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프디시법제학회 "Value 기반 의료 1.0 : 동반진단을 중심”으로 다녀와서

동반진단제품, 합리적인 가치평가와 적정 수가 논의 시작해야
한국에프디시법제학회 "Value 기반 의료 1.0 :
동반진단을 중심”으로 다녀와서

 

오윤환
한국로슈진단
부장체외진단위원회
보험분과 간사

얼마 전 SBS 8시뉴스에 “첨단 암치료 어디까지?" 라는 주제로 맞춤치료를 강조하는 방송이 나왔다. 널리 쓰이는 항암제의 치료효과(반응률)가 20~30% 정도로 항암제를 투여 받는 100명의 환자 가운데 단 20~30명만이 효과를 본다는 것이다. 특히 간암 항암제의 경우는 100명 중 겨우 환자 2~3명만이 치료에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달리 표현하면 70~80명의  환자들은 효과가 불확실한 약제를 처방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항암제를 개발 혹은 처방할 때, 특정 치료제의 반응성을 예측해 해당 약물치료에 적합한 환자를 선별하는 동반진단이 주목 받는 이유다.

동반진단 필요성

동반진단은 특정 환자에게 적합한 의약품의 선별은 물론 약물의 반응성까지 미리 예측한다는 측면에서 기존의 체외진단검사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때문에 동반진단은 맞춤의료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맞춤의료는 환자의 유전적, 조직적 특성에 따라 치료방법을 맞추는 것을 의미한다. 

동반진단이 추구하는 맞춤의료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동반진단은 개인들을 특정 질환에 걸릴 가능성과 특정 치료에 반응할 가능성에 따라 몇 개의 하위 그룹으로 구분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집단에만 예방 및 치료를 집중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은 집단이 겪을 부작용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하태정 외(2013)

즉 동반진단이란 질병의 위험성에 대해 예상되는 반응에 따라 각각의 환자에 대해 어떤 약이 효과가 있는지 결정해 처방을 내려 치료약물이 듣지 않는 환자에게 불필요하게 약물을 처방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이다.

동반진단의 국내외 움직임

바로 이런 이유로 동반진단은 보험재정 건전화에도 기여할 수 있기에, 미국은 2014년 8월 동반진단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항암제 개발에  동반진단을 필수 요소로 지정해 표적치료제에 대한 동반진단 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명시했고, 이후 개발되는 표적치료제들은 개발 단계에서부터 체외동반진단기기를 동시에 허가 받도록 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동반진단은 환자와 보험재정, 제약사의 신약개발비용 절감 효과 등으로 인해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글로벌 인포메이션(Global Information) 따르면 2020년 세계 동반진단 시장은 105억 달러에 이르고, 2026년까지 매출은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한다.

물론 국내에서도 이런 흐름에 맞춰 정부 차원에서 동반진단이 추진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과학기술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과제 중 하나로 항암제동반진단사업을 선정하고 2013년부터 3년 간 약 85억원의 예산을 지원해 동반진단 연구개발을 지원해왔다.

이런 움직임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체외동반진단기기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발간했다. 현재까지 미국 FDA는 19개의 동반진단을 허가했으며, 국내에서는 가이드라인이 발행된 이후에 로슈진단은 VENTANA anti-ALK(D5F3) 동반진단 검사법을 허가받았다. 또한 다코의 PD-L1 pharmDx 동반 진단검사법이 신의료기술을 통과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특정 환자의 치료에 의약품을 사용하기 위해 약물의 반응성 및 안전성을 미리 예측하는 검사를 수행하는 것을 동반진단(Companion diagnostics, CDx)이라 하며 그에 따른 검사 시스템을 체외동반진단기기(In vitro Companion Diagnostic Devices, IVD CDx)’로 정의했다. 또 체외동반진단기기(IVD-CDx)는 특정 의약품에 대해 반응성이 높은 대상자를 선별하거나 치료를 조절(치료일정, 투여량, 치료중단)하는 데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체외진단용 의료기기다.

식약처는  이번 가이드라인을 통해 체외동반진단기기 개발자 및 허가심사자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며, 앞으로도 체외진단 의료기기 개발에 도움이 되는 가이드라인을 지속적으로 개발·보급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에프디시법제학회 동반진단 포럼

이런 변화의 흐름 속에서, 지난 달 한국에프디시법제학회는 'Value 기반 의료 1.0: 동반진단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를 발표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서울대 약대 신영기 교수와 고려대 약대 최상은 교수가 각각 ‘동반진단 도입을 위한 정책 마련의 필요성’과 ‘지불자 입장에서의 의료 : 동반진단과 표적치료제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했다.

신영기 교수는 동반진단에 대한 정책에 대해 △의약품 라벨의 동반진단 표기, △신속심사 제도 도입, △동반진단이 의약품의 가치에 기여하는 만큼 가치기반의 가격정책 도입 등을 주문했다.
 
이어 지불자의 입장에서 동반진단의 의미를 평가한 고려대 약대 최상은 교수는 동반진단이 기업에게는 신약의 가치를 높이고 보험등재 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환자와 임상의사에게는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당연히 동반진단을 선호할 것으로 보았다.

두 발표자 모두 동반진단에 대해 환자(혹은 보험자)의 경제적 부담을 감소시키면서 적절한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산업계, 보험자, 의료계, 환자 등 모든 관계자들은 앞으로 동반진단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 했다.
 
주제발표 이후 진행된 논의에서 의료계나 정부 모두 동반진단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당장 시행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라는 시각이 강했다. 우선 복지부에서는 이와 관련한 급여트랙이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고, 앞으로 도입되는 동반진단에 대한 적정급여수준 등도 기존 수가와 비교해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신속한 동반진단 수가 신설

그러나 동반진단 제품의 도입을 추진하는 기업의 입장은 정말 시급하다. 당장 지난 8월 ‘PD-L1 pharmDx 동반진단 검사(면역조직화학염색법)’가 신의료기술평가를 통해 8월부터 비급여 대상이 돼 현재 심평원에서 급여·비급여 평가를 받고 있다. 심평원의 평가 기간은 150일 이지만 통상적으로 1년 안에 수가평가는 마무리된다. 식약처 가이드라인이 제정된 이후 시금석이 될 첫 번째 동반진단 수가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첫 번째 수가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이를 통해 앞으로 정부의 국내 바이오, 체외진단기기 산업을 바라보는 시각 과 관련 국내외 기업들의 지금 시점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이 제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많은 국내 중소, 바이오 벤처기업들과 수입사들이 동반진단 분야에서 엄청난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정부도 연일‘바이오헬스산업 세계 7대 강국 만든다’를 외치고 있다.

복지부는 ‘바이오헬스 현장의 목소리 담은 보건산업 육성방안 만든다’라는 주제로 지난 8월 민관협의체 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여기서 의약품 및 의료기기의 글로벌 시장 창출을 위한 약가 개선 및 유망 의료기기의 신속한 시장진입 지원 등의 과제를 추진하여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해 나가는 육성 방안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나 업계가 당장 필요한 것은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는 구체적 액션이다. 첫 번째 ‘동반진단 수가’평가완료 시점이 대략 8개월 정도 밖에 남아 있지 않다. 지금부터 수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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