 남·동유럽은 관련 투자를 지속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그 밖에 국제 공동 연구개발 프로젝트 참여나 현지 액셀러레이터를 활용한 스타트업 진출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

우리 기업이 유의할 부분으로는 유럽 각국이 제조업 디지털화를 본격화하면 중장기적으로 유럽·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우수한 제조업 기반을 갖춘 서유럽 국가들은 디지털화를 통해 재도약을 모색하고 있으며, 생산기지 리쇼어링이 향후 확산될 수 있다. 우리 기업은 비용절감 차원의 경쟁력 확보에서 탈피해 디지털화를 통한 혁신역량 강화에 더욱 주력해야 할 시점이다.

윤원석 KOTRA 정보통상협력본부장은 “시장이 성숙된 미국이나 자국우선주의가 강한 중국과 달리, EU의 디지털시장은 지금 재편 과정에 있어 기회영역이 상대적으로 많다”면서, “EU 차원의 디지털시장의 시스템 변화가 가져올 기회요인에 주목하는 한편, 유럽 기업과의 협력 시 오프쇼어링보다 온쇼어링·니어쇼어링을 선호하는 그들의 특성에 맞춘 세밀한 현지화 전략이 중요하며, 사이버보안, 개인정보 보호 역량은 필수조건”임을 강조했다.

오프쇼어링은 기업의 기능·공정 등의 일부를 해외에서 조달하는 방식, 온쇼어링은 자국 내에서 조달하는 방식이고, 그리고 니어쇼어링은 인접 국가로부터 조달하는 방식을 지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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