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DIA, 치료재료 기업 CEO 인터뷰 - 알로텍 고정택 대표

해외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혁신의료기기가 국내에서는 건강보험에 등재되지 않아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수출길이 막히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알로텍은 2009년 ‘일회용 의료 핸드피스’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서너 차례 건강보험 등재를 거쳐 시장 출시를 기대했으나 수가 대상 품목이 아니라는 이유로 지금까지 기업 성장의 기회를 잃어버리고 감염위험을 현저히 낮춘 치료재료의 환자 사용이 막혀 있는 상황에 있다. 현재는 행위료에 포함된 별도산정불가 제품으로 묶여있어, 이를 보험 급여화를 요청한 상태이다.

일회용 의료 핸드피스, 세계 최초 개발

2015년에는 식약처로부터 장비가 아닌 소모품 재료로서 인정받아 ‘전동식 일회용 의료용 핸드피스 제1호 품목’으로 허가도 받은 바 있다.

이처럼 보험수가가 인정되지 않았기에 병원이 감염관리를 위해 알로텍 제품을 사용하기 위해선 직접 구매해야 수술에 사용할 수 있다. 탁월한 감염 예방 효과가 있고, 비용 역시 1/10 이상 절감한 제품이지만 병원 입장에서는 수술시 최소 2개 이상 사용되는 일회용 핸드피스를 매번 수십만 원의 가격을 감당해 사용하기에는 부담이다.

알로텍 고정택 대표는 “정형외과 일회용 핸드피스를 개발하면 기존의 재사용 의료핸드 피스의 불완전한 세척, 환자 2차 감염을 원천적으로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며 “실제 환자와 의료인 역시 감염예방이 될 것이라는 인식과 만족도가 높았다”고 밝혔다.

일회용 의료 핸드피스는 오염을 방지해 환자 감염을 막고 장치 폐기 비용을 최소화한 부분이 특징이다. 충전식 12볼트 리튬 배터리를 채택해 높은 성능을 보일뿐더러, 재사용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별도의 일회용기능칩을 개발해 장착했다.

특허 등록한 이 일회용기능칩은 처음 수술을 하기 위해 핸드피스에 1차 전원이 들어가고 수술이 끝나고 전원이 끊기면 이후 재작동을 해도 전원이 차단돼 핸드피스를 사용할 수가 없게 한다.

또 재사용 방지책은 추가로 한 가지가 더 숨겨져 있다. 핸드피스를 풀고 다시 조립하면 모양이 어긋나서 재조립을 할 수 없도록 디자인한 것이다.

재사용 의료 핸드피스, 감염 위험 높아

제조사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개발된 의료기기가 환자의 수술 후 감염위험을 낮추고 또 재수술의 위험도 줄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알로텍의 문헌 근거에 의하면, 병원에서 사용하고 있는 핸드피스를 수거해 물질을 배양한 결과 다양한 균사체가 발견됐고, 이는 재사용 핸드피스가 잠재적인 위험을 가지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또한 재사용 핸드피스는 병원에서 세척과 멸균을 해도 혈흔이 검출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유해한 박테리아 또는 바이러스가 완전 멸균되지 않을 경우 재사용 핸드피스는 감염의 원인이 될 위험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알로텍은 최근 심평원에 보험등재 결정을 다시 신청했다. 이번에는 식약처로부터 소모품 재료로 허가받은 것을 근거로, 장비가 아닌 소모품(치료재료)은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과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라 급여 및 비급여 또는 정액 수가로 산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고정택 대표는 “집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주사기를 비롯해 수술포·수술 장갑 등과 같이 핸드피스도 일회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하면서 “국내에서는 새롭게 개발한 제품이어도 별도로 기준을 인정해주지 않고 있어 국내 병원에서 이용을 못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알로텍, 국내 공급 어려움 수출로 극복 노력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1월 일회용 의료기기의 재사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감염 예방, 일회용 사용, 인체위해 감소 등 효과가 입증된 52개 의료기기에 대해 내년 상반기까지 단계적으로 보험에 등재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런 별도산정불가제품의 급여화가 이뤄지고 있지만 일회용 의료핸드피스와 같은 수출 혁신 품목들은 보험 등재 대상에서 빠져 있어 안타까운 실정이다.

알로텍은 국내 공급의 어려움을 수출로 극복하고자 5년째 미국정형외과학회(AAOS) 전시회를 참가해 해외바이어를 만나고, 지난해 11월에는 코트라 전시지원사업으로 의료기기 최대 전시회인 ‘메디카(MEDICA) 2016’에 출품, 현지 바이어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런 노력의 결실로 지난해 1월에는 이탈리아 유니메디칼 바이오테크사와 독점판매 계약서를 체결하고 작지만 의미있는 6만 달러의 수출을 시작했고, 같은 해 12월에는 미국정형외과 의료기기 전문 유통사인 ‘유니버셜 메디칼 프로덕트’에 120만 달러를 선적함으로써 미국시장 진출의 새 역사를 썼다.

특히, 올해 3월, 미국 의료기기 온라인 전문 유통회사인 아이레미디와 5년 간 5,600만 달러 규모의 독점공급 MOU를 체결해 향후 10년 내 글로벌 정형외과 의료기기 선도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지만 헤쳐 나가야 할 파도가 너무 높은 상황이다.

특히, 미국 현지 판매를 위해 필수적으로 국내에서의 판매 가격을 요구받고 있고, 이는 미국 보험제도 메디케어(Medicare)에 등록하기 위해서 ‘한국 건강보험 급여 등 품목표에 등재된 자료’가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고정택 대표는 이번 보험조정신청에서 “제품과 관련된 다수의 기술특허, 관련 논문, 연구개발·수출실적 등 기업의 정당한 노력이 추가적으로 평가 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고정택 대표는 창조적 개념으로 개발한 혁신의료기기를 규정하고 정책적 의사결정을 내리는 정부 당국이 보다 전문화되고, 국산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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