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경 윤
윤리위원회 실무위원
한국테루모㈜ 과장

제약업계에서는 2014년 7월부터 일명 리베이트 투아웃제가 시행되고, 이제 리베이트로 판단되면 보험리스트에서 제품목록이 삭제되기 까지에 이르렀다. 기존의 그 어떤 리베이트 관련 법령보다 강력한 처방이다. 그 만큼 정부의 리베이트 척결의지는 강하다.

이에 발 맞춰 2014년 7월 23일 제약협회를 중심으로 윤리헌장 선포식을 열었다. 스스로 깨끗해져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경각심이 그 동기가 됐으리라 생각된다. 다만 이런 윤리헌장 선포식이 보여 주기식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길 바랄 뿐이다.

그간 너무도 많은 리베이트 관련 보도가 신문과 방송에 다뤄졌지만 근래에 더욱 많아지고 있다. 최근에도 각 매체마다 경쟁적으로 순천 대형 내과의원이 리베이트에 연루됐다는 보도와 수도권 소재 사립대학병원 내과교수가 리베이트에 연루됐다는 기사들을 앞 다퉈 내보내고 있다.

아직 최종적인 결론이 나기 전이긴 하지만 국내 대형제약사나 다국적 제약사의 이름까지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로 밝혀질 경우(아니길 바라지만) 제약업계에 몰고 올 파장은 적지 않아 보인다. 그간의 자정선언, 윤리경영의 외침이 그저 보여주기 식 이벤트였냐는 지탄을 면치 못 할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의 기업의 지속가능성은 품질과 함께 윤리경영이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기업의 목적이 이윤추구라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지만 한걸음 더 도약하기 위해서 이제 우리는 그 이윤추구가 과연 어떻게 이뤄 졌는가에 대해 되짚어 보아야 할 때이다.

우리 사회는 이윤추구의 과정을 중시하는 사회로 변화하고 있으며, 기업들에게는 그 존재 의미와 이윤의 정당성, 검약과 정직이 보다 강하게 요구될 것이다.

현재 많은 기업들이 이윤추구 이외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인식을 함께 하고 있는 것 또한 이런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기업이윤의 사회환원과 투명경영, 윤리경영 등이 모두 그 일환으로 이뤄지는 것들이다.

기업이윤의 사회환원이 제품의 마케팅에 사용되듯이 이제 투명경영, 윤리경영은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품질인증이나 환경보호인증과 같이 기업에게 당연시하게 필요한 요소가 되고 있고 그 중요성도 나날이 커져 갈 것이다.

머지않은 장래에 상품의 포장에 윤리경영 마크가 품질인증마크와 함께 인쇄되어 판매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

무조건 이익을 남겨 기업을 키우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그 질이 어떠한지가 문제이다. 이익보다 중요한 것이 고객의 만족이고 고객의 만족을 이끌어 내지 못하면 머지 않아 쇠퇴할 것이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100%와 그 이상의 벌이를 추구하는 현대의 기업들에 있어 작금의 사태를 계기로 다시금 돌이켜 볼 기회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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