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가 문제, 적정급여·적정수가 틀로 바꾸는 사회적 합의 도출 노력 필요

■KMDIA 대담인터뷰 -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는 ‘KMDIA, 의료계 명사 대담인터뷰’를 기획, 대한민국 의학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의료계 명사와 대담을 통해 보건의료 현안을 공유하고, 의료와 산업과의 연계 및 협력 방안 등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번호에는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협회장과 KMDIA 황휘 협회장이 만나 대담을 나누고, 보건의료산업의 한 축으로서 국민 보건향상과 회원사의 권익 보호, 상호 단체의 발전과 성장에 있어서 협력하기로 했다. <편집자주>

“KMDIA-KMA, 상시적 소통채널 갖춰 현안 협력”
저수가 문제, 적정급여·적정수가 틀로 바꾸는 사회적 합의 도출 노력 필요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협회장과 KMDIA 황휘 협회장

대한의사협회의 태동과 소개를?

의협은 일제강점기가 시작될 무렵인 1908년에 설립됐다. 100년이 넘는 역사 속에 13만 회원이 우리나라 보건의료 발전을 위해 다양한 사업과 활동을 펼치고 있다. 보건의료분야의 합리적인 정책개발과 적극적인 추진활동을 통해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정책을 선도하는 정책단체로 변모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시대에 발맞춰 국제적 학술교류를 통한 의학지식과 의료기술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의사들이 지금보다 개선된 의료환경 하에서 환자 진료에 전문성과 자율성을 충분히 발휘하고, 국민들이 보다 나은 의료서비스를 받아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보건의료계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협회장직을 수행하고 있지만, 재임을 통해 의료계의 지지와 기대가 크다. 그간 활동에 대해 평가한다면?

최선을 다해 현안에 대처해오고 있다. 그러나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 그럼에도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의사의 진료여건을 개선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먼저, 의료환경이 참담할 지경이다. 일차의료를 담당하는 개원가는 물론 병원까지 어려움은 갈수록 깊어져 문제다. 이런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해서 국민과 소통하고 공감하는데 노력 중이다.
‘건강하고 안정된 진료환경 조성’, ‘불합리한 보건의료 및 건강보험 관련 제도·법령개선’, ‘미래 의료환경 변화에 대비한 선도적 의료정책 개발’, ‘회원 조직 강화와 대회원 서비스 증진’, ‘대국민 이미지 제고 및 고양사업 전개’, ‘회관 재건축을 통한 의사단체의 자긍심 고양’ 등을 올해 사업목표로 설정하고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빠르게 변화하는 의료환경에 대응하는 제도와 교육혁신을 이제는 제3자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게 아니라 의협이 중심이 돼 이끌 때라고 생각한다.

새 정부가 들어섰다. ‘국민을 위한 보건의료정책 25개 아젠다’를 대선캠프에 전했는데, 정책안의 핵심사항은 무엇인가?

고사 위기에 처한 동네의원들을 살리고 일차의료 활성화를 제도화해 지역주민의 질병관리와 건강증진을 도모하고자 한다. 의료전달체계를 하루빨리 확립해 환자들의 의료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고 효율적인 자원 활용이 이뤄지게 해야 한다.
또한 보건복지부에서 보건부를 분리하는 정부 조직 개편으로 국민건강 증진은 물론 집단감염 및 국가 공중보건 위기 상황시 집중적으로 대처토록 해야한다. 아울러, 국민조제선택제를 실시해 국민 편의 보장과 재정절감을 실현하고, 건강보험 문제를 개선해 고질적인 저수가를 적정수가로 개선하고자 한다.
새 정부는 의협의 제안들을 상당 부분 보건의료공약에 반영한 만큼, 그간 형성된 공감대가 부디 변함없이 견고히 유지되길 기대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 들어서면서 좋은 의사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요구가 높다. 환자 중심의 의료를 수행함에 있어 의협의 노력은?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협회장

고령화에 연착륙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당장 어르신 환자 수가 크게 증가하고, 노년기 다발 질환과 건강문제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당연히 노인의료비도 대폭 증가한 상황이다.
노년 환자분들의 질환은 복합적이고 만성적이며 장기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70% 이상이 2가지 이상의 복합 질환으로 의료기관을 찾는다. 때문에 한번 내원시 진찰과 함께 주사도 맞고 물리치료도 하는 식의 복합적인 치료를 받게 된다. 동네의원을 자주 찾아야 하는 노인들의 진료비 부담을 덜기 위해 정부는 2001년 ‘노인본인부담금 정액제’를 도입했는데, 문제는 그 제도의 실효성이 상실해 노인들의 진료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의협은 노인정액제의 조속한 개선을 위해 국회와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노인정액제는 2001년 이후로 금액이 고정돼 있어 매년 조금씩 오르는 진료비를 고려할 때 약간의 처치만 이뤄져도 정액구간을 초과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이로 인한 노년층들의 불편과 불만이 본의 아니게 고스란히 의사들에게 전가되는 부당한 일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2만원 이하까지는 정액으로 1,500원, 2만원 초과시 20% 정률제로 개정하되 법 개정시까지는 본인부담금을 제값대로 받자’는 안이 실현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의료기기산업이 새 도약을 바라보고 있는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의료인의 지식과 아이디어, 경험은 의료기기개발, 임상 등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의료인이 참여하는 의료기기산업 발전을 위한 고견을 바란다.
보건의료규제기요틴, 규제프리존특별법에서 미용업자에게 의료기기와 구분되는 미용기기를 허용하거나 미용업자에게 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는 내용을 포함해 추진하는 것은 무면허 의료행위를 조장해 국민의 건강 및 안전에 심대한 위협을 줄 수 있다. 또한 의료인의 진료권이 침해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기도 하다.
이같은 사안은 현행 의료체계의 대혼란과 갈등을 초래해 의료계에 다양한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 의료를 경제적 관점에서 접근할 경우 국민의 건강권을 심대하게 훼손할 수 있는 만큼 현정부에서는 국민의 생명, 건강, 안전을 도외시한 정책은 추진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저수가 문제는 의료계를 비롯해 보건의료산업의 선순환적인 발전을 막는 장벽이 되고 있다.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KMDIA 황휘 협회장

저수가 문제가 의료서비스의 질, 의료기관 종사자의 근로환경, 제약 및 의료기기 산업 등 보건의료산업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력이 매우 크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저부담-저급여-저수가 구조’를 ‘적정부담-적정급여-적정수가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에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럼에도 현실은 저부담 기조의 유지와 급여의 확대에 치중해 상대적으로 저수가 문제가 소홀히 다뤄져 안타깝다. 한정된 보험재정으로 인한 이런 왜곡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출발점은 적정부담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이다. 이제는 이에 대한 논의를 통한 사회적 합의의 도출이 요구되고 미뤄서는 안 된다.
의료 내적으로는 더 많은 보험혜택과 더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반이고, 의료 외적으로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국가 및 국민경제 활성화의 기반을 다지는 선순환적 발전의 출발점이 적정부담이다.
적정급여 및 적정수가 틀로 바꿔야 의료의 발전과 국민 및 국가 경제가 활성화 된다는 사회적 이해와 협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왼쪽부터 KMA 장원현 홍보팀장, 안양수 총무이사, 김록권 상근부회장, 추무진 협회장, KMDIA 황휘 협회장, 홍순욱 상근부회장, 이선교 전문위원, 나흥복 전무

의료계를 비롯해서 보건의료산업은 윤리교육 및 윤리경영, 공정경쟁규약 외 관련법 준수 등의 강화로 자정 노력을 하고 있으나 리베이트쌍벌제 3법, 의료인 등 경제적 이익 제공에 관한 지출보고서 작성 의무화 등 높은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신뢰받는 의료계가 되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의사에게 높은 수준의 윤리의식을 요구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직역과 형평성이 크게 어긋난 과도한 규제를 적용하고 강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의료현실을 실제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의료인이므로 외부의 제3자가 아닌 의료인 스스로 내부 징계를 통한 자율 규제 등 전문가단체의 자율정화활동을 강화해나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 여긴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현재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의사가 전문직업인으로서 자율성과 공익성을 확보하는 한편 국민 신뢰를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의협의 여러 현안 중 임기 중에 우선적으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사안이 있다면?

의료계에는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 고사 직전인 일차의료 및 왜곡된 의료전달체계, 불합리한 건강보험체계, 저부담-저수가 등이 있으며, 이런 현안들의 개선방안에 대해 의료계의 제안으로 문재인 대통령 공약에까지 포함돼 있다.
특히, 보건의료 전반에 대한 규제 정책으로 의료환경이 심각하게 위축돼 있는 것도 심각한 상황이다.
우선적으로 일선에서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으나 경영난으로 고사하고 있는 일차의료를 육성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의료기관 종별로 기능이 제대로 구분돼 있지 않아 동네의원과 대형병원이 서로 경쟁하는 구조로 일차의료가 붕괴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차의료를 활성화하기 위해 의료전달체계 확립, 일차의료지원특별법 제정 등 다양한 방안이 적극 추진돼야 한다.
일차의료 활성화를 통해 안정적인 의료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공고히 함으로써 국민에게 최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해야 향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의료비도 효과적으로 관리되고 지속가능한 건강보험체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의사와 의료기기업계는 국민보건의 한 축이다. 대한의사협회와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가 상호 교류 및 발전하기 위해 의견을 주신다면?

의료계와 의료기기업계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함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두 톱니바퀴가 서로 잘 맞물려야 국민에게 최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명백하다.
우선 자주 의료계와 의료기기업계가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어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두 단체가 공동으로 관련 세미나, 토론회 등을 통해 의료기기산업에 대한 사회적 이슈화를 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한편으로, 상시적인 협의체를 만들어 상호교류를 확대하면서 의료계와 의료기기업계가 협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실질적으로 의료기기개발 및 활용 등에 대해 논의해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 같다.
앞으로 의료계와 의료기기업계가 협조체계를 구축해 의료기기산업은 물론 한국 의료발전에 일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끝으로,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910여 회원사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의료기기 개발 및 공급을 통해 국민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국가 경제발전에 지대한 기여를 해주시는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회원사께 진심으로 의료계를 대표하여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지난해 의료기기 수출 실적은 29억달러로 지난 5년간 연평균 10% 이상 성장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회원사 및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의 각고의 노력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의료기기는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과거 정부에서부터 적극 지원해 왔다. 현 정부에서도 지속적으로 의료기기를 발전시키기 위한 중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부의 의료기기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더불어 오늘 대한의사협회와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와의 간담회를 계기로 의료계와 의료기기업계 상호 교류가 더욱 확대돼 산업 활성화에 더욱 보탬이 되기를 기대한다.
앞으로도 의료기기산업이 국가경제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국민의 보건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협회장

1986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석사·박사학위 취득, 1992년~2001년까지 충북의대 교수, 순천향대 부천병원 이비인후과 과장을 거쳐 경기도 용인 메디서울이비인후과의원을 개원해 12년간 일차의료의 현장을 지켰다. 같은 시기에 용인시의사회장, 경기도의사회 대의원회부의장,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직을 수행하면서, 2014년 대한의사협회장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이후 2015년 39대 의협회장 선거에 재선돼 현재까지 의사들을 대표하고 있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의료기기뉴스라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