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 자유무역의 역사: ⑤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산업통상자원부 함께하는 FTA_2014.05월 Vol.24]

20년전 미국·캐나다·멕시코-북미 3국간 체결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은 수천 마일 떨어진 우리나라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당시 북미 3국내에서는 NAFTA 체결이 자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 찬반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특히 로스페로(Ross Perot) 미국 대통력 후보는 NAFTA를 체결하면 미국의 일자리가 모두 멕시코로 빠져나갈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대했다. 한국을 비롯한 역외국들은 NAFTARK 무역전화효과를 유발해 자국들에 불리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호에서는 NAFTARK 체결된 동기와 20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의 경제적 성과를 살펴보고자 한다.

NAFTA는 과거 1988년 체결된 미·캐나다 FTA(1989년 발효)에 1994년 멕시코를 추가·확대한 협정으로 볼 수 있으나 기존의 미·캐나다 FTA에 비해 적용범위가 훨씬 넓어졌다. NAFTA는 무역자유화와 원산지규정 등 상품교역 관련 사항 외에도, 투자 및 서비스 관련 사항, 그리고 지적재산권 등을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다. 특히 NAFTA는 환경에 관한 규정을 명문화시킨 최초의 자유무역협정이다.

NAFTA는 체결 당시 선진국과 개도국 간에 체결되는 최초의 FTA로서 주목을 받았다. 북미 3국은 미국의 기술력과 자본력, 캐나다의 천연자원, 멕시코의 풍부한 노동력 등 각국의 비교우위 요소를 결합함으로써 막대한 시너지 효과와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 외에도 각국은 나름대로 NAFTA를 체결하는 동기를 갖고 있었다. 미국은 NAFTA를 통해 멕시코 시장에서 미국 수출업자와 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하고자 했다. 또한 다자간 무역협상 부잔에 대응해 북미지역에서의 ‘규모의 경제’ 달성과 생산의 특화 등을 통해 산업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했다. 멕시코는 경쟁요소를 자국 경제에 도입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넓은 미국 소비시장에 대한 진출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도모하고자 했다. 당시 멕시코는 해외 시장에 대한 접근과 외국인직접투자 유치를 위해서는 미국과 FTA를 체결하느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많은 경제학자들은 3국 가운데 멕시코가 NAFTA의 가장 큰 수혜국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캐나다보다 경제규모가 작고 폐쇄적인 경제체제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NAFTA로 인한 경제개선 효과가 상대적으로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캐나다는 당시 미국과 멕시코 양자간 FTA가 체결될 경우 자유무역의 이익이 미국에 편향될 것을 우려해 NAFTA 협상에 합류했다. eh한 성장 일로에 있던 멕시코 시장에 대한 진출을 확대하고 멕시코와의 경제협력 강화를 통해 중남미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고자 했다.

미국-멕시코 교역액 20년간 6배로 확대
20년 전 이처럼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출범했던 NAFTA는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과 멕시코 간 교역은 NAFTARK 체결되기 바로 전 해인 1993년에 비해 2012년 506%나 증가했다. 이는 미국의 역외국과의 교역이 같은 기간 동안 279%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미국의 캐나다··멕시코와의 교역액은 미국의 BRICs, 한국, 일본과의 교역액을 합친 것과 비슷할 정도로 상당하다. 또한 미국 내에서 NAFTA 반대론자들이 NAFTA를 체결하면 미국의 많은 일자리가 멕시코로 빠져나갈 것이라며 주장했던 소위 ‘자이언트 서킹 사운드(giant sucking sound: 일자리가 남쪽으로 빨리 빠져나갈 것이라는 의도로 로스 페로가 사용한 원색정 용어)’는 현실화되지 않았다.

대신 항공 산업에서부터 자동차 산업에 이르기까지 역내 3국간 생산공급망이 심화·확대됐다. 미국이 멕시코로부터 수입하는 상품들의 구성 성분을 보면 약 40% 정도가 미국산 원료나 부품들로 채워져 있다. 또한 미국이 캐나다로부터 수입하는 상품들의 성분을 보면 약 25%가 미국산 중간재로 구성돼 있다. 더욱이 미국·캐나다·멕시코 3국의 에너지 생산 증가에 힘입어 거대한 ‘팩토리 노스 아메리카(Factory North America: 생산공장 북미)’가 창출되고 있다. 3국 가운데 캐나다의 1인당 GDP는 과거 20년 동안 가장 빠르게 증가했다.

그러나 예상대로 3국 가운데 NAFTA의 가장 큰 수혜국은 멕시코였다. 수입 경쟁과 외국인 직접투자 증가에 힘입어 멕시코의 제조업 생산성은 크게 향상됐다. 또한 NAFTA 체결 이후 멕시코의 하이테크 제품 수출 비중이 크게 상승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저개발 상태이던 멕시코에서 산업구조 고도화의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는 점을 방증한다. 무엇보다, 멕시코는 NAFTA 체결을 동력삼아 지속적으로 경제개방 정책을 추진해 왔는데, 멕시코가 이후 체결한 14건의 FTA는 NAFTA를 기본으로 삼고 있다.¹⁾

▲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발효 20주년을 맞아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는 경제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올해 2월 19일 멕시코 톨루카에서 열린 3국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엔리케 페나니에토 멕시코 대통력,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왼쪽부터).

한·중·일 FTA, NAFTA와 닮아 있어
현재 동북아에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한·중·일 FTA는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FTA로 상호 경제 보완성이 크다는 점에서 NAFTA와 닮은 점이 있다. 또한 일본이나 한국 등 상대적으로 경제발전 단계가 앞선 국가 내에서는 한·중·일 FTARK 체결되면 자국 내 일자리가 중국으로 빠져나갈 것을 우려하는 반대론자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도 유사하다. 이 시점에서 NAFTA 체결이후 20년 동안의 경험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중·일 3국이 FTA 체결을 통해 상품, 투자, 서비스의 원활한 흐름을 보장하는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할 경우 역내 생산네트워크는 더욱 심화·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각국은 경쟁력 있는 산업에 특화하게 되고 역내외국으로부터 투자가 증가하게 될 것이다. 투자와 생산 증가는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고, 고용 증가는 역내 국민들의 소득 증가로 이어져 내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캐나다·멕시코 간 역내 교역은 NAFTA를 바탕으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현재 NAFTA 3국간 역내교역비중은 약 40~50%로, 한·중·일 3국간 역내교역비중인 20% 대를 크게 웃돈다. 과거 NAFTA 반대론자들의 주장이 20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과장된 우려였다는 점이 드러났듯이, 한·중·일 FTA에 대해서도 보다 냉철한 판단으로 대내외 협상 과정을 슬기롭게 대처해 나갸야 할 것이다.
                                                                                         
1) NAFT 체결 20년의 성과에 대해서는 The Economist(Jan 4th 2014)의 “NAFTA at 20: Deeper, better NAFTA" 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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