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트, 인프라 분야 진출을 중심으로

[KOTRA 해외시장정보_2014.08.06]

필자가 근무하는 당사는 1934년에 설립하여 플랜트, 인프라 설비 등의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회사명에 조선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으나 2002년 조선 부문을 전부 이전하고, 현재는 조선과 관련하여 선박용 디젤 엔진만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일본인들은 회사의 역사나 습관을 소중히 여기어 ‘조선’이 들어간 사명을 아직까지도 사용하고 있는 듯 합니다. 최근 당사에서는 쓰레기 소각 플랜트를 주력으로 하여 세계 제일을 목표로 사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저는 국제조달을 담당하고 있으며, 한국을 비롯하여 인도, 동남아시아 등으로부터 부품 및 기기를 구매하고 있습니다.

리먼쇼크 이후, 당사는 원가 절감을 목표로 해외조달을 급속히 늘리는 한편, 그동안 해외조달을 상사나 관련회사에 일임했던 조달방침에 있어서도 당사가 직접 업체를 발굴하여 구매까지하는 직접조달의 케이스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향에 힘입어 많은 한국 업체들의 일본에 수출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국제조달의 현장에서 필자가 본 한국과 일본기업들의 상습관 차이점과 바이어의 입장에서 본 업체 평가 기준 등에 대하여 조금이나마 참고가 될까하여 살펴보겠습니다.

1.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많이 다른 생각 차이
흔히 ‘가깝고도 먼나라’라고 하는 일본은 역사와 지정학적인 위치로 인해 문화와 생활 관습 등에 있어 한국과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그 안을 들여다보면 작은 차이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저희 회사도 한국기업들과 같이 과장, 부장 등의 직함이 있지만 대다수의의 직원들이 직함이 없는 평사원입니다. 30년 가까이 근무하는 50대 남자 직원도 과장인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직함보다 경험을 중요시 하기 때문에 과장이라고 해서 책임자가 아니라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기업 입장으로서는 조금이라도 높은 사람과 만나 면담을 하고 싶겠지만 직함이 없다고 하여 소홀히 대한다고 하면 좋은 기회를 버리는 것입니다. 한국과 직함에 대한 개념이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고 만나는 것이 좋습니다.

2. 창은 열려 있지만 접근방법은 신중히
일본 바이어와 미팅을 하기 위해서는 한국기업이 홈페이지를 통해 연락을 하는 것이 기본적인 방법입니다만, 반대로 바이어측에서 한국기업에 미팅을 희망한다는 연락이 가도 한국 기업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반대로 일본기업에 문의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바이어 측에 회사 소개를 위해 방문할 적에는 면담시에 사용할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미리 전달해 두고 소개할 제품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떠한 회사인지 미리 검토하게 되면, 바이어 측으로부터 방문 전에 견적 문의를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구매를 위해서는 설계 담당자의 기술 평가가 반드시 필요한데, 이러한 관련 엔지니어들이 면담에 참석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프리젠테이션 시에 자료 준비(복사라든지 PC등을 빌리거나 하는) 요청하는 것은 자칫 이미지가 나빠질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합니다. 일본인들은 남에게 폐를 끼치게 되므로 무엇을 빌리거나 하는 행동을 삼가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3. 시간 준수 등 기본을 중시
어느 나라에서나 마찬가지겠지만, 바이어 방문시에는 반드시 약속한 시간에 맞추어 방문해야 합니다. 일본의 경우 시간에 대한 개념이 철저하기 때문에 예정시간보다 늦게 도착하면 굉장히 실례라고 여겨집니다. 반대로 지나치게 일찍 도착하여 연락하는 경우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한번은 업체가 방문하기로 하였는데 일정이 바뀌어 조금 일찍 도착했다고 갑자기 연락이 왔습니다.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기가 무엇하여 예정보다 일찍 면담을 했지만 같이 동석 예정이었던 동료가 참석하지 못한 적이 있었습니다. 동석 예정이었던 동료는 설계 엔지니어로 직접 업체와 면담을 했으면 이런 저런 기술미팅이 가능했을텐데 많은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면담에 참가할 바이어 측의 관계자들이 예정 면담시간 전후로 다른 스케줄이 있는 경우, 갑자기 면담시간을 변경하게 되면 일부가 참석을 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반드시 정해진 약속시간에 맞추어 가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통상 면담시간은 1시간 전후(회의실 예약 제한 등의 이유)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사전에 시간을 정해 놓지 않는 경우에는 1시간 내 프레젠테이션 및 질의 응답을 마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회사를 설명할 때에는 회사개요 등에 대해 간략히 설명 후, 가능한 한 자사의 제품 위주로 설명을 하고, 자사는 어떠한 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지, 타사에 비해 어떠한 경쟁력이 있는지를 어필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일본의 경우 과거 납입 실적을 굉장히 중요시하기 때문에, 실적표 등을 따로 작성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바이어의 관련 사업분야에 관한 실적이 있는 경우, 무엇보다도 큰 이점이 될 수 있으므로, 사전에 바이어의 관련 비즈니스 분야를 확인하여 관련 실적이 있으면 따로 자료를 정리해 두어 바이어에게 설명하면 큰 참고가 될 것입니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면담하는 바이어가 무슨 분야에 대한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지 모르고 방문하여, 가끔은 전혀 관련이 없는 업체인데도 면담을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면담 전 회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꼭 확인을 한 후 방문할 필요가 있습니다. 면담이 끝난 후 바이어가 이 회사에는 어떠한 품목을 의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솔직히 견적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면담 자리에서 바이어로부터 견적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는 경우에는 업체 측에서 바이어의 어떠한 비즈니스 분야에 자사의 제품이 사용 가능할지에 대해 직접 문의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면담 이후, 견적을 요청받거나 하여 바이어와 직접 연락을 하게 된다면 가능한 신속히 회신을 하는 게 좋습니다. 일본인들은 의외로 기본적인 것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 제품의 품질, 가격 뿐만 아니라 대응 능력 또한 큰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요청받은 건에 대응이 어려운 경우에는 단순히 불가하다는 연락만이 아니라 그 이유를 설명해 두면 차후로 대응이 가능한 품목이 있는 경우 다시 견적을 의뢰할 것입니다.

또한, 이야기가 잘 되어 혹시 바이어가 공장 등을 방문하게 된 경우에는 반드시 헬멧과 안전장비를 갖추어 공장 견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안전제일의 의식이 잘 되어있는 일본인들은 공장의 안전관리과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는 업체를 좋게 평가하고, 그러한 업체일수록 좋은 품질도 보장된다고 생각합니다.

4. 장기간 거래를 중시
일본기업들은 기존 거래처에서 새로운 거래처 변경하는데에 있어 굉장히 많이 검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일본기업과의 비즈니스에서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대응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사 역시 최근에는 원가 절감을 목표로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해외로부터 조달을 늘리고 있는 추세이고, 그 중 한국 시장은 지리적으로도 가까워 가장 매력적인 시장임에는 모두들 동의하고 있습니다. 또한, 해외조달이다보니 유지 및 보수(Maintenance)부분을 대부분 걱정하게 됩니다만 한국의 경우 거리상으로도 가까워 유지・보수를 위한 대응이 유리한 점을 적극 어필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기업에 납품을 하는 것은 한국기업 뿐만 아니라 일본을 포함한 세계 시장의 업체들과 경쟁을 해야하므로 경쟁력 있는 가격 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들과 차별되는 자사의 강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사에서도 가격적인 경쟁력을 보유함과 동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업체에 좋은 평가를 주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문제가 생겼을 때에는 신속히 대응하여 다음에는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그 실수를 통해 보완하여 항상 발전하는 업체들을 발굴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상, 일본 현지 비즈니스 관행 및 바이어 발굴에 있어 참고할 만한 사항을 몇자 적어보았습니다. 일본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바람입니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작성자]최장규(히타치조선(주) 국제조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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