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의료환경에 대응한 맞춤형 심사체계 구축

■ 식약처 의료기기 허가·심사 중점 방향

▲ 정 희 교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의료기기심사부장

지난해를 통한 온고지신(溫故知新)
한 발 한 발 부지런히 달려왔던 청마의 궤적들.... 그 역동성을 기리며 새로운 시작과 희망에 들떴던 기억이 아직도 선연하다. 이제 새로운 청양(靑羊)과 함께 2015년의 허가심사에 대한 계획을 살펴봄에 앞서 온고지신과 함께 어제의 발자취를 되짚어 본다. 갑오년을 마무리하며 가졌던 12월 16일 의료기기 심사 종합민원설명회는 한해의 성과와 더불어 새해의 이정표를 제시할 수 있는 온고(溫故)가 될 수 있음을 반추한다. 

이 설명회는 최근 변경된 의료기기 관련 제도들과 2014년에 발행한 허가·심사 관련 지침 등의 주요 내용을 설명하는 자리로 성황리에 500여명이 참여했다. 이는 의료기기 허가심사에서 관련 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이 차지하는 비중과 업계에서 느끼는 체감효과를 반영한 결과로서, 이와 같이 규제과정에서의 가이드라인이 차지하는 중요성은 다른 연구결과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미국에서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개발관련자는 의료기기 규제제도를 개발과 투자에 가장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고려하고 있으며, 아울러 심사과정의 예측가능성과 일관성을 허가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점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그것을 이루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실제적인 정책수요자와의 적극적인 소통과 공감을 통한 가이드라인의 개발과 제공이라는 연구결과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허가·심사의 변치 않는 텍스트 - 허가·심사체계의 선진화
그러므로 우리 심사부에서는 지난 2014년도에 시대흐름을 선도하는 허가·심사체계의 구축이라는 주요 텍스트를 허가·심사의 중점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한 주요 성과물이 바로 이번 설명회에서 소개한 의료기기 제품특성별에 따른 21개의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이며, 이는 안전기준의 제고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규제환경이 마련되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산업계와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한 소통의 결과물들이다. 

즉 ‘분과별 간담회’(첨단기기분과, 심혈관기기분과, 정활재활기기분과, 구강소화기기분과와 체외진단의료기기분과)를 비롯한 ‘분야별 전문협의체’를 통해 2014년 한 해 동안에 누적 참여인원 2,926명이 100회에 걸친 소통의 기회를 가졌다. 

이를 통해 소프트웨어, 국제표준화 기술문서, 물리·화학적 특성 및 무균성 입증 자료 등의 심사관련 등의 다양한 전문주제에 관한 21종의 가이드라인과 지침서를 마련했고, 이들은 허가·심사의 일관성과 예측가능성을 제고해 시대 흐름을 선도하는 허가·심사체계의 구축에 커다란 일조를 했으리라 자평해본다.

그리고 의료기기의 허가·심사 과정에 있어 심사체계의 선진화라는 텍스트를 빠트릴 수 있을까? 변할 수 없는 텍스트에 환경변화에 따른 콘텍스트의 반영이 필요할 것이며 그런 변화의 부분으로서 반영돼야 하는 콘텍스트를 찾아본다. 무엇보다도 건강한 삶에 대한 사회적 기대와 욕구증가에 부응한 첨단 의료제품의 급성장을 전망할 수 있다. 

특히 최신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한 제품들의 융·복합으로 의료제품 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 실정이어서 정부차원의 체계적인 개발지원의 필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다. 예를 들어 유전정보 등을 이용한 개인 맞춤형 의료제품과, 아울러 3D 프린팅 등의 개발 가속화 등으로 신개념 첨단 의료기기의 개발에 대한 정부의 지원 확대와 대비가 절실한 상황이다. 따라서 첨단 의료기기의 허가·심사를 위한 선제적 심사체계의 마련과 더불어 첨단 제품의 개발동향에 맞춘 선제적 가이드라인 마련도 시급한 실정이다. 

심사체계 선진화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
이런 콘텍스트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2015년도의 허가·심사의 주요 추진방향은 지난 해와 큰 변화없이 ‘심사체계 선진화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이다. 따라서 올해의 주요 핵심전략은 앞에서 살펴보았듯 심사부의 변치 않는 텍스트로서의 허가·심사체계 선진화에 가장 커다란 무게중심을 두고자 한다. 

즉 국민안심을 위한 의료기기의 허가·심사 체계 확립으로 다양한 첨단 기술의 출현에 대한 대비와 아울러 디테일한 심사체계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지침의 개발에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다. △미래의료환경에 대응한 맞춤형 심사체계의 구축 △De-Novo대상 의료기기의 임상시험 자료의 요건 간소화 방안 △의료기기 제품별 특성을 고려한 사용목적과 원재료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 그리고 △제도시행 1년이 지난 ‘국제표준화기술문서(STED)의 합리적 정비를 위한 개선방안 △체외진단용의료기기에 대한 통합관리체계의 구축과 허가심사 가이드라인 등의 마련을 통해 허가·심사 체계의 선진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자 한다.

첨단의료기기의 신속지원을 위한 범부처 협력 강화
두 번째로 미래를 주도할 첨단 융·복합의료기기의 성공적인 개발 지원을 위한 범부처 협력을 강화할 것이다. 현재 정부의 여러 부처가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으나, 제품화 성공사례는 5%미만의 저조한 실정이어서 식약처는 각 부처 6개 관련기관과 업무협약(2014.7.30)을 맺고 실무협의를 통해 세부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따라서 올해에는 각 부처에서 진행하고 있는 제품화가 예상되는 첨단의료기기들이 신속히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맞춤형 허가지원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그런 맞춤형 기술지원의 일환으로 첨단의료기기의 안전성과 성능 평가기술도 개발해 효율적인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의료기기 임상부터 허가까지의 전문인력 종합교육과 유헬스의료기기의 허가지원 및 체계 개선방안을 마련해 앞으로 세계시장을 선도할 첨단의료기기의 제품화 성공률을 2017년까지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국제 협력을 통한 규제 조화
또한 국제협력을 통한 의료기기의 규제조화를 이루기 위해 외국의 규제당국자 및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강화하도록 하겠다. 특히 지난해 의료기기분야의 규제조화기구인 의료기기아시아조화회의(AHWP)의 의장국으로 선출된 성과를 바탕으로 의료기기 분야에 대한 다국가간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한편, 국제표준기구 IEC/ISO를 비롯한 기술위원회 활동을 통해 의료기기 관리제도의 국제조화와 더불어, 우리 기술의 독자적 안전기준을 국제표준으로 제안, 국제기준을 선도하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

수요자 맞춤형의 소통 서비스 강화
그 동안 허가·심사분야에서는 산업협회의 지속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산업계와 활발한 소통을 해 왔다. 그런 맥락에서 올해에도 수요자 맞춤형의 소통 서비스를 강화해 나가도록 하겠다. 지난해 많은 호응과 성과를 냈던 소통포럼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특히 올해에는 의료 환경변화에 따른 미래이슈 발굴과 그에 따른 선제적 대응을 위한 ‘국제포럼’도 준비하고 있다. 

또한 건강에 대한 관심증대 및 생활수준 향상으로 의료기기 사용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소비자의 안전을 위한 정보제공 및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즉 콘택트렌즈, 혈압계, 혈당계, 임신진단검사지 등과 같은 생활 밀착형 의료기기에 대해 국민 눈높이를 고려한 안전정보를 제공해 안전사고의 예방과 소비자의 만족도 향상에 도움이 되고자한다. 이를 위해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를 비롯한 유관단체와의 협력과 다양한 매체의 활용을 통한 홍보도 계획해 보다 효율적인 의료기기 안전공감의 확산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의료기기는 다양한 분야의지식이 결합된 다학제간(Inter-disciplinary) 기술의 집합체로서 의학과 전기전자공학, 생물학 등 다양한 학문이 융합된 제품이다. 따라서 관련 제품의 개발뿐만 아니라 허가심사에 있어서도 대상 제품에 대한 전문성이 매우 중요하며, 그런 전문성 배양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도 절대 필요하다. 하기에 그런 전문성 함양을 바탕으로 선진화된 심사체계를 적용해 합리적인 심사업무가 실현될 수 있도록 새해에도 마음을 가다듬는다. 

허가·심사과정은 변화하는 규제환경과 함께 끊임없이 지속되는 활동이며, 그에 따른 규제의 전체적인 체계도 정적인 프레임이 아니라 동적인 과정(Dynamic Process)이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렇기에 심사부의 허가·심사체계의 선진화를 위한 노력은 끝나지 않은 ‘Never ending story’로 언제나 지속되는 동적인 진행형임을 상기하며 새해 청양(靑羊)의 희망을 다시금 안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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