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로 연세대 보건과학대학 의공학부 교수

“국내 의료기기산업의 미래”

 

▲윤영로 교수
연세대
보건과학대학 
의공학부 

의료기기 산업은 전자, 기계, 물리, 의학, 재료, 정보공학 등 여러 가지 산업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진 다학제 간 산업으로 기술 집약적이며 환경 친화적인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으로 다품종 소량 생산의 산업 구조를 갖추고 있어, 우리나라 산업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중소기업형 산업구조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2000년 65세 이상 인구가 전인구의 7%이며, 2026년이 되면 인구 5명중에 1명이 노인인 초고령화 시대를 맞이할 것이며 저 출산으로 인하여 유소년 인구는 감소하고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부담은 늘어 날 것이다(2011년 보건복지부 저 출산 극복 자료).

의료기기산업과 초고령화 시대

최근 국민 복지 향상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관계로 의료 분야에 투자가 증가되고 있다. 또한, 의료서비스에 대한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아직 선진국 수준에는 많이 미치지 못하지만 의료 기술은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에 근접하고 있으며 의료기기의 성능은 선진국에 비해 아직은 많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1971년부터 보면 국내의료기기 산업의 발전에는 매 순간 발전의 계기가 있었다. 1971년 국내의료기기 업체 91개, 총 생산액 5억 원, 의료기기 수입액 1,100만 불이던 국내의료기기 산업이 1977년 의료 보험 제도를 도입 한 후에 1978년에는 국내 의료기기 업체 1,008개, 총 생산액 70억 원, 의료기기 수입액 3,724만 불로 발전하였다.

국내 의료기기산업의 성장과 발전

1985년 대표적인 의료기기 업체로 메디슨이 설립되었으며, 1987년에는 현 산업부 전신인 상공부에서 “의료기기 산업 후진국 벗어나자”라는 캐치 플레이어를 내 걸고 종합 육성 대책을 마련하여 공업기반 기술 개발을 실행한 바 있으며, 1995년 보건복지부는 의공학자, 의사와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과 1996년 “G7 프로젝트 사업”을 통해 국내 의료기기 산업 육성이 발전하였다. 

1997년 한국 경제의 위기였던 IMF 외환위기 당시 수입에 의존하던 X-ray 필름의 부족은 Digital X-ray 개발을 유도하였다. 또한 수입에 의존하던 의료기기와 소모품 구입의 어려움과 의료기기 리스 가격의 상승은 정부 역시 국내 의료기기 산업 발전에 관심을 더욱 더 가지게 되었으며, 업체 역시 품질 개선과 성능 향상 및 디자인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되었다. 이에 국내 의료기기 제품의 사용이 40여 개 상급 종합병원의 경우 2009년까지 5%에서 2014년 8%로 향상했으나 아직도 적은 수준이다. 그러나 가정용 의료기기의 국산화가 이루어진 것이 고무적이다. 

의료기기 인허가제도의 도입 및 개선

2005년에는 대통령 직속 의료산업 선진화 위원회를 발족하여 매주 전문가들이 모여 의료기기 산업의 문제점을 집중 분석하고 대책 방안을 마련하였다. 2009년에는 보건복지부가 보건산업경쟁력 강화 T/F 팀을 구성하여 식약청에서 의료기기 허가를 받고 또한 심평원에서 보험수가에 대한 허가를 다시 받던 일부 품목에 대하여 동시에 실시하여 기간을 단축한 바 있다. 

그러나 신 의료기기 기술평가 제도가 도입되어 기업들은 어려웠으나 이 또한 개선이 되고 있다. 식약청 역시 2004년 의료기기 관리과를 신설한 후에 2008년 의료기기 안전국을 신설하고 2013년 식약청에서 식약처로 승격하였다. 또한 식약처 산하 민간 기관으로 2012년 의료기기 정보기술 지원 센터를 설립하고 2015년 7월부터 1, 2 등급 의료기기 인허가 70%를 식약처에서 의료기기 정보기술 지원센터로 이관하여 제한된 인원으로 인허가 기간이 길던 것을 신속하게 처리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으며 최근에는 “차세대 100프로젝트”를 통한 멘토링 사업도 실행하여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산업 발전의 토대는 풍부한 ‘인력’과 ‘인재’

산업 발전을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력이다. 인력 역시 1979년 아시아에서 최초로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보건학부내에 의용공학 전공으로 인력 양성을 시작하였으며, 1977년 대한의용생체공학회가 창립되어 40여년이 지난 현재 50여개의 2년제, 3년제 그리고 4년제 대학에서 약 11,000여명의 재학생(추정)과 매년 2,000여명의 졸업자를 배출하고 있다. 1997년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의공학부 교수님들이 지방에서 미래 지향적인 학부 발전과 지역 경제를 살려보자 시작한 강원도 원주의료기기 산업은 강원도에 의료기기 업체가 전무한 상황에서 2002년까지 강원도 수출 제 1위 품목이 시멘트에서 의료기기로 바뀌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지역 의료기기산업 기지의 조성 및 발전

또한 당시 지식경제부를 중심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하여 실시한 지역산업이 활력소를 불어 넣어 주어 강원도 원주의료기기 산업은 강원도뿐만 아니라 국내 의료기기 산업에 큰 영향을 주었다. 또한 세계 의료기기 산업이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발전을 주시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이를 계기로 정부는 2005년 의료산업선진화 위원에서 첨단의료복합단지 안을 마련하고 2009년 8월 대구와 오송에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선정한 바 있다. 또한 2010년에 구미에 IT의료 융합 기술 센터가 설립되었다. 

국내 의료기기 제조업체의 성장

세계 의료기기시장은 2009년 2,337억 달러에서 2010년 2,456억 달러, 2015년에는 3,109억 달러로 연평균 4.9% 성장할 것으로 전망(Espicom, 2010)하였으며, 국내 의료기기 제조 및 수입업체 수는 2005년 2911개에서 2015년 5,300개로, 그중 제조업체는 2,992개로 시장 규모는 2005년 25,342억 원에서 2015년 52,366억 원으로 연평균 8%로 날로 성장하고 있으며, 수입 대비 수출 역시 빠른 속도로 성장을 하여 왔다. 세계 의료기기 시장에서 국산의료기기의 점유율은 0.7% 수준이나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 동향

선진국의 고령사회 도래, 웰빙에 대한 확산, 중국, 인도 등 후발 공업국의 급성장에 따른 의료서비스 수요증가로 의료기기 시장은 지속 확대 전망이며, 한국, 중국, 러시아, 브라질, 인도 등 신흥국가들은 시장 비중은 작으나 연평균 13~28%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추세이다. 특히 매년 식약처에서 발표하는 자료에 의하면 국내 의료기기 수출액 10위 품목에 2014년 대비 2015년 조직 수복용 생체재료, 개인용면역화학검사지가 포한된 것은 국내의료기기 산업이 전자 의료기기 중심에서 융복합 그리고 생체 재료가 포함되어 다각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생산액 10위에 전산화단층 x선 촬영기가 포함 된 것 역시 의료기기 산업이 타 산업인 디스플레이 산업의 발전을 통해 더욱 더 발전 했다. 

추격하는 중국의 의료기기

그러나 우리가 이렇게 짧은 시간에 급속히 발전하여 오는 동안 우리와 근접해 있는 중국의 변화를 직시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중국은 2009년 우리가 시작한 첨단의료기기 복합 단지를 2007년에 상해 근처인 SIMZ에 첨단 의료기기 개발을 위하여 임상 병원과 대학 그리고 산업체를 한 곳에 두어 우리와 같은 첨단의료기기 복합 단지를 건설한 바가 있고, 강원도 원주의료기기 산업의 대표 기업으로 코스닥에 상장된 (주)메디아나가 의료기기 사업을 시작한 동 시기인 1991년에 설립된 Mindray는 세계에 10개의 글로벌 R&D 센터와 10,000명의 직원, 그 중 65%가 석박사의 고급 인력으로 매출 수익의 10%를 R&D에 투자하여 매년 해외에 28개의 자회사를 두고 7~12개의 신제품을 내어 놓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의료기기시장 동향

또한 중국의 의료기기 산업의 현 상황은 중국 의료기기시장규모는 연평균성장률(2009-2014)을 비교했을 때 한국이 8%, 세계평균 6.5%인 것에 비해 중국은 20.6%라는 경이로운 수치이며 중국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매력적인 시장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해 2018년까지 연평균 15.3% 성장률로 382억 달러의 시장을 예상하며, 세계 2위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중국 정부 지원 및 투자 확대, 의료기기 세대교체 수요 및 소득 증대, 노령화 심화 및 개인의료비 증가 등으로 인해 중국 의료기기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강화되는 중국의 기술무역장벽

세계 의료기기 산업 구조는 현재 자국 산업의 보호로 자국에서 제조되는 의료기기에 대해서는 입찰 우선권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하여 완제품으로 수출하던 의료기기를 부품으로 수출하여 현지에서 제조 판매하여야 made in Korea가 made in Russia, IRAN, China 로 입찰 제한을 피해 갈 수 있는 실정이다. 일부 중국 기업은 미국 회사를 인수하거나 미국에 자국 회사를 만들어 세계에서 가장 큰 의료기기 전시회인 메디카와 두바이 전시회에 made in China에서 made in USA로 그리고 자국의 전시관이 아닌 미국 전시관에서 동종 그리고 신제품 의료기기를 출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흡한 의료기기산업의 환경 개선

국내의료기기 산업은 반도체, 센서, 디스플레이등 타 산업의 발전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발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국내 의료기기 산업은 2005년 의료산업선진화 위원회의 종합 컨트롤 타워를 통해 많은 종합 대책과 실적을 남겼고, 2009년 1년 한시적으로 국가과학위원회에 BT 소위원회를 두어 범 부처 의료기기 산업에 대한 투자 및 역할을 명확히 한바가 있으나, 현재는 이러한 컨트롤 타워가 부재한 실정이다. 

2009년에 설립된 첨단의료복합단지와 구미에서 새로운 첨단 장비 개발과 임상 실험을 통한 세계 경쟁력을 갖춘 의료기기 개발결과가 나와야 할 것이며 또한 2000년 초기에는 산학연관의 밀접한 연계 속에 성장발전 하였으나, 의료기기 산업 특성상 어느 정도 궤도에 들어서면 안정적이기에 기업들이 새로운 개발투자를 위해 대학과 연계한 공동연구가 예전만 못하다. 또한 이곳저곳에서 행하는 행사에서도 산학연관의 연계의 중요성을 언급하나 학의 참여유도가 부족한 실정이다. ‘학’ 역시 R&D에서 산업화와 상품화 개념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2005년부터 CE 3판 등의 중요성을 언급해 왔으나 10년이 지난 지금 과연 기업과 연계한 전문가다운 전문가를 키웠는지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으며, 각 지역에 기업을 위한 지원 기관과 인력은 늘었으나 과연 의료기기를 개발해보고 인허가를 직접 경험한 고급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2005년도 의료산업선진화 위원회에서 검토하였던 것과 같이 다시 할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결론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미래는 이러한 문제를 면밀히 검토하여 초심으로 돌아간 산학연관 협력 체제를 다시 한 번 발휘한다면 매우 밝다고 본다. 그러하지 않으면 중국, 인도 등에 뒤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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