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DIA 대담인터뷰 - 대한성형외학회 박승하 회장

대한성형외과학회는 어떤 학회인가?

대한성형외과학회는 1966년 창립해 지난해 11월 학회 창립 50주년 행사를 가졌다. 성형외과는 일반인들이 주로 미용성형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원래 재건성형에서 시작했으며 선천적 기형, 외상, 암 제거 후 조직 결손이나 변형을 수술로 모양뿐만 아니라 기능까지도 정상적으로 복원하는 분야이다. 과거에 비해 일반인들도 인생의 질적 향상을 꾀하기 때문에 앞으로 수요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며, 현재 대한성형외과학회 정회원(전문의)는 2,400명에 이른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는 ‘KMDIA, 의료계 명사 대담인터뷰’를 기획, 대한민국 의학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의료계 명사와 대담을 통해보건의료 현안을 공유하고, 의료와 산업과의 연계 및 협력 방안 등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번호에는 대한성형외과협회 박승하 회장과 KMDIA 이경국 수석부회장(신한씨스텍 대표)이 만나 대담을 나눴다. <편집자주>

과거에는 성형외과 불모지에서 원로회원님들과 동료 성형외과 의사들의 노력을 통해 세계 최고의 성형외과학회로 우뚝 올라섰으며, 2개의 자학회, 14개의 전문학술 연구회를 통해 열정과 창의성으로 많은 학술적 성과들을 이루어 냈다. 동양인의 성형은 자타가 공인하듯 세계 최고이며, 미세수술재건, 조직 이식 등 상당한 분야에서 국제 성형외과학회 발전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신의료기술, 신의료기기를 많이 접하실 것으로 보인다. 의료기기업계에선 정부에 새로운 의료기기에 대한 환자접근성을 개선하고 보장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성형수술이란 말은(Plastic Surgery)는 인체 조직이나 장기를 만든다는 뜻으로 변형이나 결손 부위를 뼈·지방·근육·연골·피부, 신경, 혈관 등 모든 신체조직을 이용하여 새롭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화상으로 피부가 녹거나 괴사되었을 때 피부 이식을 하며, 암으로 주변 조직까지 절제하였을 때 다른 부위의 조직을 옮겨 재건하게 된다. 신체 일부가 절단되었을 때는 그 안의 혈관을 찾아서 이어주는 고난도의 재접합 수술을 하며, 작은 조직일수록 혈관도 작아 손가락 재접합에는 1mm 내외의 동맥과 정맥을 현미경을 보며 문합을 해야 수술이 성공하게 된다. 조직이식을 할 때 혈액순환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미세수술로 혈관을 이어주는 복잡한 수술도 하며, 요즘 장기이식으로 많은 생명을 구하는데 신장 이식을 세계에서 제일 처음 수술한 의사도 성형외과의사이다. 지금은 간, 폐, 심장 등 각종 장기이식에 이런 미세수술이 기본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국제적으로 새로운 장기이식으로 안면 전체 이식, 팔 이식이 활발하게 수술하고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법적으로 안면과 팔이 장기이식 대상으로 구분돼 있지 않아 법 규정의 수정이 시급히 필요하게 됐다.

성형수술은 기본적으로 자가 조직 이식을 원칙으로 하며, 일부에서는 자가 조직을 대체할 만한 안전한 인공 재료를 사용하고 있다. 자가조직을 절제하였을 때 공여부에 후유증이 남으며 자가 조직을 이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골 고정에 티타늄 같은 금속을 사용하며, 유방확대와 융비술(코 높이는 성형)에는 실리콘 보형물을 사용하고, 지방 대신에 필러를 주입하는 등 안전하고 영구하며 부작용이 없는 조직 대체 물질을 계속 연구하고 있다.

신체의 조직을 복원하기 위한 다각적인 연구로 유전공학이나 줄기세포 치료, 유전자 치료, 새로운 조직 대체 물질의 개발 등 의생명분야에 활발한 연구와 시술이 필요한데 정부 차원에서 인허가 규제가 아니라 적극적인 연구 개발과 후원이 필요하겠다.

고령화 사회에 들어서며 좋은 의료, 의사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요구가 높다. 고견을 준다면?

요즘 사람들은 외모를 중시하며, 콤플렉스를 해결하는 정도가 아니라 남보다 더 좋은 외모를 얻으려고 하여 성형외과를 찾게 된다. 나이 든 분들도 노화된 얼굴을 꺼리고 젊을 때 외모로 다시 돌아가려고 리쥬베네이션(rejuvenation)을 원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고령화 사회가 아니라 올해부터 고령사회로 진입했으며, 노인에 대한 성형수술도 선진국처럼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얼굴에 검버섯 제거 등 간단한 것부터 피부를 깨끗하게 하며, 탄력을 증가시키고 주름을 펴고 늘어진 것을 리프팅 하며, 패인 곳의 볼륨을 채워 주는 등 젊은 사람의 얼굴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이런 방법에는 스킨케어, 레이저, 리프팅, 안면거상술, 보톡스 필러 주사, 지방 이식, 초음파, 고주파 등 많은 방법이 있지만 환자들은 가급적 수술보다는 시술 등 간단하고 사회활동에 지장이 없는 방법을 선호하게 된다. 젊게 하는 효과는 수술이 확실하지만 환자들의 요구에 맞게 불편함이 적은 방법들의 개발도 필요하겠다.

보험 저수가 문제는 의료계를 비롯해 보건의료산업의 선순환적인 발전을 막는 장벽이 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환자들이 병원을 가기 쉬우며 병원 문턱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나라이다. 환자가 원할 때 원하는 병원을 갈 수 있으며, 의료비 역시 외국에 비해 상당히 저렴하여 외국에서 온 환자들이 놀랄 정도이다. 의료보험제도가 군사정부 때 처음 시작해 정치인들이 선심성 정책으로 전 국민의 의료보험화를 이루었으며, 이런 저수가 영향으로 의료기관은 심한 타격을 받았다. 현재는 의료 왜곡 현상이 심화돼, 심장 수술 같은 중증 외과 의사들이 모자라고, 분만을 하는 산부인과 없는 도시, 군이 많아졌다. 의료가 발달할수록 정밀 진단기기와 치료 기기가 늘게 되며, 의료비가 상승하게 된다. 그러기에 선진국에서도 의료비 상승이 재정 악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의료비 억제 정책을 쓰며 환자들은 적절한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해 고통에 빠지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의료 저수가 정책과 선심성 공약 남발, 의료비 지출 억제 정책을 유지한다면 정부에서 원하는 복지 확대, 바이오 의생명분야의 국제적 선도, 경제 활성화, 의료기관과 의료시스템의 외국 수출 정책과 상반된 것을 누구라도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앞으로 경제도 IT 시대를 지나 BT시대로 나아갈 수 없으며, 의학과 의생명의 발달, 새로운 의료기기의 개발, 국민의 양호한 의료 혜택을 기대할 수 없겠다.

정부는 의료계에 대해 리베이트쌍벌제 3법 등 강력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신뢰받는 의료계가 되려는 방안이 있다면?

리베이트는 사회 많은 분야에 관행으로 이어졌으나 이제 의료계는 법적으로 또한 도의적으로 있을 수 없는 문제가 됐다. 의료인은 환자와의 관계에서 신뢰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며, 의료인은 어떤 직업보다도 윤리의식과 도덕성이 필요하겠다. 또한 모든 의료인이 윤리의식 고취 등 각자 자의식도 필요하지만 의사협회 등 의료 단체에서도 자체 징계권 확보 등등 자체 정화 시스템도 필요하겠다.

1차 의료기관을 비롯해 의료전달체계 전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해결방안은?

우리나라에서 의료비 저수가 정책으로 의료기관이 운영이 어려운 실정이 심화되며, 의료기관은 대표적인 서비스업으로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많은 인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병의원들이 경영이 악화돼 최근에는 폐업하는 병의원이 연간 2,000개에서 3,000개에 이르게 됐다. 의료저수가로 병원은 비급여를 확대하고 의사들도 자기 전공은 하지 않고 비급여 시술인 피부미용, 성형, 비만, 건강증진 등에 몰두하며 의료 왜곡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이런 의료 왜곡 현상은 결국 국민의 폐해로 돌아가며, 의료의 후퇴, 의생명분야의 낙후로 이어지기 때문에 심히 걱정되는 바이다.

제4차 산업혁명이 화두이다. 의료기기산업 성장을 위해 의료인의 지식과 아이디어,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

앞으로 의료분야도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겠으며 인공지능을 이용한 진단, 투약 기기 개발, 로봇 수술, 줄기세포를 이용한 재건 등 전에 상상하지 못한 획기적인 방법이 많이 개발되겠다. 하지만 십 여전 전부터 제시되어온 암의 유전자 치료, 줄기세포 치료가 현재 임상적으로는 별다른 진전이 없는 듯 보이나 앞으로는 이런 방법이 생각보다 빨리 적용되는 시기도 올 수도 있겠다. 과학은 전문분야로 세분돼 발전했으며 다시 과학은 전문분야의 울타리가 없어지고 또 학문적 구분이 없어지게 됐다. 의학, 공학, 의생명과학 등 여러 분야가 헬스사이언스라는 하나의 큰 분야로 들어오게 됐다. 요즘 가장 뜨거운 주제는 창조적 생각(Creative thinking)과 융·복합 연구이겠다. 한 가지 전문가의 생각보다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모여 연구한다면 새로운 획기적인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으며, 새로운 아이디어만 있다면 실현되는 것은 시간문제이겠다. 또한 산·학·연 콜라보레이션이 중요해 연구·개발부터 제작과 상용화에 협력을 한다면 새로운 시대를 빨리 활짝 여는 계기가 되겠다. 이런 연구개발이 실제 상용화되고 여기에서 발생한 이윤이 다시 연구개발에 투자되는 선순환 구조로 플랫폼이 형성된다면 이상적인 연구중심병원, 의료와 의료기기의 상생 발전이 이뤄질 것이다.

임기 중에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 있다면?

대한성형외과학회는 회원들의 노력과 봉사로 국제적인 학회로 올라섰으며, 이제는 학회창립 반세기를 지나 도약의 시기로 들어섰다. 앞으로 회원들의 창조적인 노력으로 세계 제일의 성형외과 학회로 위상을 굳히고 새로운 성형외과 영역을 개발해 세계의학의 발전에 기여하여야 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회의 국제화가 필수로 수년 전부터 학회지인 대한성형외과학회지는 ‘Archives of Plastic Surgery’로 이름을 바꿔 외국의 우수한 논문도 게재하는 국제학술지가 되고 있다. 곧 SCI로 올라설 것으로 기대한다. 학술대회도 일부 영어 발표하던 것을 전체 영어로 발표하여 국제화를 이루었다. 또한 학회 산하 전문 연구회를 활성화해 창조적인 성형수술을 개발을 도모하고 있다. 회원의 윤리의식을 고취시키고, 또한 의료 안전을 중시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성형외과 의사, 성형외과학회가 되도록 하겠다.

끝으로,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910여 회원사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어느 나라나 어느 병원을 보아도 그 병원의 의료기기를 보면 의료수준을 알 수 있다. 진단기기부터 치료기기까지 의료와 의료기기는 필수적인 연관성이 있다. 의학과 의료의 발전을 위해서는 의료기기의 개발과 산업화가 필수적이다. 의료계와 의료기기산업은 협력과 협동이 더욱 중요한 시기이며, 정보의 공유, 창조적인 아이디어의 개발, 의료기기의 개발과 산업화에 대한성형외과학회와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가 앞으로 교류를 확대하고 협력을 증진해 상생과 번영의 길로 나아가길 희망한다.

대한성형외과학회 박승하 회장
1982년 고려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학석사·박사학위 취득, 1982년~2005년까지 고려대 병원 성형외과 주임교수, 안암병원 성형외과 과장을 지냈고 2000년부터는 고려대 의과대학 의학과장, 의료원 교육수련실장, 기획조정실장, 고려대 정보전산처장을 맡았으며 의대교수로 후학을 키우고 있다. 1994년 캐나다 토론토의대 객원교수, 2012년 고려대안암병원 병원장을 맡았으며, 그동안 대한성형외과학회, 대한미용성형외과학회, 대한두개성형외과학회, 대한의학레이저학회에서 학술이사, 상임이사로 활동했으며. 현재 대한의학레이저학회 이사장, 대한성형외과학회 회장을 맡아 학회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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