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기술진흥원 소식지 '어울림' vol.15

■ 우리 경제의 별을 소개합니다 - 마크로젠


사람을 향하는 기술
유전체 분석 시장의 대중화를 꿈꾸다

 

Key Point : 유전체 분석의 가능성을 내다보고 20년 가까이 한 분야에 매진

정밀의학이 생활전반을 바꾸게 될 것이라는 분석은 더 이상 추측이 아니다. 지난 2009년만 해도 한 사람당 3억원 가량이 소요됐던 유전체 분석이 향후 2~3년 내 100만원 미만의 비용으로도 가능해 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포부를 밝힌 곳은 국내 유전체 분석 전문 기업 마크로젠이다.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마크로젠의 고객은 현재 전 세계 150여 개국 1만 8,000여 기관에 달한다. 마크로젠의 포부가 단순한 ‘허언’이 아닌 실현 가능한 ‘목표’로 보이는 이유다.

지난 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정밀의학 추진 계획(PMI·Precision Medicine Initiative)을 발표한 이래 ‘정밀의학’은 세계 의학계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다. 물론 정밀의학에 대한 연구는 그 전에도 꾸준히 진행됐으나 오바마 대통령이 내놓은 정책으로 본격적인 대중화에 불이 붙은 셈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밀의학을 세계 최초로 시행한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할 정도로 정밀의학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정밀의학 추진 계획에 2억 1,500만달러를 투자할 것임을 밝혔다. 이로 인해 정밀의학과 관련된 산업 역시 주목도가 높아진 것은 당연지사. 정밀의학과 떼어놓을 수 없는 분야인 유전체 산업에서 해외 글로벌 기업들과 당당히 어깨를 겨루는 국내기업이 있다. 작은 벤처기업으로 출발해 유전체 분석의 선두기업으로 자리잡은 마크로젠이 그 주인공이다.

정밀의학의 근간 ‘유전체 분석’

유전체 분석은 의료혁명이라고 불리는 정밀의학의 핵심기술이다. 그동안 ‘인간이라는 하나의 종’을 대상으로 한 치료가 제공됐다면 정밀의학은 유전체 분석을 통해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와 환경, 생물학적 특성을 분석해 개인에게 맞는 맞춤 치료법을 제공한다. 더 정확하고 효과적인 치료뿐 아니라 질병을 예측하는 것이 정밀의학의 골자다. 유전체 분석 및 정밀의학의 발달에 따라 암을 예방할 수 있게 되는 것도 그다지 먼 미래가 아니다. 몇 년 전, 헐리우드 스타 안젤리나 졸리가 유전자 검사를 통해 유방암을 유발하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발견하고 예방 차원에서 유방절제술을 받은 것도 정밀의학을 통해 예측과 예방이 가능해진 결과다.

이처럼 정밀의학, 더 나아가서는 바이오산업의 뿌리를 지탱하는 연구가 바로 유전체 분석이다. 그러나 유전체 분석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인간의 염기서열은 약 30억 개로, 어떻게 조합되느냐에 따라 외모와 질병, 체질이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DNA 염기서열을 밝히는 과정을 시퀀싱이라고 하는데, 노트 한 페이지에 쓸 수 있는 글자가 300자 내외라고 가정할 때, 한 인간이 가진 염기서열은 전집에 달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양이다. 이는 정밀의학이 주목 받는 사업이라고 해서 단기간에 준비해 뛰어들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마크로젠의 시퀀싱 역량이 빛을 발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많은 사람의 유전자를 수집해 분석할수록 핵심 정보를 얻을 확률이 높아지는 유전체 분석 분야에서 마크로젠이 축적한 정보는 17페타바이트로, 이는 DVD영화 300만 편과 맞먹는 규모다.

삶의 질을 높이는 기술

마크로젠의 역사는 1997년 서울대학교 생화학교실의 한 연구실에서 시작됐다. 유전체 분석 분야에 대한 비전만 있었을 뿐 당시만 해도 특별한 기술력을 갖추지 못했던 마크로젠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에 대해 마크로젠 정현용 대표이사는 “초창기부터 안정적인 매출을 낼 수 있는 ‘툴 컴퍼니’로서의 역할에 집중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유전체 분석을 가장 잘 하는 기업이라는 뜻은 결국 얼마만큼 높은 퀄리티를 낼 수 있는 툴을 갖고 있느냐라는 뜻이겠지요. 마크로젠은 유전체 분석에 관한 툴을 활용하여 코스닥 상장 초기부터 지속적인 수출로 꾸준히 흑자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툴을 가지고 있음으로써 더 빠르게 더 많은 유전자 정보를 모을 수 있었던 것도 경쟁력을 갖추는 데 한 몫 했고요. 지금까지 수집한 유전자 정보에서 얼마나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겠지요.”

유전자 및 유전체 분석 서비스 시장에서 마크로젠의 글로벌 인지도는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마크로젠의 전체 매출 중 70% 이상은 수출에 의한 것으로, 2011년 1,000만불 수출의 탑 수상에 이어 2015년 2,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으며 설립 이래 최고 매출실적인 649억 원, 수출실적은 전년대비 39% 성장한 438억 원을 달성했다. 이 같은 성과로 2014년 산업통상자원부가 선정한 ‘글로벌전문후보기업’으로 지정됐으며 올해는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 프로젝트인 ‘월드클래스300’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그러나 단순히 매출을 높이고 세계 시장에 자리잡는 것이 마크로젠의 목표는 아니다.

“죽기 1년 전 생애 의료비로 3분의 1이상을 지출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정부에서 정밀의학에 투자하는 것은 미리 발생할 확률이 높은 질병을 찾아 예방함으로써 의료비 지출을 줄이고 궁극적으로는 생명연장이 아닌 삶의 질을 높이는 의료서비스 제공에 힘쓰겠다는 의미겠지요. 마크로젠의 비전도 마찬가지입니다. 유전체 분석에 있어 최고의 정보를 가진 기업이 되는 것, 그리고 이를 통해 인류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MINI INTERVIEW

유전자 정보가 가장 큰 자산

▲ 마크로젠
정 현 용
대표이사

Q. 유전체·유전자 분석 분야에서 마크로젠이 거둔 성과로는 어떤 것이 있는가?

A. 2006년 자체 개발한 세계 최초의 유전질환 진단칩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허가를 획득한 것에 이어 국내 최초 마우스 복제 성공, 핵이식 관련 특허 출원 등 다양한 성과를 축적중입니다. 또한 지난 2012년 12개의 암 진단용 바이오마커를 신규 발굴해 특허 출원했으며 신규 폐선암(폐암의 한 형) 발병원인유전자를 발굴해 여기에 대해서도 특허 출원을 진행하고 있고요. 그 밖에 2009년 세계 최초 한국인 게놈 분석 완료, 2011년 세계최초 RNA 자체 염기서열 변이확인 및 폐암 원인 신규 유전자 발굴 등 수많은 연구성과들을 국제저명 학술지에 지속적으로 발표해오고 있습니다.

Q.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A. 서울대 의대 유전체의학연구소, 싱가포르 난양기술대, 인도 유전체 기업 메드게놈 등 남아시아 12개국, 동북아시아 7개국의 연구기관 및 기업과 함께 아시아인 10만 명의 유전체 정보를 연구·분석하는 ‘지놈 아시아 100K 이니셔티브(GenomeAsia 100K Initiative)’프로젝트를 진행중입니다. 2009년부터 현재까지 전세계 4만여 명의 유전정보를 분석했으며 2019년 전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정보가 늘어날수록 질병 유전자나 신약개발 후보를 찾을 확률도 높아지는 만큼, 유전체 정보기업으로서 성장에 발판이 될 프로젝트라고 생각합니다.

Q. 마크로젠의 사내 문화가 궁금하다.

A. 직원의 창조적 근무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카페테리아 및 휴게실, 미니도서관, 사내동호회와 더불어 학자금 및 경조비 지원, 생활운영자금대출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성과보상체계를 확립하여 인센티브 및 스톡옵션, 우리사주 등의 제도를 실시하고 있고요. 그 밖에 직원뿐 아니라 직원의 가족까지 행복한 업무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패밀리데이 및 워킹맘 탄력 근무제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서울특별시 주최 ‘2012년 하반기 일자리창출 우수기업’을 비롯해 중소기업청 및 고용노동청으로부터 ‘일하기 좋은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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