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th PCSI Summer School 참관기

■ 25th PCSI Summer School 참관기

포괄수가제 모델링 및 연구를 통한
진료비 지불제도의 진화 모색

▲ 황효정
메드트로닉코리아(유) 차장

지난 6월 프랑스 아비뇽에서 개최된 25th PCSI(Patient Classification System International) Case-mix Summer School에 참석했다. PCSI는 포괄수가(case-mix, DRG) 모델의 개발 및 분석, 평가에 중점을 둔 국제기구로 1987 년 리스본에서 유럽 환자 분류시스템(PCSE, Patient Classifications Systems Europe)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설립된 국제 유일의 포괄수가 연구 조직이다. 회원국가의 정부기관 및 학계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포괄수가 연구를 수행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보건의료 시스템에서 환자 그룹화(grouping patients) 과학의 전파 및 개선 촉진을 목적으로 한다.

PCSI에서는 매년 포괄수가 관련 회의와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교육 프로그램은 Summer school이라 불리는 입문과정(introduction to principles and applications of case-Mix in health systems)과 Winter school이라 불리는 고급 과정(advanced design and implementation of case-mix funding models)으로 구분된다.

<25th PCSI Summer School 교수진과 학생들>

올해 Summer School에는 정부기관, 요양기관, 보험회사 등에 종사하고 있는 영국, 아일랜드, 슬로베니아, 일본, 인도네시아 등 10개국 출신 25명의 학생이 등록하였으며 포괄수가제를 시행하고 있거나 시범사업으로 운영중인 포괄수가제를 확대하려는 각국의 움직임 안에서 해당 제도에 대한 이해를 높이려는 목적으로 수업에 참여하였다.

프로그램은 6일 동안 질병군 분류 및 코딩, 주요국 포괄수가 운영사례, 포괄수가 모델링, 그룹 워크 등의 수업으로 구성되어 미국, 호주, 프랑스, 스웨덴, 네덜란드의 의료계 및 학계에서 활동하는 포괄수가 전문가가 수준 높은 강의를 제공하였다. 

<25th PCSI Summer School Coding Session>

교육 과정 중 별도의 시험은 없었지만 프로그램 중 그룹 워크와 발표과정이 있었으므로 학생 5명 단위로 5개 그룹이 구성되어 매일 그룹 워크를 진행하였고 마지막 날에는 그룹별로 가상의 국가를 설계하여 진료비 지불제도로 운영할 수 있는 이상적인 포괄수가제를 모델링하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PCSI School을 통해 포괄수가 질병군 분류 및 코딩, 비용 분석, 질 관리 등에 대한 기초적인 이론과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Summer School에 참석한 학생들의 포괄수가 이해도가 높았으므로 그룹워크를 통해 각 나라의 포괄수가 운영사례를 공유하고 여러 논의를 거쳐 포괄수가제를 모델링하면서 유럽 및 아시아의 진료비지불제도를 공부할 수 있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나 기타 기관에서 제공하는 포괄수가제 교육 및 세미나를 통해서도 포괄수가제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겠으나 더욱 넓은 범위에서의 포괄수가제 개발 및 모델링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원한다면 PCSI에서 제공하는 교육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입문과정에 비해 사례 분석이 많은 고급과정은 2018년 4월에 Nicosia, Cyprus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관련 사이트 (http://www.pcsinternational.org/events/case_mix/)를 통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25th PCSI Summer School Group Work>

전 세계적으로 인구고령화 및 의료서비스 수요 증가로 인해 상승하는 의료비지출에 대비하고 효율적인 건강보험재정 관리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포괄적 진료비 지불제도(bundled payment system)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GDP 증가율 대비 건강보험진료비 증가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건강보험재정의 지속가능성과 예측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포괄수가제의 확대 적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13년부터 7개 질병군 포괄수가제가 당연 적용되고 있으며, 2009년부터는 일부 공공병원을 중심으로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이 시행 중에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의료보험 도입 당시부터 행위별수가제를 주요 진료비지불제도로 운영하고 있던 중 포괄수가제가 도입되었고, 행위별수가제를 바탕으로 설계된 포괄수가의 저수가 문제와 원가 반영의 투명성 등 여러 한계점으로 인해 의료계의 반발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의 진료비지불제도 개편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관련 당국은 여러 각도에서의 포괄수가제 운영에 대한 평가 및 분석을 바탕으로 제도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어야 할 것이다.

PCSI 프로그램을 통해 효율적인 포괄수가제 운영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질병군 분류가 정확하게 이루어져야 하고 소모자원이 합리적으로 반영되어 적정진료가 이루어질 수 있는 원가수집시스템이 필수적임을 느꼈다. 또한 의료의 질 관리를 위한 철저한 데이터 수집과 평가 절차, 비용통제적인 포괄수가제 하에서도 의료기술 발전과 환자의 선택권을 고려한 신의료기술 추가보상 제도의 필요성을 느꼈다. 

행위별수가제, 포괄수가제, 총액계약제 등 어떠한 지불제도라도 완벽한 지불제도는 없듯이 주어진 환경에 따라 진료비지불제도를 유연하게 운영하고, 지속적인 사례 연구를 통해 보완점을 반영하여 제도를 진화시키는 것이 의료제공자, 보험자, 환자가 만족하는 진료비 지불제도가 될 것이다.

외국의 경우 지속적으로 포괄수가 질병군 분리체계 및 비용산정, 의료의 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여 제도의 진화를 거듭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안정적이며, 효과적인 포괄수가제를 운영을 도모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나라 또한 외국의 포괄수가제 운영사례와 7개 질병군 운영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제도적 보완점을 개발 및 반영함은 포괄수가의 안정적인 운영 및 확대에 있어 필수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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