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식약처, 같은 지향점 공유하고 다른 시각 상호 이해해야

■ KMDIA-식약처 의료기기심사부 콜로키움 후기

“의료기기심사부 콜로키움, 그 새로운 소통의 시작”
업계-식약처, 같은 지향점 공유하고 다른 시간 상호 이해해야

 

▲ 황 선 빈
법규위원회
의료기기관리분과 위원장

이상적 자유민주주의 국가는 열린 사회가 돼야 하며 그 성취의 방법으로 자유로운 비판과 토론을 통한 공개된 의견 수렴의 장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2월 6일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2017년 의료기기심사부 업무 투명성 향상 콜로키움’을 개최하며 업계를 초대했다. 손여원 평가원 원장님의 직접 인사 말씀과 자유로운 분위기를 위한 테이블 배치, 발표의 주제도 돋보이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소통의 새로운 방식인 콜로키움이라는 형식을 차용했다는 것이다.

콜로키움이란 자유토론이 핵심이다, 정해진 주제에 국한하지 않고 열린 공간에서 자유로운 형식으로 가지고 원하는 모든 주제에 대해 전문가적 소견과 토론이 이뤄지는 형식이다. 식약처와 민원인의 구분이 파괴되고 전문가 집단이라는 동일 선상의 의견 교환이 일어난다.

심사부, 소통을 주도 하는 정부기관

사실 의료기기심사부는 어떤 정부기관보다 많은 소통을 주도하는 곳이다. 지난 3년간 무려 300회에 가까운 민원설명회, 주제별 협의체, 분과 간담회, 워크숍, 국제회의 등 다양한 소통방법을 통해 업계의 어려움을 반영하고자 노력했고, 이는 일하는 날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거의 이틀에 한 번꼴로 심사부과 민원인 간의 소통의 장을 마련한 것이다.

안전한 의료기기 허가를 위한 규제기관이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기 위해 최신의 과학적이고 합리적 검증을 채용하고자 제조업체, 수입업체, 시험기관 등은 첨예한 논의와 합의 절차를 거치게 되며 여기서 발생하는 필연적 의견 차이는 다양한 소통방법으로 간극을 줄이고자 한다. 민원 발생시 담당 부서와 이견을 좁히고 근본적 해결이 안 될 경우 제도적 개선을 위한 개별업체의 의견 수렴을 통해 주제가 확정하며 이를 간담회 주제로 채택해 해결하며, 시간이 걸리고 다수의 이익당사자가 해당되는 주제의 경우 팀을 만들어 집중 토론을 통한 결과 도출을 끌어냈다. 만약 팀에서도 결론이 나지 않는 복잡한 주제의 경우 ‘소통포럼’을 개최해 국내외 전문가 및 업계 관계자를 초빙 다양한 의견을 모아 국가별 제도별 전문가적 소견을 모아 제도개선의 토대를 마련했다. 이와 같이 제도화된 절차적 소통의 방법을 통해 얻는 산업계의 인상은 평가원의 열린 행정에 대한 열정이 가득함을 느낄 수 있었다.

열린 행정에 마음 여는 업계

명실공히 우리나라 정부 부처 중에 가장 많은 소통과 가장 다양한 소통방법을 동원하고 이를 체계화해 단지 규제 기관으로서가 아닌 국민의 안전과 보건을 책임지고 선도하는 정부의 모습을 진정성 있게 보여준 것이다.

하지만 그간의 성공적 소통방식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아가 콜로키움이라는 새로운 형식의 틀을 통해 변화를 통한 지속성과 다양성 관점에서의 의견수렴의 새 지평을 열었다. 변화와 다양성을 통한 저인망식 의견수렴은 그 성과를 떠나서 소통의 다변화를 통한 맹점을 줄이고자 한 것이다.

콜로키움에서 단기적 어려움에서부터 중장기적 전략도 논의될 수 있다. 당일 심사부의 콜로키움은 미래를 위한 준비로서 동국대 김정환 교수의 가상증강 현실에 대한 보건의료의 활용이라는 주제의 강의가 있었다, 이는 다가오는 기술혁신의 흐름을 파악하고 국민의 보건과 의료를 책임지는 규제기관으로서 미래를 준비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뒤를 이어 최근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청탁금지법 강의가 있었고 뒤이어 정희교 의료기기심사부장의 자유토론에 대한 화두가 제시됐으며, 사실과 진실이라는 고전적 추론을 가지고 논쟁의 물고를 열었다.

“사실이란 시공간적 제한 속에서의 특정 사건에 대한 묘사이다. 내가 본 것과 들은 것은 수용체가 갖는 물리적 제약을 벗어날 수 없다. 비록 나는 최선을 다했다고 해도 나의 편향과 한계가 포함된 것이다. 이에 비해 진실은 사실 속에 숨어져 있는 의미이다. 성경의 예시처럼 길가에 누워 있는 행인은 사실이지만 그 행인은 강도를 당해 부상당해 쓰러져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누워있는 행인을 지나친 것은 사실에 입각한 것이지만 부상당해 쓰러져 이를 묵인해 지나친 것은 도덕적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콜로키움 미래지향적 신뢰형성 방식

그 어떤 소통보다 강한 화두를 던진 정희교 부장은 우리가 갖고 있는 과학적 한계 그리고 시공간의 제한성이 비록 최선을 다한다고는 하지만 불안전하다는 것이고 이런 교훈을 매개로 우리가 갖고 있는 불완전성을 인정하고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며 이해해 나가자는 의미를 전달했다.

토론에서는 의료기기심사부 각 과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업계의 16년 결산과 17년 추진과제를 보며 식약처가 생각하는 바와 업계의 시각 차이를 공유하고 이에 대한 정책추진 방향성에 대한 열띤 토론이 이뤄졌다.

뒤이어 이어지는 소통의 스킬 강연에서도 콜로키움에 대한 자유 분망함과 업계와 함께 하는 토론의 기술에 대해 식약처의 기획의도가 돋보였다.

콜로키움은 평소 심사부가 갖는 민원인과 행정 업무에 대한 극명한 시각을 보여는 공개의 장이었다. 새로운 시도를 통한 미래지향적인 소통의 목적이 무엇인지도 깨닫게 해주었다. 비록 결론을 내거나 민원을 해결하는 자리는 아니었지만 정부와 업계가 가야 하는 지향점이 같음을 확인했고 더욱 소중한 것은 이를 통한 신뢰 형성에 대한 노력이 돋보이는 진정성의 자리였다.

서로에게 불편한 점이 있을 수는 있지만 이를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접점이 화합으로 승화된 의견 수렴의 장이었다.

과학과 기술의 그리고 안전관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식약처 행사에서 열린사회로 가는 자유토론과 비판의 장이 마련된 미래에 대한 전진의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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